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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로 접어들며 찾아온 여름은 칠월에 하늘을 찔렀고 팔월로 접어들면서 천천히 수그러듭니다. 칠월에는 저녁 여덟 시까지도 밝았으나 팔월로 접어드니 저녁 일곱 시 반 즈음이면 어느새 어둑살이 내려요. 다만 이렇게 어둑살이 날마다 조금씩 빨리 찾아와도 늦여름인 팔월도 한낮이면 매우 뜨끈뜨끈합니다. 이 여름에 저희 집에서 즐거운 이야기를 베푼 만화책 스무 가지 이야기를 풀어놓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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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원씨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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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포 시노부의 보석상자 1∼2
니노미야 토모코 글·그림, 대원씨아이 펴냄

전당포에서 일하는 시노부는 보석을 살피는 일을 합니다. 그런데 아직 고등학생입니다. 시노부는 아주 어릴 적부터 보석을 집안에서 수없이 보며 자랐기에 '보석 값어치'를 떠나서 보석마다 사람들한테 어떤 기운을 주고 받으면서 어떤 이야기를 아로새겼나 하는 대목을 읽을 줄 압니다. 보석에 얽힌 마음을 느낌으로 읽을 줄 아는 시노부를 둘러싼 재미나면서 남다른 이야기가 흐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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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니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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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그리고 1∼3
히가시무라 아키코 글·그림, 애니북스 펴냄

마흔 살을 훌쩍 넘은 '아줌마 만화가'인 히가시무라 아키코 님이 어떻게 만화가로 살아갈 수 있었는가 하는 이야기를 되짚으면서 그린 자서전 같은 만화책입니다. 처음에는 만화가 마냥 좋았고, 나중에는 대학입시 때문에 시골마을 그림학원을 다녔는데, 바로 이 시골마을 그림학원에서 그림을 가르쳐 준 분이 있었기에 미대에도 다니고 만화가라는 꿈을 새롭게 되새길 수 있었다고 해요. 만화책 줄거리는 이와 같은데 히가시무라 아키코 님 나름대로 익살스러운 붓끝이 처음부터 끝까지 펼쳐지면서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이러면서 '우스우면서 눈물겨운' 이야기가 태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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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양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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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 숟가락 1∼10
오자와 마리 글·그림, 삼양출판사 펴냄

사랑으로 짓는 밥 한 그릇은 누가 어디에서 어떻게 짓는가 하는 줄거리를 들려주는 만화책입니다. 더 맛나거나 멋진 밥이 아니라, 오순도순 어우러지는 한식구를 사랑으로 살찌우는 밥 한 그릇을 다루는 만화책이에요. 이러한 줄거리를 다루되, 이 만화책에 나오는 주인공 삶을 비추면서 '어버이가 낳은 사랑'하고 '어른으로 기르는 사랑'이 저마다 어떻게 다르면서 저마다 어떻게 곱게 빛나는가 하는 대목을 넌지시 짚습니다. 따사로운 숨결로 짓는 살림을 바라는 분이라면 오자와 마리 님이 빚는 '착하면서 고운' 만화를 좋아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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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양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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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코우다이 가 사람들 1∼3
모리모토 코즈에코 글·그림, 삼양출판사 펴냄

다른 사람 마음을 읽을 수 있다면 어떤 삶이 될까요? 우리가 서로서로 어떤 마음인가를 읽을 수 있으면 어떤 하루가 될까요? 서로 마음을 읽을 수 있으니 '마음을 숨기는 일'이란 없겠지요. 마음을 숨길 수 없으니 거짓말을 못 할 테고요. 그런데 막상 우리는 서로서로 마음을 못 읽기 일쑤예요.

