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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재삼씨는 지난 18일 새벽 갤럭시노트7 폭발로 추정되는 화재로 오른손 손가락을 비롯해 몸 곳곳에 2~3도 화상을 입었다.
 손재삼씨는 지난 18일 새벽 갤럭시노트7 폭발로 추정되는 화재로 오른손 손가락을 비롯해 몸 곳곳에 2~3도 화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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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21일 오후 6시 3분]

"삼성은 대여폰 지급만 빨랐을 뿐 소비자 안전이나 존엄성은 안중에도 없었다."

갤럭시 노트7 폭발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안이한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사는 손재삼(남·53)씨 부부는 지난 18일 새벽 잠을 자다 큰 화를 당할 뻔 했다. 이날 새벽 3시 30분쯤 '퍽'하는 소리에 잠을 깨보니 부부 머리맡에 충전 중이던 갤럭시 노트7에서 일어난 불길이 이불과 베개, 돗자리 등으로 옮겨 붙었다는 것이다.

불에 탄 갤럭시 노트7 치우다 손가락 등에 3도 화상

다행히 불길은 크게 번지지 않았고 1~2분 만에 잡혔지만 손씨는 머리카락 일부가 불에 그슬렸고 양팔과 어깨에도 파편이 튀면서 2도 화상을 입었다. 또 아직 뜨거운 갤럭시 노트7을 맨손으로 치우다 오른손 손가락 4개에 3도 화상도 입었다. 옆에서 자고 있던 아내 장아무개(49)씨도 얼굴과 팔 등에 파편이 튀면서 1도~2도 화상을 입었다. 손씨 부부는 새벽 5시쯤 가까운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지난 18일 새벽 폭발 소리와 함께 불에 탄 손재삼씨의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
 지난 18일 새벽 폭발 소리와 함께 불에 탄 손재삼씨의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
ⓒ 손재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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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새벽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손재삼씨 집에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폭발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이불, 돗자리, 베개 등이 불에 탄 자국이 선명하다.
 지난 18일 새벽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손재삼씨 집에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폭발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이불, 돗자리, 베개 등이 불에 탄 자국이 선명하다.
ⓒ 손재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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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삼성전자 쪽 대응이었다. 손씨 딸 연락을 받은 삼성전자서비스센터 화재폭발조사관이 사고 현장에 도착한 건 이날 아침 7~8시쯤. 조사관은 불에 탄 제품과 이불 등을 둘러본 뒤 임대폰을 보내줄 테니, 피해 보상 문제는 손해사정인과 얘기하라고 한 뒤 돌아갔다. 손씨가 불에 탄 갤럭시 노트7 제품 수거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임대폰은 이날 오전 10시쯤 바로 도착했지만, 손해사정인은 이틀이 지난 20일 오전에야 찾아왔다고 한다. 하지만 화상 치료를 받으라는 말과 이불, 장판 등 견적만 확인한 게 전부였고 피해 보상 얘기는 없었다. 

손씨는 21일 <오마이뉴스> 전화 통화에서 "삼성전자는 소비자 안전이나 존엄성보다는 대여폰 대응만 빨랐다"면서 "자칫 아파트가 전소될 수도 있었던 화재가 발생했고 우리 부부는 화상뿐 아니라 정신과 치료까지 받아야 할 정도로 정신적 충격이 큰 데도 삼성은 사과 한 마디 없이 일상적인 교통사고처럼 취급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18일 새벽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배터리 폭발로 추정되는 화재로 불에 그슬린 손재삼씨 머리카락(왼쪽)과 뜨거운 제품을 만지다 3도 화상을 입은 손가락.
 지난 18일 새벽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배터리 폭발로 추정되는 화재로 불에 그슬린 손재삼씨 머리카락(왼쪽)과 뜨거운 제품을 만지다 3도 화상을 입은 손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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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씨는 "삼성전자에서 제품 수거를 요구했지만 그 안에 중요한 사업 자료들이 담겨있고 복구 여부도 알 수 없어 응하지 않았다"면서 "피해 보상도 보상이지만 또 다른 피해를 막으려고 언론과 SNS에 알리게 됐다"고 밝혔다.

현장 조사를 담당한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날 "(손씨 집에) 현장 조사를 나간 건 맞다"면서도 "직접 답변할 입장은 아니고 담당자를 통해 연락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홍보팀 관계자는 "우리도 사실 확인 중이지만 소비자가 제품을 주지 않고 있어 확인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삼성 자발적 리콜-사용중지 권고 후에도 폭발 피해 잇달아

지난 11일 서울 시내 한 삼성전자 휴대폰 서비스센터에 갤럭시 노트7이 전원이 꺼진 상태로 전시되어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7을 사용하는 한국 소비자 여러분께 사용을 중지하고 가까운 삼성 서비스 센터를 방문해 조치를 받을 것을 권고드린다'고 밝혔으며 매장에 전시된 갤럭시 노트7 전원도 차단할 것을 이동통신업계에 공지했다.
 지난 11일 서울 시내 한 삼성전자 휴대폰 서비스센터에 갤럭시 노트7이 전원이 꺼진 상태로 전시되어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7을 사용하는 한국 소비자 여러분께 사용을 중지하고 가까운 삼성 서비스 센터를 방문해 조치를 받을 것을 권고드린다'고 밝혔으며 매장에 전시된 갤럭시 노트7 전원도 차단할 것을 이동통신업계에 공지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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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 2일 갤럭시 노트7 배터리 결함을 인정하고 전제품을 리콜하기로 한 데 이어 지난 10일 소비자들에게 사용 중지를 권고했다. 하지만 리콜 발표 이후에도 국내외에서 크고 작은 폭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관련기사: 삼성전자 "갤노트7 '폭발' 배터리 탓, 250만 대 교환").

지난 13일 광주광역시에 사는 20대 남성이 충전 도중 폭발한 갤럭시 노트7을 만지다 손에 1도 화상을 입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일 리콜 발표 당시 피해 접수 건수는 35건이라고 밝혔지만, 이후에도 계속 늘어 100건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태그:#갤럭시노트7,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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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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