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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님 영면하십시오' 시민과 노동자, 농민, 학생들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1가를 지나 고 백남기 농민이 경찰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장소 인근에서 경찰의 저지로 이동이 저지되자, 종로 한복판에 간이 분향소를 마련해 고인을 추모하며 헌화하고 있다. ⓒ 유성호
경찰에 막혀 종로 한복판에 차려진 고 백남기 농민 분향소 시민과 노동자, 농민, 학생들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1가를 지나 고 백남기 농민이 경찰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장소 인근에서 경찰의 저지로 이동이 저지되자, 종로 한복판에 간이 분향소를 마련해 고인을 추모하며 헌화하고 있다. ⓒ 유성호


[최종신: 1일 오후 8시 35분]
경찰도 못 막은 고 백남기씨 추모행렬 "고인 가시는 길 외롭지 않아"

경찰은 농민 백남기씨에 대한 추모 열기를 막지 못했다.

경찰은 보신각 사거리에서 방패를 앞세우고 이들을 막아섰지만, 시민들은 몸싸움 끝에 경찰 저지선을 뚫었다. 그리고 기어이 백남기씨가 경찰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종로1가 종로구청입구 사거리에 다다랐다.

경찰은 해산 경고 방송을 하며 다시 막아섰다. 하지만 시민들은 여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경찰 저지선 앞에 임시 분향소를 만들었다. 시민들이 영정사진을 들었고, 그 앞에 조그마한 헌화대가 마련됐다.

시민들은 종로 한복판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헌화하고 큰절을 했다. 이날 주최 쪽에서 나눠준 "우리가 백남기다", "책임자를 처벌하라", "끝내자 국가폭력 살인정권" 손 팻말을 함께 헌화대에 올린 이도 있었다.

앞서 고인의 딸 백민주화씨는 이날 추모대회에 참석한 시민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는 "아버지 빈소에 끊임없이 조문객들이 찾아와 주시고, (오늘) 이렇게 많은 분들이 함께 추모해주셔서 저희 아버지 가시는 길은 외롭지 않을 것 같다"면서 "(자식들이) 지치지 않고 저희 몫을 다할 수 있는 힘은 처음부터 끝까지 지지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국민 여러분"이라고 밝혔다.

백씨는 또한 이날 경찰을 향해 "저희는 기본 정신도 갖추지 못한 무자비한 경찰 물대포에 아버지를 잃었다. 이런 희생이 없어야한다는 결론을 얻었다면, 양심 있는 경찰 여러분은 집회 참가자들을 끝까지 보호해 달라. 우리는 이 땅에 사는 똑같은 사람들"이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한편, 백남기 투쟁본부는 이날 발표한 국민행동제안에서 "앞으로 20일까지 국가폭력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을 위한 특검 서명운동에 집중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오는 8일 서울을 비롯한 전국 동시다발 추모집회도 예고했다.
시민과 노동자, 농민, 학생들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1가를 지나 고 백남기 농민이 경찰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장소에 헌화하기 위해 이동하자, 경찰이 이를 막고 저지하고 있다. ⓒ 유성호
시민과 노동자, 농민, 학생들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1가를 지나 고 백남기 농민이 경찰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장소 인근에서 경찰의 저지로 이동이 저지되고 있다. ⓒ 유성호
시민과 노동자, 농민, 학생들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1가를 지나 고 백남기 농민이 경찰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장소 인근에서 경찰의 저지로 이동이 저지되자, 고인을 애도하기 위해 길을 열어달라고 요구하는 글귀를 적고 있다. ⓒ 유성호
시민과 노동자, 농민, 학생들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1가를 지나 고 백남기 농민이 경찰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장소에 헌화하기 위해 이동하자, 경찰이 이를 막고 저지하고 있다. ⓒ 유성호
[4신 보강: 1일 오후 7시 43분]
"백남기씨 쓰러진 곳에 국화 바칠 수 있게 해달라"
시민과 노동자, 농민, 학생들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1가를 지나 고 백남기 농민이 경찰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장소에 헌화하기 위해 이동하자, 경찰이 이를 막고 저지하고 있다. ⓒ 유성호
오후 7시 현재 백남기 농민 추모대회 행진에 나선 시민들과 경찰이 몸싸움 끝에 대치 중이다.

경찰은 오후 6시 20분께 행진 대열을 보신각 사거리에서 막았다. 이곳은 지난해 백남기씨가 경찰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종로1가 종로구청입구 사거리를 100m가량 앞둔 곳이다.

경찰은 주요도로 교통소통을 위해 행진을 막는다면서 경고 방송에 나섰다. 하지만 행진 대열은 경찰과의 몸싸움 끝에 경찰 저지선을 뚫고 종로구청입구 사거리에 닿았다. 여기서 경찰은 다시 한 번 행렬을 막아섰다. 경찰 저지선 뒤에는 차벽 차량을 세워졌다.

