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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보기] 조희연 "교육불평등 해소 위해 3가지 틈새전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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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장윤선·박정호의 팟짱> (오마이뉴스 팟캐스트)'라고 프로그램명을 정확히 밝혀주십시오.

■ 방송 : 장윤선, 박정호의 팟짱
■ 채널 : 팟캐스트(+아이튠즈 http://omn.kr/adno + 팟빵 http://omn.kr/fe10)
■ 진행 : 장윤선 오마이뉴스 정치선임기자
■ 출연 :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아래는 13일 장윤선 <오마이뉴스> 정치선임기자와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함께 한 인터뷰 내용이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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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있는 인터뷰>

-'모두가 행복한 혁신 교육'을 내세운 조희연 교육감. 어느덧 임기 2년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 2년간의 서울형 혁신 교육에 대해 스스로 어떤 평가를 하고 있을까요? 그뿐만 아니라 앞으로 2년 남은 임기 동안 서울시 학생들, 학부모들을 기쁘게 할까요? 오늘은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을 모시고, 서울 교육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육감님, 정말 오랜만에 뵙습니다. 시청자분들께 뜨거운 연대의 인사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네. 지금은 지구촌 시대입니다. 저는 정말 '우리 아이들이 세계시민 의식을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이들한테 '두 개의 국적. 이중국적자가 되어야 한다', '하나는 한국 국적, 두 번째는 지구공화국의 국적을 가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저는 지구촌 시대에 국경을 넘는 연대성, 공감성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서울시 교육청에서 '세계시민 교육'을 중요한 정책 방향으로 삼고 있습니다."

-세계시민 교육, 지구인의 자세로 살아가는 노력.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조그마한 땅덩어리 안에서 사드 때문에 전국이 난리 나고 있지만, 지구인의 시각으로...
"<오마이뉴스>가 한국에만 방송되다가 지구촌 너머로 방송되는 것을 넘어서서 국경을 넘는 소통의 끈이 마련되는 것 같아요. 저희가 하는 세계시민 교육을 말씀드리면... 가면 갈수록 우리 아이들이 더 많은 이방인을 대면하고 살아야 합니다. 지금도 5년이나 10년 전을 생각하면... 민족, 국가, 인종, 종교, 성 여러 가지 측면에서 더 큰 차이를 가지는 이방인을 마주하고 같이 살아가야 합니다. '친구로서 살아갈 수 있느냐', '차별의 시각을 갖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이게 한국의 미래 경쟁력이라 생각합니다."

-조희연 교육감님의 교육에 대한 식견, 눈높이를 확인하실 수 있겠죠? 저희가 하나씩 차근차근 얘기해보겠습니다. 저는 사실 교육부 관료 입에서 어떻게 이런 망언이 나올 수 있을까. 참으로 참담했는데요. 나향욱 교육 정책기획관. 2급 상당이에요. 이 정도면 부교육감 정도 할 수 있는 직급이 되는 거죠?
"곧 부교육감으로 나가는... 1,2,3급이 고위공무원입니다."

-그런 분 입에서 '민중은 개돼지다'.
"저는 뭐, 충격 받았습니다. 이런 말을 할 수 있는가 생각이 들고요. 취중발언이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만, 진심이라면 유감이 아닐 수가 없고요. 다른 부서와 달리 교육을 담당하는 고위 공무원이거든요. 교육의 주요 정책 결정에 참여한다고 보면 됩니다. 이명박 대통령 시절에 주요하게 활동을 하기도 하셨는데요. 정말 중요한 반성의 기회가 됐으면 좋겠고요. 일부지만, '모든 공무원이 그렇다'고 매도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일부 보수적인 관료들이 가지고 있는 엘리트주의 발상이 술김에 나온 거죠. 엘리트적인 생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런 부분들이 오히려 이번 기회에 반성하게 된다면... 모든 관료가 그렇지 않습니다. 민주화 시대를 살아가는 관료들이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어요. 그래도 일부라도 그런 게 있다면 큰 반성의 전기가 돼야 할 것 같아요."

