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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고의 관광지로 떠오른 곳이 남설악에 위치한 만경대코스다. 이곳은 설악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1970년 이후 환경보전을 위해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하던 곳인데 흘림골 탐방로 통제로 관광경기 타격을 우려한 지역주민들의 요청에 따라 지난 10월 1일부터 46년 만에 46일간만 한시적인 개방이 이뤄졌다.

'설악산 만경대 북새통, 인파로 아수라장 된 설악산 만경대, 설악산 만경대 고생길'

매스컴에서 만경대를 소개한 기사의 제목들이 잠도 못자고 새벽 4시에 출발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815투어 신광복 산대장이 눈을 비비며 참여한 사람들을 파악하고 관광버스가 청주체육관을 출발하자 모두들 깊은 잠을 잔다. 평창휴게소 도착을 알리는 소리에 눈을 떠 밖으로 나가니 새벽 공기가 차다.

달리는 차안에서 찰밥으로 아침을 대신하고 양양IC를 빠져나와 7시 20분경 예상보다 빨리 오색약수터 주차장에 도착했다. 이때만 해도 우리에게 다가올 일을 알지 못했다. 4시에 출발해서 오니 이렇게 한가한데 왜들 그렇게 못보고 갔다고 불만 하느냐는 소리도 들려왔다.

 오색약수
 오색약수
ⓒ 변종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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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서 내려 산행 준비를 하고 상가를 막 지나면 다리 아래편에 1500년경 성국사(오색석사)의 스님이 발견한 오색약수터(천연기념물 제529호)가 있다. 오색약수(五色藥水)는 오색천 개울가의 너럭바위 3개의 구멍에서 약수가 솟는다. 철분과 탄산질이 많아 위장병, 신경통, 피부병, 빈혈 등에 효력이 있다고 알려져 물맛을 보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성국사까지
 성국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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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약수를 지나 남설악을 대표하는 골짜기 주전골로 들어선다. 높은 산을 물들인 단풍이 아래로 내려오며 옛날 이 계곡에서 승려를 가장한 도둑 무리들이 위조 엽전을 만들어 붙여졌다는 주전골을 울긋불긋 예쁘게 색칠하고 있다.

가까운 곳에 관광객들의 쉼터 역할을 하는 작고 아담한 사찰 성국사를 만난다. 이곳에 다섯 가지 색깔의 꽃을 피우는 신비한 나무가 있었대서 오색석사로도 불리는데 이름 모를 작은 석탑 앞에 통일신라시대의 양양 오색리 삼층석탑(보물 제497호)이 서있다. 사찰 마당에서 위장병에 특효가 있다고 알려진 석수를 맛볼 수 있다.

 독주암
 독주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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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다. 좋으면 웃음소리도 크다. 단풍을 보고 즐거워하는 사람들을 보며 위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주전골을 지키는 수문장 독주암이 계곡 옆에 우뚝 솟아있다. 안내판에 의하면 독주암의 모습이 설악산의 비경을 한껏 뽐내는 천불동 계곡의 축소판으로 정상부에 한 사람이 겨우 앉을 정도로 좁다고 하여 홀로 독(獨), 자리 좌(座)를 써서 독좌암이라 부르다 현재는 독주암으로 불리고 있다.

 선녀탕까지
 선녀탕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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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강문까지
 금강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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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적으로 최고의 단풍이 아닌데다 날씨마저 흐리지만 계곡을 따라가며 기암괴석과 어우러진 풍경이 아름답다. 멋진 풍경을 자랑하는 선녀탕 주변은 물가에서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선녀탕은 밝은 달밤에 선녀들이 목욕을 하고 갔다는 곳으로 옥빛 물을 담은 널찍한 소가 아름답다.

선녀탕을 지나면서 아기자기한 풍경들이 자주 눈에 띈다. 산길에 출입문처럼 사람들이 겨우 드나들 정도의 틈이 있는 두 개의 바위가 서로 기대어 서있다. 좁은 틈새 때문에 욕심 많은 사람은 지날 수 없다는 금강문이다.

 용소폭포삼거리와 통제된 흘림골 풍경
 용소폭포삼거리와 통제된 흘림골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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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약수터에서 2.7㎞ 지점에 위치한 용소폭포삼거리 계곡은 여럿이 쉴 수 있을 만큼 제법 널찍하고 주변의 풍경이 아름답다. 작년 6월 21일에도 산악회원들과 흘림골과 주전골을 연계 산행했는데 낙석으로 인한 사고위험이 높아 올해 7월 25일부터 흘림골 탐방로가 통제되었다.

아뿔싸, 이곳에서 700m 거리의 오르막에 있는 만경대 입구(용소폭포 탐방지원센터)를 향해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섰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왜 생겼겠는가. 마음만 바쁜 사람들 몇이 새치기를 하며 욕을 바가지로 먹는다. 그래도 단풍보다 아름다운 게 사람이다. 동행한 하형대님의 색소폰 연주가 주전골을 찾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용소폭포
 용소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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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소폭포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가까운 거리에 붉은빛 암반 사이로 하얀 계곡물이 미끄러지듯 떨어지는 높이 10여m의 용소폭포가 있다. 천년 묵은 이무기 2마리가 7m 깊이의 소에 살다가 수놈은 용이 되어 승천하고 준비가 부족했던 암놈은 이곳의 바위와 폭포가 되었다는 슬픈 전설이 전해온다. 폭포를 나와 산길에서 바라보면 폭포 입구에 마치 엽전을 쌓아 놓은 것처럼 보이는 시루떡바위가 있다.

 인산인해
 인산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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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산길에 길게 줄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어렵게 만경대 입구인 용소폭포 탐방지원센터에 도착했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탐방객들로 연일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설마 이럴 줄이야. 인산인해가 따로 없다.

가끔 어떤 것이 더 좋은지를 빨리 결정할 필요가 있다. 2시간여를 기다려야 입장할 수 있고, 한쪽 방향만 통행이 가능한 1.8㎞의 탐방로에서도 거북이걸음을 해야 한다는 말에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우리가 주전골에 다녀온 후 그동안 많은 경관을 바라볼 수 있다는 '망경대(望景臺)'와 1만 가지 경관을 볼 수 있다는 '만경대(萬景臺)'로 혼용되어 혼란을 빚었던 전망대의 명칭이 '만경대'로 통일되었다.

단풍구경을 하며 왔던 길을 되짚어 용소폭포, 금강문, 선녀탕, 독주암, 오색약수터를 거쳐 11시경 주차장에 도착했다. 늦게 내려오는 일행들을 기다리며 족욕체험장에서 발의 피로를 풀다 12시경 주문진으로 향했다.

나들이 나온 차량이 많아 40여분 거리를 1시간만에 도착한다. 기분 좋으면 술을 더 마시고 안주가 좋으면 취하지 않는다. 동행한 아들, 신광복 산대장과 싱싱한 회를 안주로 술을 마시며 인생살이를 얘기하고 건어물도 샀다.

3시에 청주로 향한 관광버스가 지정체를 거듭하는 고속도로에서 느림보가 된다. 고차원 여행을 만든 하형대님의 색소폰 연주가 차안에 울려퍼지며 지루함을 달래준다. 영동고속도로 평창휴게소, 평택제천고속도로 금왕휴게소에 들르며 부지런히 달려온 관광버스가 예정보다 많이 늦은 시간 청주에 도착했다. 하지만 새벽에 출발하는 산행을 추진하느라 마음 고생한 815투어 신광복 산대장과 함께했던 좋은 사람들 때문에 더 즐거웠던 하루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제 블로그 ‘추억과 낭만 찾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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