참가자들은 "백남기씨가 쓰러진 곳에 국화를 바칠 수 있게 길을 터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경찰은 해산·경고 방송으로 대응하고 있다. 백남기씨 영정 사진이나 국화를 든 시민들은 "살인정권 물러가라", "너희들이 죽였다"라고 외치고 있다.

이후 시민들은 경찰 저지선을 등지고 종로 한복판에 간이 분향소를 마련했다. '백남기님 영면하십시오. 국가폭력 책임자 처벌 반드시 이뤄내겠습니다'라고 쓰인 펼침막 아래 조그마한 헌화대를 마련했다. 소리굿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민들은 헌화하고 큰절을 했다. 시민들은 이후 7시 40분 광화문광장에 열리는 세월호 참사 900일 문화제에 참석하기 이동했다.
백민주화씨 "아버지를 2번, 3번 죽이지 못하게 할 것"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열린 고 백남기 농민 추모대회에서 고인의 둘째딸 백민주화씨가 가족을 대표해 발언을 마친 뒤 눈물을 훔치고 있다. 백민주화씨는 "물대포로 인한 사망이라면 왜 부검에 동의하지 않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주치의는 사망진단서에 ‘병사’라고 표기했다. 수정하지 않는다고 한다"면서 "사인 증거가 넘쳐나는데 어느 자식이 아버지 시신을 수술대에 올리고 싶겠나. 저희는 아버지를 2번, 3번 죽이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유성호
고 백남기 농민 추모대회 모인 참가자들 "우리가 백남기다" 시민과 노동자, 농민, 학생들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열린 고 백남기 농민 추모대회에 참석해 국가폭력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세월호참사 유가족과 시민, 노동자, 농민, 학생들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고 백남기 농민 추모대회를 마친 뒤 국가폭력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며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 유성호
세월호참사 유가족과 시민, 노동자, 농민, 학생들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고 백남기 농민 추모대회를 마친 뒤 국가폭력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며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 유성호
세월호참사 유가족과 시민, 노동자, 농민, 학생들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고 백남기 농민 추모대회를 마친 뒤 국가폭력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며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 유성호
[3신: 1일 오후 5시 20분]
"우리가 백남기다" 3만 팻말... 고인의 딸 "아버지 가시는 길 외롭지 않아"


범국민대회가 끝난 후 같은 자리에서 백남기 농민 추모 대회가 열렸다.

무대에 오른 농민 백남기씨의 딸 백민주화씨는 "많은 분들이 추모해주셔서 아버지 가시는 길이 외롭지 않을 것"이라며 흐느꼈다. 추모대회에 참석한 3만여 명(주최 추산)의 시민·노동자·농민들은 그에게 "우리가 백남기다"라고 쓰인 손팻말을 들고, 위로의 박수를 보냈다. 

백민주화씨는 "진실을 숨기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많은 거짓을 동원해야 한다. 쌓이고 쌓이면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가 돼서 끝내 무너져 내리고, 그 자리에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면서 "많은 시간이 걸릴 테지만 그것은 아버지 자식으로서 감당해야할 몫이다. 암울한 시대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백씨는 "물대포로 인한 사망이라면 왜 부검에 동의하지 않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주치의는 사망진단서에 '병사'라고 표기했다. 수정하지 않는다고 한다"면서 "사인 증거가 넘쳐나는데 어느 자식이 아버지 시신을 수술대에 올리고 싶겠나. 저희는 아버지를 2번, 3번 죽이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보다 위에 있는 게 생명이다. 저희는 기본 정신도 갖추지 못하는 무자비한 경찰의 물대포에 아버지를 잃었다. 이런 희생이 없어야한다는 결론을 얻었다면, 양심 있는 경찰 여러분은 집회 참가자들을 끝까지 보호해 달라. 우리는 이 땅에 사는 똑같은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백씨는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한 채 연단 아래로 내려갔다. 이어 '백남기씨의 아들'이 연단에 올랐다. 유경근 4·16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스스로를 "예은이 아빠이자, 백남기 어르신의 아들"라고 소개했다.

그는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백남기 어르신이 외롭고 서럽게 돌아가신 길에 그저 추모의 눈물 한 방울을 보태고자 오신 것은 아니죠? 이제 우리는 이 슬픔의 눈물을 분노의 행동으로, 연대의 행동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라고 밝혔다.