-보면 '나향욱 기획관 한 명뿐이겠냐'는 얘기가 있어요. 말씀하신 대로 '한국 사회 엘리트 사이에서 팽배한 인식 아니냐'. 지난 4월에도 전경련에서 있었던 토론회. 전경련 산하 경제자유원인가요? 그 토론회에서 한 대학교수가 이런 말을 했어요. 이를테면 이런 거죠. '민주주의를 제대로 하는 것도 한국 사회에서 귀족들이 제 자리를 잘 지켜야 한다', '민중을 선도하는 측면이 필요하다'라고 해서 파문이 일고 있거든요. '인식 자체가 민주 사회에서 국민을 계도의 대상, 훈육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거죠.
"그렇죠. 그런 면에서 엘리트주의적인 생각을 하는 거고. 민중을 '개돼지'라는 언어로 생각한 것 자체가... 이런 면이 있었을 거예요. 제가 생각해보면 민주화 시대 공무원이라는 게 많은 비판, 민원. 심지어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친절 만족도, 민원 만족도로 평가받으면서 짓눌려서 행정을 하는 지점이 있어요. 그게 민주주의에서 공무원이 갖는 어려운 운명입니다. 국민에 대한 비난을 가지고 있었던 게 이번에 드러난 거죠. 오히려 저는 민주주의는 소란스럽다. 그 소란 속에서 접점을 찾아가고, 저도 가끔 그래요. 블랙 민원인이라고 해서 그런 분들도 있어요. 의도적으로 하나의 사안을 가지고 수십 번 민원을 해서 괴롭히듯이... '블랙 민원인'이란 말도 있어요. 그 속에서 '우리가 잘못한 게 없는가' 자꾸 생각하면서 우리 행정을 업그레이드시켜가고, 시민에게 개방시켜가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자폐적 생각으로 가져가는 게 문제가 되는 거죠. 이번 사건이나 구의역 사건을 보면서 우리 사회가 '분노 사회'란 표현을 쓰고 싶더라고요."

-역시 진보 사회학자 출신의 서울시 교육감님은 용어 선택이 탁월합니다.
"분노 사회에 있는 것 같아요. 하나는 분노할 수밖에 없는 사회적 조건이 있습니다. 분노의 구조적 조건이 있는 거죠. 헬조선으로 표현되는... 청년들 입장에서는 분노하지 않을 수가 없잖아요. 다른 한편에서는 국민이 복종하거나, 침묵하지 않는 거예요. 어떤 사건이 있으면 그 계기를 통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우리 사회에 대한 비판적인 인식을 표출하는 거죠. 이 분노 사회의 양 측면을 생각하면서 우리가 분노할 수밖에 없는, 분노로 우리 사회에 대한 증오를 표현할 수밖에 없는 이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 우리 사회가 정말 분노의 용광로 같아요."

-앞서 청년들이 '헬조선 이야기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정도로 켜켜이 분노가 쌓일 수밖에 없는 사회적 시스템이 있는 거죠. 아무리 노력해도, 아무리 스펙을 쌓아도 비정규직을 전전할 수밖에 없는 이런 상황. 엄마는 '늘 공부해서 훌륭한 사람이 돼라'고 하는데, 공부 열심히 해도 훌륭한 사람은커녕 정규직 노동자로 살기도 어려운 상황인 거예요. 애들이 분노하지 않을 수가 없죠. 그러니 묻지 마 범죄가 도처에서...
"지금 중요한 말씀을 하셨는데요. 분노로 표현된다는 것 자체는 국민이나 시민의 생각이 바뀌었다는 겁니다. 이런 거예요. 정말 절망스러운 현실인데, 비정규직이 될 고용 불안에 노출돼있어요. '내 자식은, 나는 요행히 계층 사다리를 탈 수 있다, 좋은 직장, 평생직장을 가질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개인적으로 열심히 노력하는 게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거예요. '내가 노력해도 1%에 못 들어간다', '계층 사다리를 타고 올라갈 수 없다', '올라가더라도 사오정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거예요. 지금의 분노는 과거와 달라요. 절망의 분노입니다. 저는 우리 사회가 정말 맹성을 해서 바꿔나가야겠다. 저도 교육 행정에서 부족한 점이 많은데... 어쨌든 우리 사회 전체가, 중앙 정치인들이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가치관의 전환, 인식의 전환, 철학의 전환 이런 것들이 필요할 것 같아요. '먹고 살게만 해주면 된다'. 철학도, 인권도, 평등도... 이런 수많은 가치가 몰살되고 있어서 경제적으로 '너희 밥 먹고 살면 되는 것 아니야?', '먹고 살게만 해주면 되는 것 아니야?', '너희들 관심은 오로지 거기 있는 것 아니야?'.
"먹고 사는 문제도 (해결이) 안 되는 거죠."