가까이 지내는 사이인데에도 마음을 모르기까지 해요. 마음을 꽁꽁 닫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사랑으로 따사로이 다가서려고 하지 못하기 때문일까요. 모리모토 코즈에코 님은 이녁이 빚는 익살스러운 이야기로 '마음을 읽는 사람들'이 '마음읽기' 때문에 괴로워하지만, 또 이 '마음읽기' 때문에 기쁨을 배우기도 한다는 줄거리를 잘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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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와카코와 술 1∼5
신큐 치에 글·그림,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펴냄

혼자 사는 아가씨가 혼자서 술집에 찾아가서 혼자서 술하고 안주를 즐기는 이야기를 다루는 만화책입니다. 여럿이 함께 누리는 맛이나 밥이나 술도 틀림없이 좋을 테지만, 혼자서 호젓하게 누리는 맛이나 밥이나 술도 틀림없이 좋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할까요. 하루 일을 마치고 조용히 잠자리에 들기 앞서 고단함이든 짜증이든 싫음이든 즐거움이든 모든 느낌을 훌훌 털어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느긋하게 술마실을 누리는 이야기는 퍽 상냥하면서도 홀가분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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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게 물드는 눈 1∼2
우니타 유미 글·그림, 애니북스 펴냄

말이 다르면 마음도 다를까요? <토끼 드롭스>에서는 나이가 다르면 마음도 다른가 하는 대목을 다룬 우니타 유미 님은 <푸르게 물드는 눈>이라는 만화책에서는 '말'이 다르면 서로 어떤 마음이 되는가를 건드립니다. 일본으로 온 중국 유학생이 일본 시골 아가씨(시골에서 도쿄로 유학 온)하고 사랑에 빠집니다.

중국 유학생은 일본말을 익히느라 애먹는데 '일본 시골말'을 처음 들은 뒤 그 시골말은 꼭 '외국말'이라고 느낍니다. 애써 '표준 일본말'을 배우는데 '시골 일본말'도 배워야 하는구나 하고 느끼면서, 이러한 말을 넘는 '서로 아끼는 마음을 담는 말'을 차근차근 헤아리는 이야기가 흐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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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산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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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유교수의 생활 1∼34 (애장판 1∼17)
야마시타 카즈미 글·그림, 학산문화사 펴냄

만화가 야마기타 카즈미 님이 수십 해에 걸쳐서 꾸준히 그리는 <천재 유교수의 생활>은 이녁이 어릴 적부터 지켜본 '교수 아버지'를 바탕으로 태어났다고 합니다. 어릴 적부터 숨을 거두는 날까지도 늘 '배움'을 즐거워 한 아버지처럼 '유택 교수'라는 만화책 주인공도 언제나 '배움'을 즐겁게 여깁니다. 새로 배우려 하고, 배우는 자리에서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아요. 모든 자리 모든 때 모든 사람한테서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스스로 생각을 새롭게 키우는 길을 걷는 모습은 오늘날 사회 흐름이나 문명이란 무엇인가 하고 되묻도록 이끄는 길잡이가 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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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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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애벌레 말캉이 1∼2
황경택 글·그림, 소나무 펴냄

알에서 갓 깨어난 나방 애벌레가 처음으로 마주하는 온누리를 어떤 눈으로 바라볼까 하고 생각하면서 이야기가 흐르는 만화책입니다. 첫째 권에서는 꼬마 애벌레가 저를 둘러싼 너른 사회(숲)를 하나씩 배우는 이야기가 흐르고, 둘째 권에서는 꼬마 애벌레가 어른 나방으로 거듭나려는 길을 다루는 이야기가 흐릅니다. 애벌레 몸과 마음에 어떤 숨결이 흐르는가를 살며시 보여주고, 애벌레뿐 아니라 지구별 모든 목숨붙이 몸과 마음은 어떤 넋과 사랑으로 이루어졌는가를 조용히 밝히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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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네가 나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1∼2
나치 미사코 글·그림,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펴냄

고양이 마음을 읽을 줄 아는 어느 아가씨가 '집고양이'하고 '들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들한테 찾아가서 '고양이 마음'을 읽은 뒤에 왜 고양이가 어떤 몸짓이나 모습을 보여주었는가 하고 알려주는 이야기를 담은 만화책입니다. 일본에서는 이를 애니멀 레이키라고도 하는데, 입이 아닌 마음으로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삶이라고 할 수 있어요. 마음을 읽기에 서로 더 아낄 수 있고, 마음을 읽으려 하면서 서로 더 기쁘게 어울릴 수 있는 살림을 부드러이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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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미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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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토성 맨션 1∼7
이와오카 히사에 글·그림, 세미콜론 펴냄