유경근 위원장은 "세월호에서 그리고 물대포에 죽을 수 있는 현실에 슬픔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가 하나둘 다 쓰러져 가면, 누가 이 자리에 모일 수 있겠느냐"면서 "더 이상 세월호에서 그리고 물대포에 희생당하는 사람이 없도록 이 세상을 지금 바꿔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투쟁결의문을 통해 "인간과 짐승을 가리는 기준이 부끄러움의 유무일진대, 이 정권에게는 어찌 부끄러움이라는 것이 이다지도 없는 것인가"라면서 "우리는 이대로 고인을 보낼 수 없다. 폭발하는 국민의 분노를 모아, 투쟁으로, 항쟁으로, 총궐기로 달려가자"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추모대회가 끝난 후, 지난해 11월 백남기씨가 경찰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종로1가로 행진할 예정이다.
학생들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열린 고 백남기 농민 추모대회를 마친 뒤 고인의 사진을 들고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 유성호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손혜원, 김상희, 이재정, 정춘숙, 소병훈, 송영길, 정의당 이정미 의원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열린 고 백남기 농민 추모대회를 마친 뒤 국가폭력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며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 유성호
시민과 노동자, 농민, 학생들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열린 고 백남기 농민 추모대회를 마친 뒤 국가폭력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며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 유성호
ⓒ 지유석
[2신: 1일 오후 3시 47분]
"박근혜 살인 정권 끝장내자" 대학로에 3만 함성

"박근혜 살인 정권 끝장내자"

서울 대학로에 시민·노동자·농민들의 함성이 널리 퍼졌다. 주최 쪽 추산 3만 여명의 참가자들은 왕복 6차선의 대학로 중 차량이 통행하는 2차선을 제외한 나머지 4차선을 가득 채웠다. 이들은 "끝내자 노동개악·성과퇴출제", "끝내자 국가폭력·살인정권"이라는 팻말을 높이 치켜들었다.

이날 오후 이곳에서는 '노동개악·성과퇴출제 페기! 공공성 강화! 생명·안전사회 건설!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범국민대회가 끝난 후 같은 자리에서 백남기 농민 추모대회가 열린다.

정부의 성과연봉제 강제도입에 맞서 5일째 파업을 이끌고 있는 박경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장은 "불의한 권력의 명령에 복종하지 않기 위해 파업에 돌입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백남기 어르신은 경찰 물대포에 쓰러져 병원에 왔다. 공공병원인 서울대병원을 의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병원은 어떻게 했느냐. 의료적 판단이 아닌, 돈과 권력을 먼저 생각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공기관이 민중의 행복이 아닌 돈과 권력을 먼저 생각하면 어떻게 되느냐. 국민을 배신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공기관이 권력에  복종하면 민중이 죽고 나서 한 번 더 죽을 수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공공기관을 지켜야 한다. 국민 여러분 도와 달라"라고 호소했다.

[1신: 1일 오후 2시 45분]
경찰, 백남기 추모행진 막나.. '충돌 우려'

경찰이 1일 오후 백남기 농민 추모대회의 일부 구간 행진을 금지했다. 이에 따라, 추모대회에 참여한 시민과 경찰 사이에 충돌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및 살인정권 규탄 투쟁본부'는 이날 오후 4시 서울 대학로에서 최소 1만5000명 이상이 참여하는 백남기 농민 추모대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이들은 이후 대학로에서 백남기씨가 경찰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종로1가 종로구청입구 사거리까지 행진한 뒤 백씨를 추모하는 행사를 연다. 이어 백남기씨 부검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세종대로 사거리를 거쳐 경찰청 앞까지 행진할 계획도 밝혔다.

하지만 경찰은 이날 오전 종로1가에서 경찰청 앞까지의 행진 구간에 대해 "주요도로"라는 이유로 투쟁본부에 행진 금지 통보를 했다.

투쟁본부는 "3개월 전, 똑같은 구간에 대한 행진 신청에 대해 조건을 붙여 신고를 받아 주었음에도, 유독 백남기 농민을 추모하는 행진에 대해 '주요도로'라는 이유를 들어 금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며 경찰을 비판했다. 

또한 "행진이 예정된 당일 아침에 금지 통보를 한 것은 가처분신청 등 어떠한 행정적 대응도 불가능하게 하여 백남기 농민의 추모 행진을 막겠다는 처사로밖에 볼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투쟁본부는 "추모 행진을 금지하겠다는 것은 백남기 농민 추모분향소를 막으라는 내부 지침을 보낸 것과 같은 맥락으로 박근혜 정권의 살인물대포에 맞아 쓰러지신 백남기 농민을 추모하기 위한 범국민적 열기를 어떻게 해서든 저지하려는 치졸하고 패륜적인 행위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행진 금지 통고를 한다고 막을 수 있는 추모 행렬이 아니며, 경찰을 향한 규탄의 목소리 또한 잠재울 수 없음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 백남기 투쟁본부는 경찰의 졸렬한 행위를 강력하게 규탄하며, 오늘 더 많은 국민과 함께 추모행렬을 이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쟁본부 관계자는 "오늘 현장 상황에 따라 경찰에서 금지 통보한 구간에 대한 행진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현재까지는 원래 계획대로 행진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태그:#백남기, #백민주화, #물대포, #대학로, #범국민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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