-그렇죠. 이게 정말 답답한 건데요.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진보 사회학자 출신으로 서울시 교육감으로 교육 행정을 맡고 계신데요. 어떠십니까? 일하시면서 교육부 관료들 사이에서 언뜻 나향욱식 인식을 만나게 되신 적은 없으십니까?
"아까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일부 보수적 관료들이 있는 건 사실이에요. 문제점이 있는 건 맞는데... 저는 또 과거와는 달라진, 민주화 시대의 공무원 모습도 많이 발견하고요. 보통 공무원들이 '승진에만 목매달고, 영혼이 없다'고 하는데 영혼이 있는 공무원도 꽤 계시고요."

-아니, 또 너무 칭찬하시는 것 아닙니까? '서울시 교육청 공무원들 힘내라'고 응원 메시지를 주시는 것 같아요. (웃음)
"17개 시·도 교육청 중에 아무래도 서울이 조금 선도적이고, 중심 지역인데요. (웃음) 저도 공무원이 되기 전에는 잘 몰랐는데, 와서 보니까 많은 공무원이 일에 대한 애정, 열정. '교육을 통해 헌신하겠다'는 남다른 측면이 있더라고요. 이런 생각도 해요. 선거 민주주의의 특징인데, 고위 공무원이 되려면 20~30년, 30년 넘게도 공무원으로서 전문적인 일을 해오는 경우가 있거든요. 제가 '어떻게 20~30년 공직을 해온 사람을 지휘하는 위치에 오게 됐는가'. 저보다 (그분들이) 구체적인 사안을 잘 아시잖아요.

이게 민주주의의 특징 같아요. 특별히 선거를 통해 선출되는 광역단체장들, 시·도 지사나 교육감들은 공무원 직무에 방향성을 드리는 것 같아요. 그걸 선거를 통해서 '공무원은 이런 방향으로 일하라', '교육 정책은 이렇게 가라'고 국민이 명령하시는 것 같아요. 선거를 통해 표출된 민의일 수도 있고, 국민의 뜻을 받아 안고 제가 그 권위를 가지고 '이런 방향으로 일해라'고 하는 것 같아요. 때로는 제가 '유능하신 분이 많다' 이런 생각을 하고, 제가 '고위 공무원을 진두지휘하는 것도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아니. 왜요? 교육감님은 순수한 마음으로, 아이들과 같은 마음으로 교육 행정을 하고 계셔서 때에 따라서 노회한 관료들보다는 훨씬 시민들을...
"제가 (예전에) 대학생들을 주로 대하다 보니까. 고등학생하고 얘기만 해도 뭔가 소통을 잘할 것 같은데, 초등학생들한테 가면 결국은 '사랑해요'하고 와요. 그렇게 소통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웃음)"

-지금 보이십니까? 조희연 교육감님이 목까지 빨개지셨어요. (웃음) 오늘 경쾌한 분위기에서 얘기하니까 좋네요. 교육감님이 밝게 웃으시고 하니까 '서울 학생들이 이런 교육감님과 함께 공부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제가 한 가지는... 노무현 대통령도 하셨는데 탈권위라고 할까요? 탈권위주의라고 해야겠죠? 권위는 있어야 하니까. 탈권위주의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일관되게 노력하고 있고요. 스스로가 권위적인 스타일이 아니어서 막 권위적으로 하려는 것 자체가 부자연스러워요. 그런 면에서 저는 그래도 문화가... 대개 교장 선생님들이 통상적인 사회적 편견에서 보면 상대적으로 권위적일 수도 있잖아요. 교장 선생님들도 (저에 대해) 인정을 해주신다고 하시더라고요. '권위적이지 않고, 소탈하고, 대화하려고 한다' 정도는... 정책은 마음에 안 들 수도 있지만..."

-나향욱식 표현으로 얘기하면 대한민국 99% 개돼지들은 소통에 적극적이고, 권위적이지 않은 리더를 원합니다. 말 한마디 붙이기가 어렵고, 너무 까다롭고, 대쪽같이 굴면 사람들이 다가가기 어렵죠. 조희연 교육감님처럼 편하게 웃어 주시고, '사랑합니다' 이러면 아이들도 너무 좋아하죠. 저희는 이런 교육을 원합니다. 여러분, 어떻게 생각하세요? 제가 얘기하는 게 틀렸습니까?
"좋게 얘기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아무래도 국민이 노 대통령의 긍정적인 측면에 대해 강렬한 기억을 가지고 계세요. 정치 문화를 바꾸는 데 중요한 전기를 마련하셨죠."

