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사드 배치 반대 성주군민 촛불집회
 사드 배치 반대 성주군민 촛불집회
ⓒ 계대욱

관련사진보기


사드 배치 반대 성주군민 촛불집회
 사드 배치 반대 성주군민 촛불집회
ⓒ 계대욱

관련사진보기


'엎어지면 코 닿을 데'라는 말이 있지요. 대구에서 차로 몇 십 분만 달리면 성주군입니다. 바로 맞닿아 있는 옆 동네나 다름없습니다. 20일 저녁 8시, TV와 신문 그리고 SNS로만 접하던 성주군청을 찾았습니다.

수천 명의 성주군민이 8일째 촛불집회를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8'이라는 숫자를 가로로 눕히면 무한대 기호 '∞'가 됩니다. 사드 배치를 철회하기 위한 군민들의 굳건한 의지가 무한대로 한없이 커지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사드 배치 반대 성주군민 촛불집회
 사드 배치 반대 성주군민 촛불집회
ⓒ 계대욱

관련사진보기


내 나라 대한민국에서 행복하게 살고 싶어라!! 사드 없이!

군청 입구에 자리한 팻말에는 무궁화 두 송이가 그려져 있고, 그 아래 촛불들이 하트 모양으로 놓여 있습니다. 사드로부터 성주를 꼭 지켜내겠다는 군민들의 염원을 담고 있는 듯 보입니다. 

사드 배치 반대 성주군민 촛불집회
 사드 배치 반대 성주군민 촛불집회
ⓒ 계대욱

관련사진보기


엄마 아빠가 지켜줄께.
성주에서 살고 싶어요. 사드 무서워요. 거짓말쟁이들 피노키오 코 될 거예요.

엉덩이를 맞대고 고개를 돌려 서로를 바라보는 엄마와 아이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아빠 손잡고 촛불집회에 나온 아이와 엄마 무릎을 베고 누워 재잘대는 아이에게 한 번 더 눈길이 갔습니다.

사드 배치 반대 성주군민 촛불집회
 사드 배치 반대 성주군민 촛불집회
ⓒ 계대욱

관련사진보기


모두 모여 외쳐봐요. "사드 철회"

하얀 종이 위에 저마다 하고 싶은 말들을 적어 두었습니다. '사드 반대', '한반도 사드 배치 NO'라고 쓰인 미사일 모양의 피켓과 밀짚모자도 보입니다. 그 옆으로 아이들이 함께 그린 피켓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사드 배치 반대 성주군민 촛불집회
 사드 배치 반대 성주군민 촛불집회
ⓒ 계대욱

관련사진보기


군청 건물 출입구에 붙은 대자보는 '뭣이 중헌지 모르는 이 나라'에서 안녕하지 못한 이유를 얘기합니다. '민주적인 절차 없이 독단적이고 일방적으로 결정된 사드 배치는 한반도 평화와 안보를 위협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사드 배치 반대 성주군민 촛불집회
 사드 배치 반대 성주군민 촛불집회
ⓒ 계대욱

관련사진보기


"대구에서 왔는데 괜찮아예?"

괜히 저도 모르게 위축되어 부스에서 자원봉사하는 주민께 여쭙습니다.

"대구믄 어떻고 성주믄 어떤교. 사드 반대하지요? 그라믄 됩니다. 여기 서명도 하고."

부스에 마련된 사드 반대 서명을 하고 나눠주는 손펼침막, 머리띠, 차량용 스티커, 백악관 청원 내용을 안내하는 전단지를 받았습니다. 때마침 '내 나이가 어때서'를 개사한 '최적지가 웬말이냐'라는 노래가 울려 퍼집니다.

야야야 사드배치 웬말이냐 / 사드배치 절대 안 된다
인구가 적다고 반발이 적다고 / 사드배치 최적지란다
눈물이 나네요 마른하늘 날벼락 / 사드배치 절대 안 된다
그렇게 안전하면 너네 집에 배치하지 / 농사 짓는 농촌에 웬말
사드야 비켜라 성주군민 나가신다  / 사드배치 최적지란 없다

21일 오후 2시, 서울역 광장에서 성주군민 2100명이 모여 평화 집회를 열고, 사드 배치 철회를 위해 한목소리를 낸다고 합니다. '최적지가 웬말이냐'를 함께 부르는 군민들 모습도 상상해보게 됩니다.

사드 배치 반대 성주군민 촛불집회
 사드 배치 반대 성주군민 촛불집회
ⓒ 계대욱

관련사진보기


2시간 가까이 진행된 촛불집회는 함께 노래도 부르고 대금 연주를 감상하기도 하면서 자유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언론보도 분석 브리핑을 한 주민의 발언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성주의 사드 반대 투쟁을 종북몰이 프레임으로 덧씌워서 교묘하게 왜곡하고, 외부세력에 이용당하는 주민들인 양 편파 보도하는 언론들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컸습니다.

반대로 제대로 성주의 민심을 알리고 있는 언론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하며 이런 매체들의 뉴스를 좀 더 관심 있게 찾아보면서 육성해나갈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큰 박수와 함성으로 호응을 얻었습니다.

사드 배치 반대 성주군민 촛불집회
 사드 배치 반대 성주군민 촛불집회
ⓒ 계대욱

관련사진보기


사드 배치 반대 성주군민 촛불집회
 사드 배치 반대 성주군민 촛불집회
ⓒ 계대욱

관련사진보기


옆집에 불이 나면 다 같이 불을 끄는 게 사람의 도리 아닐까요. 그런데 우리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가만히 있으라'고만 하는 이상한 나라에 살고 있습니다. 경찰청은 한 술 더 떠서 주민등록상 성주군이 아니면 외부인이라 했다지요. 이상한 나라의 외부인이 본 성주 촛불집회는 사드보다 강한 민심의 파도로 일렁였습니다. 그 흔들리는 불빛 속에서 너무나도 선명한 네 글자를 보았습니다.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 촛불을 들고,
드높이 외쳤다.
반드시 우리 아이들을 지켜내리라!
대한민국 어디에도 사드는 안 된다!


태그:#사드, #THAAD, #성주, #촛불집회
댓글1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0,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왼쪽 손바닥을 펴보세요. 사람의 손금엔 '시'라고 쓰여 있어요.

이 기자의 최신기사[만평] 출구전략 없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