지구가 온통 쓰레기밭으로 바뀐 뒤 이 지구를 떠나야 한 사람들 이야기를 다룬 에스에프만화라고도 할 수 있는 <토성 맨션>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쓰레기별 지구를 떠나야 하면서 대기권 바깥에 새로 지은 '맨션'에 계급이 갈려요. 지구가 쓰레기별이 된 까닭을 곰곰이 따지자면 사람들이 서로 아끼고 도우면서 평화로운 살림을 가꾸지 못한 탓일 텐데, 지구 바깥에서도 계층을 갈라서 지낸다니 그야말로 어리석기 짝이 없지요. 이런 지구 대기권 바깥누리에서 '창문닦이 아이'가 '똑같이 창문닦이였던 아버지가 그만 사고로 지구로 떨어져 죽은 일'을 늘 마음속으로 그리다가 '아버지가 떨어진 지구'로 '하층 계급 사람들이 만든 우주선'을 타고 찾아가는 이야기를 다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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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산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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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의 린네 1∼21
타카하시 루미코 글·그림, 학산문화사 펴냄

<란마>와 <이누야샤> 같은 만화를 그리고도 기운이 넘쳐서 새롭게 <린네>를 그리는 타카하시 루미코 님입니다. 이녁이 그리는 만화에는 늘 푸름이가 나옵니다. 때로는 스무 살 남짓 젊은이가 주인공이기도 하고, 아저씨나 아주머니가 주인공인 단편만화도 그리지만, 오랜 나날에 걸쳐서 꾸준히 그리는 만화에서는 열예닐곱 살 푸름이가 주인공으로 나오지요.

이 아이들은 '어른이 사회로 지은 굴레'에서 이 굴레에 고스란히 갇히는 몸짓이 아니라, 새로운 길을 슬기롭게 열려고 하는 마음으로 삽니다. <경계의 린네>에서는 삶과 죽음이라는 경계를 늘 넘나드는 린네라는 '가난뱅이 사신' 일을 하는 삶과 살림을 익살스러우면서도 살갑고 포근하게 어루만지는 손길로 재미있게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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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먹고 자는 두 사람 함께 사는 두 사람 1∼5
히구라시 키노코 글·그림, 대원씨아이 펴냄

한 집에서 함께 사는 두 사람은 그저 '먹고 자는 사이'일까요, 참으로 '함께 사는 사이'일까요? 그냥 먹고 자는 사이일 적에는 서로서로 얼마나 마음을 모르고 제멋대로 굴려 했는가를 보여주고, 차츰 함께 사는 사이로 발돋움하면서 비로소 서로 어떻게 마음을 열어서 하루를 어떤 살림으로 지을 적에 함께 웃고 노래할 만한가를 따사로이 비추어 보입니다. 이른바 '동거'에서 '혼인'으로 나아가는 두 짝꿍 이야기요, '아이 없는 나날'을 살다가 '왜 아이를 낳고픈 마음이 드는가'를 사랑스레 잘 짚어서 보여주는 만화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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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 이야기 1∼3
 타니카와 후미코 글·그림, 대원씨아이 펴냄

혼자 지내거나 홀로 사는 아가씨가 왜 혼자 지내거나 왜 홀로 사는가를 보여주는데, 저마다 아픈 이야기를 가슴에 품기도 하지만, 아프면서도 기뻤던 이야기를 가슴에 품기도 하고, 즐거우면서 놀라웠던 이야기를 가슴에 품기도 한다는 대목을 살갑게 잘 보여줍니다.

