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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고 어려워도 견디고 버티다 보면 언젠가 좋은 날이 온다".

감자바우식품 권태식(53) 대표의 신념이다.

알콜중독, 두 번의 사업실패, 협력사 부도 등 인생의 굴곡이 많았던 그의 인생은 인간극장의 한 에피소드처럼 주위 사람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몇 번의 실패에도 희망을 놓지 않았던 신념이 있었기에 20년 전 알콜중독자에서 지금은 성공한 사업가로 거듭났다.

타고 난 인상만큼이나 그의 인생도 처음에는 순탄했다. 대학 졸업 후 울산 현대자동차에서 첫 직장을 잡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다. 안정된 직장에 높은 연봉, 남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샀다.

하지만 사회인이 되기 전 막연하게 동경했던 직장인으로서의 꿈은 혹독한 사회 현실에 부딪치며 산산히 무너졌고, 그렇게 술로 삶의 갈증을 채워나갈 즈음 직장을 그만두고 고향 원주로 돌아오게 됐다.

권토중래(捲土重來). 1990년대 친구와 건설회사를 차리며 의기양양하게 새출발을 다짐했다. 주택을 지으며 지난날 실수를 만회하려고 수없이 마음을 먹었다. 그러나 동업자가 노름으로 사업자금을 탕진하면서 회사를 접게 됐고, 연속된 실패로 하루하루 술로 지새웠다.

무엇보다 이를 가장 가슴 아프게 여겼던 사람은 그의 부모님이었다. 그의 부친은 "돈은 다시 벌면 되니 술에 너무 빠지지 말아라"고 조언하며 묵묵히 아들에게 힘을 북돋아 주었다.

당시 그의 부친은 원주시농산물도매시장에서 40여년간 중도매상을 하며 재산을 모았다. 실의에 빠진 아들에게 1년간 중도매상 일을 가르쳤고 시장에서 점포를 차릴만큼 밑천도 마련해 주었다.

하지만  돈을 벌게 되자 예전의 방탕했던 삶으로 회귀하게 됐고 끊었던 술을 다시 입에 대면서 과일 도매상을 접어야만 했다.

권 대표는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술에 빠져 있던 이유가 삶이 힘들면 부모님께 의지하고, 방황하면 쉽게 술에 의존했던 마음가짐 때문"이라며 "자식들도 커가는데 도저히 이렇게 살면 안될 것 같아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하고 술도 끊게 됐다"고 말했다.

그의 어머님은 음식 솜씨가 좋았다. 특히 녹두로 만든 감자떡은 주변으로부터 인기가 많았다. 아무도 생각해내지 못한 아이디어가 모친의 손맛과 어울려 획기적인 상품이 됐다.  권 대표는 감자떡에 호박과 당근 등을 가미해 색을 넣어 팔면 사람들 이목을 끌 것 같아 색있는 감자떡을 개발했다.

거무죽죽하던 감자떡에 색을 입히니 사람들은 눈으로 맛을 보고, 입으로 음미했다. 아버지는 예전 방식 그대로 감자떡을 팔아야 이문이 남는다고 아들의 사업을 말렸지만, 그는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하며 새출발을 하게 됐다.

그렇게 다시 사업을 시작했어도 여전히 앞길이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주변의 방해도 있었고 불운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술에 의존하지 않았다. 방송국을 비롯한 언론사에 자신의 굴곡 많은 인생사와 사업의지를 편지로 쓰고 그가 개발한 감자떡을 직접 홍보하는 등 운명을 극복하고자 안간힘을 썼다.

술에 대한 유혹은 깊었지만 해내고자 하는 의지가 더 앞섰다. 하늘도 그 노력에 감동했던지 KBS·SBS 등 방송을 타게 됐고 유명 백화점에도 진출하며 대한민국 굴지의 감자떡 회사로 이름을 높이고 있다. 권 대표는 "실패할 때 하더라도 최선을 다하면 미련이 없을 것 같아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했다"고 말했다.

지금 그에겐 사업성공 못지 않은 목표가 있다. 그를 헌신적으로 보살폈던 부모님에게 아들 역할을 다하고 싶은 것. 팔순이 넘은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효도를 하며 사는 것이 꿈이다. 자신에게 도움을 준 지역사회를 위한 일도 진행하고 있다.

농특산물 판매장을 열어 농업인 소득증대에 도움을 주고 있다. 그는 "앞으로 큰 욕심은 없고 가족과 이웃들을 섬기며 행복하게 사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원주투데이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원주, #원주투데이, #권태식, #알콜중독, #알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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