-저는 현장과 소통이 이 시대에 정말 중요한 덕목인데, 그걸 안 보여주니까 국민이 '답답하다'고 하는 것 같아요. 왜 그런지 알려주고, 소통하면 지금보다 덜 분노 사회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사실 저도 있다 보면 생각이 너무 다양하고, 하나의 사안을 보는 국민 시선이 다른 걸 느낍니다. 다양한 생각, 시선, 요구, 민원에 대해 열린 자세로 바라보는 것이... 저도 힘들긴 한데, 감정을 싣지 않고 쿨하게 보려고 노력해요."

-현안이어서 한 가지 더 여쭐게요. 개돼지에 이어서 쓰레기 발언까지 나왔어요. 홍준표 경남지사가 경남의 박종훈 진보 교육감과 관련해서 주민소환 청구를 하고 있는데, 허위 서명이 발견됐어요. 그래서 그 지역 도의원 한 분이 '(홍 지사가 허위 서명에) 공무원을 동원했다'고 (도지사) 사퇴를 요구하면서 단식하고 있는데, 그 자리에서 (홍 지사가) '쓰레기가 단식하고 있다'고... 어떻게 그런 인식을... 나향욱 한 건이 아닙니다. 무상급식 의제, 누리과정 예산 등 진보 교육감이 정책을 하는 걸 방해하려는 세력이 있는 거예요. 진보 교육감은 어쨌든 99% 시민을 위한 정책을 하려는 거고, 반대에 있는 분들은 1%를 위한 건데... 이걸 어떻게 보시나요?
"특정 정치인인 홍준표 지사에 대해 제가 막 언급하는 게 적절하진 않을 것 같은데요. 민주주의라는 게 선출된 공직자, 책임자, 광역단체장들이 다른 입장이나 정책 방향을 가질 수 있거든요. 홍준표 지사하고 박종훈 교육감이... 국민이 그렇게 선출해주신 거예요. 도지사와 교육감이 다른 정책 방향을 가지고 가고 있고, 긴장과 갈등이 불가피합니다. 문제는 교육에서만큼은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 대립 없이 상호존중하면서... 주민과 도민이 뭘 원하는 지 계승적으로 풀어 가려는 자세를 가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요. 크게는 이렇게 봅니다. 교육 지방자치단체가 교육청이거든요. 일반 지방자치단체가 시·도청입니다.

이 두 광역자치단체 간 관계 모델이 세 가지가 있다고 봅니다. 하나는 전면 갈등 모델이다. 경남은 대개 그렇게 되고요. 입장이 달라도 경기도 같은 경우는 연정 모델이라고 얘기를 해요. 부분 갈등, 부분 협력 모델입니다. 아무래도 서울시는 전면 협력 모델이라고 평가를 해주시더라고요. 저는 홍준표 지사에게도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국민이 선출해주신 거니까 그걸 받들어서 경기도식으로 부분 갈등, 부분 협력 모델로 가야 한다. 모든 문제를 갈등으로 풀 필요는 없는 거잖아요. 친환경 급식은 국민이 원하는 건데, 전면 협력은 안 되더라도 부분 갈등, 부분 협력식으로... 그게 국민 뜻에 더 부응하는 게 아닌가."

-경남 시민들 경우에는 총선 때 그런 민심을 확인했어요. '정치에 관심을 안 가졌더니 내 통장에서 급식비가 빠져나가고, 누리과정 예산이 통장에 꽂히지 않고' 이런 반응을 인터뷰한 기억이 있는데요. 새누리당이 '추경은 하는데 거기에 누리과정 예산은 넣을 수 없다'는 주장을 합니다. 서울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저희는 지난번에 4.8개월을 (예산) 편성했는데요. 누리과정이 2개로 나눠서 봐야 합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 유치원은 교육청 관할이고요. 어린이집은 복지 시설이라 보건복지부 관할입니다. 박근혜 정부가 공약한 뒤에 어린이집 예산 2조 원을 확보해야 하면서 누리과정 예산 문제가 생겼는데요. (예산을) 비교해보니까 '시·도 교육청 예산이 남아도는구나'라고 (중앙정부에서) 생각하고 (교육청에) 전가한 거죠. 지금 시·도 교육청 교육감들은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 관할이니 예산도 책임져라'는 일관된 입장을 하고 있는데요. 8월이나 되면 보육료 대란 사태가 예견됩니다.

