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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디자이너 이정호와 그래픽 디자이너 정영우가 에이몽 디자인 스튜디오를 연 것은 대학교 졸업 후, 2015년 청년창업사관학교 예비창업자로 선정되면서다.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우수기술을 보유한 청년창업자를 발굴, 사업계획 수립부터 사업화까지 창업의 전 과정을 지원하는 정부지원사업이다.

첫 프로젝트는 인형과 조명을 합친 '달을 품은 달토끼 라비' 핸드메이드 인형 조명이었다. 토끼의 몸속에서 빛이 나 조명 기능을 한다. 그리고 새롭게 시작한 프로젝트가 한복 스카프 만들기다.

"한복의 가장 큰 특징이 동정과 깃 부분이에요. 한복을 평소에 입는 게 굉장히 어렵잖아요? 끈을 묶고 겉섶을 입는 등 하나하나 신경 쓰는 게 아닌 한복의 동정과 깃 부분만 뜯어서 일상복에 걸쳐도 예쁠 텐데 왜 사람들이 안 만들지? 이 생각으로 시작했어요."(이정호)

시장 조사부터 했다. 직접 만든 토끼 캐릭터에 한복 스카프를 두른 이미지를 인스타그램에 올려 사람들 반응을 살폈다. 호응이 좋았다. 이름도 지었다. 여밈. 서울디자인재단에서 주최한 2016서울공예상 공모전에서 입선도 했다.

지난 8월 4일 이정호와 정영우를 홍익대학교 내에 있는 작업실에서 만났다.

이정호, 정영우 디자이너
 이정호, 정영우 디자이너
ⓒ 김광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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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몽은 어떤 곳인가요?
이정호 : 디자이너 모임으로 시작했어요. 작년에 대학교를 졸업했는데, 졸업 작품을 하면서 하고 싶은 것을 계속 찾고 있었어요. 저는 제품 디자인을 전공했는데 그래픽 디자이너와 함께 하면 재미있는 작업을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학교에서는 공간과 홍보를 지원해주고 있어요.
정영우 : 저는 그래픽 디자인과 브랜딩을 맡고 있어요.

- 에이몽은 어떤 의미로 지었나요?
이정호 : 사람들에게 저희 디자인을 통해 빛나는 한순간을 제공하자는 의미로 에이몽이라고 이름을 지었어요.

- 한복 스카프 이름을 '여밈'으로 지은 이유가 있을까요?
이정호 : '전통과 현대를 여미다'가 슬로건이에요. 스카프를 여민다는 한글 표현도 아름다웠고요. 끈을 여민다는 한복 포인트와도 맞더라고요.

한복 스카프 '여밈'
 한복 스카프 '여밈'
ⓒ 에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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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스카프, '여밈'
 한복 스카프, '여밈'
ⓒ 에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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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방식으로 제작하나요?
이정호 : 샘플 테스트를 여러 번 거친 후, 제작하는 곳에 생산을 맡기는 거죠.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텀블벅을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아직 팬층이 확보가 안 된 상태에서 수량을 어느 정도를 뽑아야 할지 모르니까요.

- 텀블벅에서 반응이 좋던데요?
이정호 : 이 정도까지 반응이 있을 줄은 몰랐어요. 아이디어에 감명받았다는 분과 우셨다는 분도 계셔서 만들면서 뿌듯했어요.

- 참여하는 연령대는 어떤가요?
이정호 : 20대 여성분들이 많아요. 50대분들은 선물용으로 사세요. 더 연세가 있으신 분들에게 선물로 드리는 거죠.

- 정장에도 어울릴 수 있게 디자인을 했어요.
이정호 : 본견이라는 100% 실크를 사용했어요. 진주에서 천연염색한 원단이고요. 한복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이 좋을 수도 있지만 올드해질 수 있다는 것이 큰 고민이었어요. 열두 개 색상을 만들어 슈트나 일상복에 어울릴 수 있게 디자인했어요. 청바지에도 어울릴 수 있게 청원단을 이용하는 거죠. 원피스나 티셔츠에 어울릴 수 있게 디자인했고요.

- 주변 친구나 부모님이 한복 스카프를 보고 어떤 이야기를 하던가요?
이정호 : 선물용으로 딱 좋다고 해요.(웃음)

- 새로운 계획이 있을까요?
이정호 : 서울공예상에서 심사위원에게 들은 이야기가 있어요. 좋기는 하지만 제품군이 하나밖에 없는 게 아쉽다고요. 앞으로도 한복이나 전통을 알릴 수 있는 아이디어 요소로 디자인을 계속해나갈 생각입니다.

- 추석과 관련한 이벤트는 없을까요?
이정호 : 서울숲 언더스탠드에비뉴에서 9월부터 6개월간 에이몽 오프라인 스튜디오가 열려요. 계획이지만 그곳에 오면 한복 스카프를 입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체험행사에 참여할 수 있어요.

- 여밈의 좋은 점이 있다면?
이정호 : 공장에서 만든 원단보다는 자연 친화적인 본견 원단을 사용했어요. 가을 환절기 때에는 목을 보호할 수 있어 감기를 예방할 수 있고요. 통풍도 잘 되지만 반대로 바람도 막아주는 거죠. 한복의 미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동정과 깃 부분을 모던하게 디자인한 부분이 특징입니다.
정영우 : 어르신들도 많이 찾으시니까 액세서리로 사용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에이몽은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텀블벅에서 '한복을 일상에 가져오다'(tumblbug.com/yummim)라는 주제로 8월 30일까지 한복 스카프 여밈 후원예약을 받고 있다. 현재 목표 금액 200만원을 300% 이상 초과 달성했다.

후원에 참여한 사람들은 후원금에 따라, 화이트라벨(일반) 한복 스카프, 골드라벨(고급) 한복 스카프를 받게 된다. 여밈은 천연소재인 본견(진주실크)과 화섬(물실크, 무늬실크)을 사용했다. 또한 서울숲 진입로에 있는 공익문화공간 언더스탠드에비뉴에서 9월부터 6개월 간 에이몽 오프라인 스튜디오도 연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월간 <세상사는 아름다운 이야기>에 9월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에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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