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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철도의 매력이 무엇인지 질문하는 사람들에게 저는 "어린 시절 은하철도 999의 추억 찾기 놀이"라고 답합니다. 그 정도로 일본에는 수많은 종류의 열차들과 에끼벤(열차도시락)들이 있습니다. 단순한 이동 수단이라기 보다는 관광의 한 부분으로 자리매김한 철도 강국 일본의 철도여행. 일본철도여행 전문가로서 앞으로 다양한 철도여행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 기자 말
가나자와역 4번선으로 입선하는 하나요메노렌호. ⓒ 서규호
노렌이 설치되어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 서규호
2015년 10월 가나자와역 4번선에 멋진 열차가 들어옵니다. 와쿠라온천역까지 이르는 관광열차가 데뷔하는 순간으로 수많은 열차 여행객들이 모입니다. 바로 하나요메노렌(花嫁のれん)호의 첫 출발을 함께 하기 위해서죠.

관광열차 출발 20여분 전부터 사람들이 승강장에 모이기 시작합니다. 직원이 노렌(暖簾)을 들고 오면서부터 열차여행의 기대감이 부풀어 오릅니다. 노렌이란 상점의 출입구에 내걸어 놓은 천을 말합니다. 원래는 상점 안을 들여다 보지 못하고, 바람이나 햇볕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다 지금은 상점을 상징하는 용도로 사용됩니다. 화려한 노렌이 설치되면 관광객들은 노렌을 배경으로 줄을 서서 기념 사진을 찍습니다. 일본전통의상을 입은 직원들까지 플랫폼에 도착하면 열차는 천천히 입선합니다.
하나요메노렌호의 외관. 가나자와의 특산인 금박이 휘황찬란하게 랩핑되어 있다. ⓒ 서규호
하나요메노렌호의 내부. 가나자와의 금박이 내부에 장식되어 그 화려함을 더합니다. ⓒ 서규호
가나자와의 상징인 금박과 와지마 특산 칠기그림을 이용해 호쿠리쿠의 아름다움을 한껏 뽐내는 외관을 자랑합니다. 외장은 빨간색과 검은색 그리고 금박의 장식이 조화롭게 도색 되었는데. 화와 미(和と美)의 컨셉으로 호쿠리쿠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표현했습니다.

2량의 열차는 52명의 선택된 사람들만 미리 예약을 하고 탑승이 가능합니다. 1호 차에 들어가 보니 그야말로 환상의 열차여행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제공됩니다. 1호 차 내부는 와지마 특산 칠기의 전통적 무늬와 가나자와의 특산인 금박을 이용해 일본전통 스타일을 재현 해 놓았습니다. 전통 공예품 전시장도 한 켠에 있습니다.

1호 차 앞으로 이동하면 8개의 개별실이 준비되어 2명부터 4명이 함께 들어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일본 정원의 돌을 밟고 지나가는 듯 융단을 깔고 개별실은 대나무를 형상화한 기둥들이 설치되어 있고, 내부에는 금박들이 장식되어 마치 어느 일본의 전통 찻집에서 차를 마시는 착각에 빠지게 합니다.

2호 차로 가면 창가 좌석 1열에 6명이 앉을 수 있고, 2인석, 4인석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빨간색 의자시트의 회전의자도 있습니다. 내부에는 이벤트 공간이 있어 가나자와 북쪽의 13개 시정(市町)에서 매주 토요일날 전통 예능 공연을 선보이고 지역 특산품의 시식 판매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합니다. 이벤트는 홈페이지를 참고해주세요

가나자와역을 천천히 출발하면서 즐거운 1시간 30여 분의 여행이 시작됩니다. 하루 2왕복으로 오전 10시 15분과 오후 2시 15분 가나자와역을 두 번 출발합니다. 열차는 노토반도의 서쪽 해안선을 힘차게 달리다 보니 출발 후 45분이 지나 하쿠이역(羽咋駅)에 잠시 정차하는데 이곳 근처에서 치리하마나기사드라이브웨이(千里浜(ちりはま)なぎさドライブウェイ)를 보기 위해 하차합니다.
치리하마나기사드라이브웨이. 모래사장을 달리는 멋진 드라이브웨이를 하나요메노렌호를 나면서 즐겨보세요. ⓒ 서규호
이곳이 유명한 것은 바로 미국 플로리다주의 데이토나해변도로, 뉴질랜드의 와이타레레 해변과 함께 해변을 차로 달릴 수 있는 곳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입자가 가는 모래가 바닷물을 머금어 단단해진 모래해변이 차량 운행이 가능한 백사장 도로입니다. 폭이 약 50m이고 길이가 무려 8Km인데 요즘 모래해변의 침식이 심각하다고 하니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인간이 자연을 잘 보살펴 줘야 할 것입니다. 이런 위대한 자연은 우리가 남겨주는 것이 아니라 후손들에게서 잠시 빌려온 것이니까요.

하네요메노렌3호가 하쿠이역에 도착합니다. 다시 노토반도를 가로질러 서쪽의 와쿠라온천역까지 마지막 열차 여행이 시작됩니다. 곧 와쿠라온천역에 도착할 즈음 방송과 함께 도착합니다. 이곳에서 사철인 노토철도 관광열차인 노토사토야마사토우미호(のと里山里海号) 탈 수 있습니다.

와쿠라온천은 노토반도에서 가장 유명한 온천 마을로 매년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입니다. 역 앞에는 각 온천 료칸으로 송영을 해주는 차량들이 열차 도착 시간에 맞추어 나와 손님들을 기다립니다.

돌아오는 편의 하나요메노렌 4호에서는 이곳 와쿠라온천의 카가야(加賀屋)료칸의 총 요리장이 감수한 노토반도의 식재료로 만든 도시락을 구입해 드셔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예약은 필수입니다.

보는 즐거움, 듣는 즐거움, 먹는 즐거움 등 오감을 자극하는 가나자와의 하나요메노렌호를 타러 지금 떠나보세요
열차 정보
- 운행요일
매주 금-일(특정일은 월화도 운행) 홈페이지참고

- 열차시간
하나요메노렌  1호 가나자와역  10:15 출발 → 와쿠라온천역 11:42 도착
하나요메노렌 3호 가나자와역 14:15 출발 → 와쿠라온천역 15:32도착

하나요메노렌 2호 와쿠라온천역 12:07 출발 → 13:21 가나자와역 도착
하나요메노렌 4호 와쿠라온천역 16:30 출발 → 17:54 가나자와역 도착

- 홈페이지
https://www.jr-odekake.net/navi/kankou/hanayomenoren/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서규호 기자는 일본철도여행 전문가로 엔트래블스 이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태그:#하나요메노렌호, #가나자와열차, #가나자와관광열차, #일본철도여행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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