다행히 4·13 총선 이후에 국회에서 새누리당은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국민의당이 '교부금 2% 올리자'는 안을 내놨고요. 더민주는 '(교부금을) 3~5% 올리자'고 해요. 어린이집 2조 원이 1%쯤 돼요. 현재 (지방교육재정교부율이) 20.27%인데 1%를 올리면 (교부금이) 2조가 오릅니다. 5% 올리면 10조가 올라 간다는 말입니다. (학교) 석면 제거를 해야 하니까 5% 인상이 필요하지만, 어린이집만으로 치면 1% 정도 필요한데요. 정의당은 1.1% 안을 내놨더라고요.

그리고, 교육부가 여유 자금으로 쓰는 특별교부금이라고 있습니다. 그중 (무상급식비) 50% 정도를 (국고로 보조)하는 것으로 정의당이 오히려 현실적인 입장을 내놓으셨어요. 이번 추경 심의 과정에서 야당과 여당이 협의해야 한다고 보고. 오히려 여당에 부탁드리는 것은 4·13 총선을 통해서 민의가 달라진 걸 확인했잖아요. 여당의 참패 속에서는 국정 교과서도 있고, 누리과정에 대한 외면도 있었을 것 같아요. 저는 (여당이) 누리과정에 대해 하는 시늉이라도 해야 한다. 그래야 달라진 민의에 최소한 부응하는 것이 아닌가."

-사실 조희연 교육감께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도와 드리는 겁니다. '이렇게 돌파하시라', '민의를 수용하셔서 새로운 정당, 새로운 정부로 다시 태어나시라' 도와 드리는 건데요.
"어제 남부교육청에서 학부모 100분을 모시고 (토크 콘서트를) 했는데요. 사회자분께서 물어보시더라고요. '교육청에서 예산이 남는다고 치자. 그러면 남는 것을 어린이집 같은 데 주거나 하는 게 좋냐'고 하니까 99%가 '더 많이 교육에 투자해야 한다'. 깜짝 놀랐어요. 일부는 다른 생각을 하실 줄 알았는데... 우리 부모님들이 달라진 환경에서 아이들에게 최고의 시설과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을 굳건히 가지고 계세요."

-지금 부모들은 '혁명적 전환'을 원합니다. 공교육보다 사교육에 많이 의존하는 시스템이어서 공교육 안에서 질 높은 교육이 가능하면 사교육비를 안 써도 되니까 훨씬 (학부모) 선호도가 높을 것으로 생각하는데요.
"학부모님들은 심지어 초중고 교육이 과열 경쟁 되고, 왜곡되는데 대학 입시도 전면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전 세계에서 고등학교 성적, 대학 출신으로 평생 먹고 사는 건 우리나라밖에 없어요. 그것도 수능 5점 차이로... 이렇게 후진적인 나라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러니까 나향욱 같은 사람이 개돼지 발언을 하는 거예요.
"우리가 경제 후진국에서 빠른 속도로 선진국에 다가갔잖아요. 그 과정에서 고착된 것이 대학 서열이나 학벌입니다. 진정한 선진국이 되려면 그런 병목 지점을 해결해야 하는 거죠."

