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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포토] 2년 임기 마치고 떠나는 강신명 경찰청장 ⓒ 유성호

강신명 경찰청장이 민중총궐기 대회 당시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사경을 헤매고 있는 백남기 농민에 대한 사과 표명 없이 2년간 법적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경찰청은 2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제17대 강신명 경찰청장 이임식을 거행했다.

이날 강 청장은 이임사를 통해 "묵묵히 소임을 다 하다 먼저 가신 경찰 동료 여러분의 명복을 빌면서 병마와 싸우고 계실 경찰관, 의경들의 조속한 쾌유를 빈다"고 말했지만, 9개월 넘게 사경을 헤매고 있는 백남기 농민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 사과도 하지 않았다.

강 청장은 "자유민주 사회에서 첨예한 이슈를 둘러싸고 갈등과 진통이 발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도 있지만 그 해결은 정해진 절차와 법률, 충분한 소통과 공감에서 찾아야 한다"며 "유언비어 유포나 불법 폭력시위, 사람에 대한 맹목적 비난만으로는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강 청장은 "법은 약속이다. 타인을 위한 배려이다 지키기로 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 때 불행과 불만이 시작된다"며 "주취자가 경찰을 폭행하고 시위대가 폭력을 일삼으며 남에게 피해를 주는 그릇된 풍조가 해소될 수 있도록 경찰을 응원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2년간 청장으로 재직한 소회를 밝히며 "저에게 주어진 업무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람과 긍지를 줬다"며 "원칙과 기준을 준수하되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는 따뜻한 인간미가 넘쳐나는 경찰이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이임식에는 경찰청장의 업무를 수행할 이철성 경찰청장 후보자가 참석해 강 청장이 청사를 떠날 때까지 배웅했다.

이 후보자는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냈지만, 조사 당시 경찰 신분을 숨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수칙상 반드시 확인해야 할 가해자의 직업을 의도적으로 숨긴 것은 징계를 피하기 위한 수법 아니었나 하는 '의혹'을 살 만하다. 야당은 이런 논리로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을 거부하고 있다.

강 청장은 이 청장 후보자에 대해 "이철성 후보자님은 저의 오랜 동지이자 남다른 열정과 신념을 갖추신 훌륭한 지휘관이다"며 "이 청장 후보자님을 중심으로 모두가 힘을 모아 대한민국 경찰의 멋진 미래를 개척해 나가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수 받으며 이임식 참석한 강신명 강신명 경찰청장이 2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자신의 이임식에서 동료 경찰간부의 박수를 받으며 식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 유성호
예우 깍듯이... '음주사고 경력' 이철성 후보자 이철성 경찰청장 후보자(왼쪽)가 2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강신명 경찰청장 이임식에 참석해 강 경찰청장에게 선물을 건네준 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 유성호
강신명 청장 옆에 이철성 후보자 이철성 경찰청장 후보자가 2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열린 강신명 경찰청장 이임식에 참석해 경찰 간부들과 함께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지난 19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낸 당시 경찰 신분을 숨긴 것으로 밝혀진 이 후보자는 경찰청장직 부적격이라는 자질 논란이 일고 있다.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는 채택하지 않고 현재 보류중이다. ⓒ 유성호
사퇴 압박 받고 있는 이철성 경찰청장 후보자 이철성 경찰청장 후보자가 2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강신명 경찰청장 이임식에 참석한 뒤 승강기에 올라타 자리를 나서고 있다. 이후보자는 부동산 투기의혹, 무경력으로 대기업 자회사의 경력직 채용에 합격한 딸에 대한 의혹, 음주운전 사고 은폐 등 도덕성 자질 논란을 받고 있다. ⓒ 유성호
태그:#강신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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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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