혼자라서 외롭지 않고, '외롭기 때문에 외롭다'고 하는 모습을 잘 보여주는 만화예요. 사람들한테 둘러싸이거나 나를 아끼려는 사람이 있기에 안 외로운 삶이 아니라, 스스로 씩씩하고 즐겁게 일어서려는 마음을 일으키지 못하기에 외롭고 마는구나 하는 모습을 잘 보여주어요. 그래서 '혼자인 길'을 스스럼없이 골라서 나아가는 아가씨들 이야기가 살뜰히 흐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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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녀의 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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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리장수 다로 1∼5
김민희 글·그림, 마녀의책장 펴냄

익살과 뒤집기로 '전쟁터 한복판에서 젤리를 파는 아이' 이야기를 다루는 만화책입니다. 젤리를 팔아서 금덩이를 얻으려는 사람들이 무시무시한 사막을 가로지르려 하면서 겪는 일, 인어와 사람 사이에 얽힌 일, 돈과 사람 사이에 맺힌 일, 앞으로 나아가려는 꿈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갈리는 일 들을 무겁지 않게 다루는 만화책입니다. 군인이 칼을 내리고 젤리를 손에 쥘 수 있다면, 군인이 싸움을 그치고 서로 돕는 어깨동무를 할 수 있다면, 그때에 이 땅에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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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미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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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귀족 1∼4
아라카와 히로무 글·그림, 세미콜론 펴냄

훗카이도 시골에서 소를 키우고 밭을 일구는 어버이 곁에서 시골일을 하며 자란 만화가 아주머니가 어릴 적 일을 되새기면서 '백성이자 귀족'이던 시골살림 이야기를 무척 웃기면서도 차분하게 들려주는 만화책입니다. 일이 고되기에 백성으로 지내는 시골살림인데, 이러면서도 먹고 자고 누리고 얻는 모든 것은 귀족과 같다고 할 만하기에 '백성귀족'이 된다고 합니다. 아라카와 히로무 님은 이런 시골살림 이야기를 그리면서도 생각날개를 펼쳐서 <백성귀족>을 읽는 사람들한테 웃음뿐 아니라 '생각을 여는 기쁨'도 함께 베풀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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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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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플레이 소녀 1∼2
요시즈키 쿠미치 그림, 하시모토 히로시·와타나베 켄사쿠 글, 서울문화사 펴냄

응원단으로 뛰는 고등학교 아이들 이야기를 그립니다. 응원단이 되려는 아이들은 처음에는 동아리 활동 가운데 하나로, 또는 다른 생각을 품고서 이 일을 하려고 했지만, 어느새 응원단(을 비롯하여 동아리 활동이든 무엇이든)으로 누군가를 북돋우는 몸짓이란, 바로 아이들 스스로 저부터 북돋울 때에 할 수 있다고 깨달아요. 스스로 씩씩하지 못할 적에는 남을 응원하지 못하고, 스스로 즐겁지 못할 적에도 남을 응원하지 못해요. 쭈뼛쭈뼛 얌전하기만 하던 아이들이 스스로 굴레를 털고 일어서는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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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리빵 1∼7
토리노 란코 글·그림, AK커뮤니케이션즈 펴냄


뒤엣권 번역이 좀처럼 나오지 못해 아쉬운 만화책입니다만, <토리빵>은 봄에도 여름에도 가을에도 겨울에도 즐겁게 곁에 두면서 마음을 쉴 만한 이야기를 얻도록 해 주는 만화책이라고 느낍니다.


어머니하고 둘이 조용히 살면서 집 둘레에 늘 수많은 새들이 모여들도록 하면서 '새와 숲과 하늘과 들과 철과 날씨'를 두루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하루를 만화로 더없이 아름답게 담았구나 하고 느끼면서 이 만화책을 으레 되읽곤 합니다.


새가 보여주는 살짝 우스꽝스러운 모습도 재미있고, 새가 보여주는 좀 멍청하거나 바보스러운 모습도 재미있는데, 가만히 보면 사람도 이처럼 우스꽝스럽거나 멍청하거나 바보스러운 짓을 일삼기도 해요. 그리고 수많은 새가 보여주는 즐겁고 아늑한 모습처럼 사람도 즐겁고 아늑한 살림을 짓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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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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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사와 리쿠 상∼하
호시 요리코 글·그림, 이봄 펴냄


아쉽거나 모자랄 것이 없다 싶은 살림살이인 어머니와 아버지가 곁에 있지만, 늘 아쉽거나 모자라구나 하고 느끼는 아이사와 리쿠라는 중학생 아이가 있습니다. 이 아이는 도쿄에서 지내며 늘 이 아쉬움과 모자람 때문에 문득 눈물을 지어요. 저절로 흐르는 눈물이 아니라 '아, 이때에는 눈물을 흘려 주어야겠구나' 싶어서 짓는 눈물입니다.


