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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지성을 활용해 온라인 취업 멘토링서비스를 제공하는 2년차 스타트업 코멘토 멤버들. 왼쪽 첫번째 하진규이사, 3번째 이재성 대표.
 집단지성을 활용해 온라인 취업 멘토링서비스를 제공하는 2년차 스타트업 코멘토 멤버들. 왼쪽 첫번째 하진규이사, 3번째 이재성 대표.

"스타트업들이 채용을 의뢰해오면 답답함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10명 이내의 초기 멤버를 모을 때의 채용과 30~40명이 됐을 때, 100명 이상 조직이 됐을 때의 채용은 다르죠. 대표나 담당자는 채용 환경이 바뀌었다는 것을 모르고 여전히 초기와 똑같은 눈높이와 욕심으로 인재를 찾고자 합니다. 이제 스타트업도 인재를 찾는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취업준비생과 현직자를 연결해 자기소개서 수정, 면접상담 등 온라인 멘토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코멘토'(comento)가 인재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스타트업을 돕기 위해 나섰다. 코멘토는 집단지성을 활용해 취업준비생이 관심 있는 기업에 대한 멘토링을 요청하면 해당 기업 현직자가 조언을 해주는 온라인 멘토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2년 차 스타트업이다.

코멘토는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 후 대기업에서 4년 이상 직장생활을 경험한 이재성 대표(32)와 하진규 이사(33·COO)가 의기투합, 2015년 8월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현재 7명의 멤버가 활동 중이다. 경북 경주시의 시골마을 출신인 이 대표는 입시나 취업에서 학연 지연 등의 부재로 인한 정보 불균형이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했다.

학연·지연 없는 '흙수저' 정보 불균형 해소 목적

"저도 지방 출신이라 대입이나 취업에서 정보의 한계를 실감했습니다. 물론 인터넷 시대에 검색만 하면 정보는 쏟아지지만 막상 내게 꼭 필요한 정보를 찾기는 힘들죠. 먼저 어려움을 겪어봤던 선배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싶지만 네트워크가 없으면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를 해소해보고 싶었습니다."

취업정보 시장에는 이미 취준생과 기업 현직자를 연결하는 다양한 형태의 멘토링 서비스가 많다. 이 대표는 일대일 멘토링 형태가 아닌 집단지성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을 차별포인트으로 꼽았다.

"취준생들이 자기소개서, 취업상담, 예상 면접질문 등을 올리면 24시간 게시되고 참여하고 싶은 멘토는 원하는 시간에 멘토링하면 됩니다. 일대일 멘토링이 아니므로 여러 명의 멘토가 글을 올릴 수 있어요. 이렇게 되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멘토링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바쁜 취업시즌 빠른 피드백이 필요한 취준생들에게 적합한 방식이죠."

온라인 멘토링 서비스의 핵심은 멘토의 신뢰성이다. 코멘토 역시 실명 회원가입 과정과 멘토의 경우 회사 이메일로 인증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사용자들에게는 취준생도 멘토도 익명으로 표시된다. 회사메일 인증 외에도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멘토 채택제, 허위멘토 신고제 등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2015년 8월 4일 서비스를 시작한 코멘트는 현재 취준생 1만1000명, 현직자 멘토 4550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5만 건의 멘토링이 데이터로 쌓여 있다. 창업 초기부터 손익분기점 도달을 목표로 한 만큼 수익모델 역시 구체적이다.

"올초부터 멘토링 서비스를 유료로 전환했습니다. 취준생들은 상담 질문 한 개당 300원, 자소서(500자 기준) 한 건당 1750원의 저렴한 비용을 내고 멘토링을 받게 됩니다. 사실 서비스 유료전환은 큰 수익은 안 되지만 무료운영시 부작용을 막기 위한 조치입니다. 2월부터 대학교에 크레딧을 판매하는 B2B 모델로 첫 매출이 발생했고 앞으로도 B2B 고객사를 확대해나갈 예정입니다."

대학 대상 B2B사업·스타트업 채용서비스도 시작

5월부터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시작한 채용서비스도 기대되는 수익모델이다. 일종의 헤드헌팅으로 채용을 원하는 기업에 코멘토가 갖고 있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적합한 인재를 소개해주는 것이다. 코멘토 플랫폼 안에서 구직자가 남긴 기록들을 분석해 평가 데이터를 구축해 채용까지 연결한다는 것.

"구직자들이 현직자들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그들이 처한 상황을 알 수 있습니다. 자소서 작성 능력과 질문의 수준만 봐도 구직자의 성향과 실력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쌓인 데이터 분석을 통해 그 사람이 어떤 이력과 역량을 갖고 있는지 평가 데이터를 구축하게 됩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한 명의 구직자에 대한 정보를 토대로 그와 맞는 기업에 채용까지 연결하는 일입니다."

코멘토는 최근 연세대에서 스타트업 공동 채용박람회를 연세대, 서강대 창업지원팀과 함께 개최했다. D캠프 등 지원기관에서는 종종 열리지만 캠퍼스에서는 열린 채용박람회로는 최대 규모 행사였다.

"이달 초에 스타트업 40여 개사가 참여하는 채용박람회를 연세대에서 진행했습니다. 참여하겠다는 기업이 많았는데 안정적으로 고용을 하고 있고 성과를 내고 있는 회사를 기준으로 선정했습니다. 대기업 공채기간과 맞물려 외면 받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하루 반나절 동안 700여 명이 다녀가는 등 반응이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스타트업에 관심을 갖는 구직자들은 늘었지만 상대적으로 스타트업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는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대기업 고용감소가 빠르게 진행되는 현실 속 스타트업 채용 활성화가 일자리 문제의 대안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한 이 대표는 스타트업의 저임금 등 열악한 근로여건 개선이 우선돼야 함을 지적했다.

"구직자들이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에 가지 않으려는 이유는 대기업과의 임금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입니다. 스타트업계는 지금 과도기를 겪고 있다고 봅니다. 스타트업이 좋은 인재를 대우해주면서 채용하는 분위기로 채용시장이 바뀌면 스타트업의 경쟁력도 좋아질 것이라고 봅니다."


태그:#채용멘토링,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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