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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대병원은 충북 의료의 자존심이다. 도내 유일한 3차 의료기관(상급종합병원)이자 대학병원이다. 하지만 병원에 대한 도민들의 신뢰는 병원의 위상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파행 속에 진행되는 국감임에도 불구하고 충북대병원의 부끄러운 민낯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충북대병원이 위상에 걸맞는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쇄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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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대병원이 국감에서 집중포화를 맞았다. 하지만 뼈아프게 받아들여야할 병원 측은 정작 '통계의 맹점'이라는 등 변명하기 급급한 모습을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11일 국립대병원에 대한 국정감사장에서 곽상도(새누리당 대구 중남구) 의원은 "의료분쟁은 국립대병원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감소시키는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보건복지부가 제출한 '국립대병원의료분쟁 현황 자료'를 제시하며 "근본적인 의료서비스 개선과 사고방지를 통해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관심을 끌었던 것은 충북대병원의 의료분쟁 현황이다. 충북대병원에서는 2011년부터 현재까지 총 59건의 의료분쟁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24건은 병원과실이 인정돼 배상 판결이 내려졌다. 총배상액은 8억 7300만원으로 전국 13개 국립대병원 중 세 번째로 많은 액수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의료분쟁은)병원이 중대한 과실이 저질렀거나 피해자 입장에서 과실이 있었다고 믿는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며 "병원의 과실이 잦았다면 의료수준이 다른 국립대병원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반증이고, 피해자가 괜한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면 병원의 의료행위에 대해 환자의 신뢰가 그만큼 낮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래저래 충북대병원에서 치료받은 환자들이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기록"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충북대병원은 최근 판결이 집중된 결과라고 해명했다. 충북대병원은 또 "2013년 12건, 2014년 12건, 2015년 12건의 의료분쟁이 발생해 매년 비슷한 수준으로 의료분쟁이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는 의미다.

경북대·전북대보다 분쟁 많아

충북대병원이 취재진에게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해마다 서너 건의 배상판결이 있던 반면 올해는 상반기에만 7건에 대한 판결이 이뤄졌다. 만약 2016년 자료를 포함하지 않으면 배상액 순위가 현저히 낮아지는 것은 물론 의료사고도 증가세가 아닌 일정한 수준이라고 해명한 것이다.

취재결과 충북대병원이 타 병원보다 소송이 종료된 의료분쟁건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이 같은 원인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의료분쟁건수에서도 서울대병원(187건) ·충남대병원(74건)·전남대병원(72건)·부산대병원(70건) 다음으로 많아 단순한 통계적인 맹점으로 치부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이 밖에도 충북대병원의 설명과 달리 곽 의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의료분쟁수가 해마다 비슷하게 발생한 것이 아니라 2013년에는 18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2014년에도 14건이 집중해서 발생했다. 또한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인 분쟁건 가운데는 2012년 응급의학과에서 치료 중 사망한 사건과 2014년 신장내과 치료 중 사망한 사건 등이 포함돼 있어 배상액이 더 커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

국립대병원의 의료분쟁 상황을 지적한 곽 의원은 "의료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뿐만 아니라 분쟁을 해결함에 있어서도 환자의 고통을 외면하는 자세를 보여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도내 유일한 3차 의료기관인 충북대병원이 각종 지표에서 평균 이하의 수치를 기록해 우려를 사고 있다./ 육성준 기자 eyeman@cbinews.co.kr
 ▲ 도내 유일한 3차 의료기관인 충북대병원이 각종 지표에서 평균 이하의 수치를 기록해 우려를 사고 있다./ 육성준 기자 eyeman@cb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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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수술비 최고 800만원 받아

의료분쟁만 도마 위에 오른 것이 아니다. 비급여항목 진료비에서도 충북대병원이 도드라졌다. 윤소하(정의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비급여 공개항목을 분석한 결과 다빈치로봇 수술료로 공개된 2개 항목(전립선·갑상선) 모두 충북대병원이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제출한 자료는 국립대병원을 포함해 국내 43개 3차 의료기관(상급종합병원)을 대상으로 비교한 자료다.

이 자료에 따르면 3차 의료기관 중 근치적 전립선적출술 비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이 충북대병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대병원은 최고 1500만원을 받는 반면 이화여대 목동병원은 500만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나 차액만 1000만원에 이른다. 갑상선 악성종양 근치수술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충북대병원 1500만원을 받는 것과 달리 원광대병원은 440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충북대병원은 실제 청구된 비용이 아닌 책정된 최고수가일 뿐이라고 답변했다. 충북대병원은 "2010년 다빈치로봇을 구입한 후 총 76회에 걸쳐 시술이 진행됐다. 최근 3년간 수술내역 중 최대 금액은 800만원"이라고 해명했다. 병원 측은 또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다빈치로봇 수술 책정가를 400만~1000만원으로 인하해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충북대는 향후 다빈치 수술료를 낮추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변했지만 충북대의 설명대로 실제 수술비용이 1500만원이 아닌 800만원이라고 하더라도 이대 목동병원이나 원광대병원 보다 2배가량 비싸다는 점에서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교통사고 할머니·손자 치료, 충북대병원도 거부했다

지난 6일 국민들을 분노하게 한 비보가 전해졌다. 전북지역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할머니와 손자가 치료할 병원을 찾지 못해 숨졌다는 사연이다. 도내 유일의 상급종합병원이자 정부로부터 권역외상센터로 지정된 충북대병원도 전북대병원으로부터 도움 요청을 받았지만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일 오후 5시쯤 외할머니와 손자가 후진하던 견인차량에 치여 중상을 입었다. 이들은 곧바로 전북대병원 응급센터로 후송됐지만 병원 측은 다른 수술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치료에 난색을 표했다. 전북대병원은 가장 가까운 전남대병원을 시작으로 충남대병원, 충북대병원 등 13개 병원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어떤 병원도 치료하겠다고 나서지 않았고, 사건 발생 7시간만에 아주대병원으로 이송된 할머니와 손자는 뒤늦은 수술을 받았지만 다음날 끝내 숨을 거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충북대학교, #충북대학교병원, #의료사고, #충청리뷰, #오옥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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