그런데 아이 어머니는 아이한테 사랑을 나누어 주지 않고 '딴 것'을 나누어 줍니다. 아이 아버지도 그리 다르지 않아요. 두 사람은 어른이지만 어른스럽지 못하고, 어버이라면서 어버이답지 않아요. 돈 걱정 옷 걱정 밥 걱정을 안 하면 아이들은 아무 걱정이 없이 자랄 만할까요? 아이들이 늘 가장 크게 바라는 한 가지는 '사랑 걱정'인 줄 어른이나 어버이는 왜 자꾸 놓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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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새 1∼16 + 외전
데즈카 오사무 글·그림, 학산문화사 펴냄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만화라고 하는 틀을 단단히 닦았다고 일컫는 '만화 하느님'인 데즈카 오사무 님이 온힘을 들여서 그리려고 했으나 마지막 이야기를 그리지 못하고 끝난 <불새>는 본편이 열여섯 권이고, 외전이 한 권 더 있습니다. 만화책 <불새>는 기나긴 시간과 머나먼 공간을 가로지르면서 이야기를 펼쳐요.


수천 해나 수만 해를 가볍게 건너뛰고, 이곳과 저곳도 홀가분히 가로지르지요. 삶과 죽음, 여기와 너머, 너와 나, 하나와 모두, 여러 가지 실타래를 마음으로 살피면서 이야기를 짓습니다. 마음을 차분히 쉬거나 달래려고 하는 때에 <불새>를 읽을 수 있다면, 우리가 저마다 오늘 이곳에서 스스로 짓는 삶을 얼마나 새롭게 바라보면서 가꾸려 할 때에 스스로 얼마나 달라지는가를 느끼도록 북돋아 주리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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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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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히스토리에 1∼9
이와아키 히토시 글·그림, 서울문화사 펴냄


역사란 무엇이고, 역사는 누가 쓰며, 역사는 어떤 눈길로 나타나서 책으로 엮일까요? 우리가 배우는 역사는 누구 이야기이며, 우리한테 역사를 가르치려는 이들은 어떤 사람들이 지은 어떤 삶을 보여주려고 할까요? <기생수>를 그리기도 했던 이와아키 히토시 님은 역사를 만화로 담으면서 '그들이 말하는 그것'이 아니라 '그들 곁에 있던 수많은 사람들을 둘러싼 이것'을 넌지시 밝혀 보려고 합니다. '책으로 기록된 역사' 뒤쪽에 어떤 이야기가 더 도사리는가 하는 이야기를 만화책으로 생각날개를 펼쳐서 한결 깊으면서도 넓게 다루는구나 싶어요.




만화책 스무 가지는 여름을 잊거나 식히기에 좋을 수 있지만, 만화책 스무 가지로도 여름을 못 잊거나 못 식힐 수 있습니다. 그럴 때에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이 만화책 스무 가지로도 여름에 너무 덥다면, 책을 덮고 골짜기나 바다나 냇물로 달려가야지 싶어요. 즐겁게 파란 바람을 쐬고, 기쁘게 파란 하늘을 마시면서 이 여름에 무럭무럭 자라는 나락을 지켜보고, 이 여름에 알이 굵는 옥수수를 따서 맛나게 쪄서 먹으면 어느새 더위는 가시리라 생각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글쓴이 누리집(http://blog.naver.com/hbooklove)에도 함께 올립니다.



전당포 시노부의 보석상자 1

니노미야 토모코 지음, 대원씨아이(만화)(2016)


태그:#만화책, #책읽기, #책삶, #여름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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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시민기자 필독서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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