-교육 얘기를 함축적으로 해볼게요. 교육감님, 지금 취임하신 지 어느덧 2년이 흘렀는데요. 재판도 있으셨고, 사실 '이 재판으로 조희연 교육감 발목을 잡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지난 2년은 어떻게 돌아보십니까?
"김상곤 교육감, 곽노현 교육감, 김승환 교육감 이렇게 혁신 교육에 상징적인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제가 2년 동안 (교육감을) 하다 보니까 우리 시대가 요구하는 교육 혁신의 도도한 흐름이 있는 것 같아요. 그 큰 흐름에 편성해서 일정 측면은 지휘해야 하는 임무가 맡겨졌다는 생각이 들고요. 낡은 교육, 우리 아이들을 잠자게 하는 교육, 죽은 교실을 만드는 교육을 넘는 새로운 교육. 선진국에 부합하는 교육이라 해도 관계없습니다. 새로운 교육으로 변화하는 게 중요하고요. 두 번째는 교육 불평등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교육이 희망의 통로가 돼야 한다고 봐요. 점점 두통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저출산도 교육 때문이에요. 아이들 교육시키기가 두려워서 출산을 기피하는 상황까지... 지난 2년 동안 기존의 김상곤-곽노현 교육감이 하던 교육 정책의 방향을 복원시키고 있습니다. 친환경 무상급식, 학생인권조례, 혁신 학교 확장을 해놓고요. 새로운 교육 개혁을 위한 기본 틀을 마련한 것 같아요. 교육 과정부터 교육 관계, 행정 혁신 이런 여러 측면에서 틀을 갖추고... 후반 2년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런 교육 혁신 정책을 현장에 뿌리내리게 하고, 체감되게 하고, 학부모가 참여하게 하는 걸 임기 후반에 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혁신 학교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큽니다. 학부모들의 경우에는 '혁신 학교는 아이들이 편하게...'. '학교 현장에서의 교육은 혁신학교나 비혁신학교나 큰 차이가 없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학교장의 의지나 교사들의 자세가 필요한데... 혁신학교라고 하지만, 교사들이 변화하지 않으면 혁신 교육이 안 되는 거죠. 혁신학교 안에서도 교사들이 비인권적인 발언을 쏟아 내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어서요. 학교 현장에 대한 감시나 감독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이렇게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혁신학교라는 게 새로운 교육의 실험장이라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이게 성공해야 우리 사회가 바뀌고요. 혁신학교가 잘되는 곳이 초등학교 수준입니다.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확산되고 거기에 맞게 입시 교육, 교육 정책까지 바뀌는 게 큰 방향이라 보고요. 단지, 이런 점이 있는 거죠. 말씀하신 대로 일부 혁신학교에서 학교장의 리더십이 불안정하다던가, 혁신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교사가 있어서 비혁신적인 모습이 있는 건 사실인데요.

95%는 큰 문제 없습니다. 혁신학교는 기본적으로 창의적 교육을 위한 열정적인 선생님이 주도하는 것이거든요. 아래로부터 자발적인 운동이기 때문에... 문제는 혁신학교의 큰 흐름을 일반 학교 전체로 확산할 수 있는가. '혁신학교를 넘어 학교 혁신으로'. 일부 학교만이 아니라 학교 혁신으로 이어지도록... 그래서 학교혁신지원센터를 만들었습니다. 혁신학교를 지원하는 건 물론이고, 혁신학교의 새로운 교육 원리를 일반 학교로 확산하는... 저는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모든 학교가 혁신학교가 되고, 혁신학교란 말이 없어지는 걸 생각하고요."

-우리가 나향욱 교육 기획관 얘기를 많이 하는데요. 이분이 23살에 사무관이 돼서 계속 교육관료로 커나가서 이제 47살. 20년 넘게 교육 관료로 살아오면서 굳어진 인식이 있다면... 대개 23살~24살에 교사가 되잖아요. '나는 선생님이다'라는 권위의식이 평생을 지배하니까 50대 정도 되는 중년 여성 교사 경우 저학년 아이들과 소통도 안 되고, 권위적으로 하고, 이런 면에서 젊은 엄마들과 갈등도 많은 것 같더라고요.
"그런 부분이 많지는 않지만, 상당히 있는 건 사실이고요. 학교를 관리하는 교장, 교감 선생님이 계시고, 일반 교사가 계시잖아요. 아이들은 급속도로 바뀌잖아요. 그게 단순히 아이들의 감수성이 바뀌는 것뿐 아니라 사회적인 문화가 바뀌잖아요. 그래서 세대 갈등 같은 게 학교에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런 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교장 선생님의 리더십입니다. 소통, 경청의 리더십으로 바꾸는... 많은 교장 선생님이 그런 노력을 하고 계시고요. 처음 교장 선생님이 되실 때 강한 직무 연수 과정이 있어요. 퇴임 전에 하는 과정이 있는데, 중간 연수 과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있어요. 힐링도 하셔야 해요. 교장 선생님도 너무 힘드시니까. 힐링도 하시면서 사회 변화에 맞는 리더십을 고민할 기회도 마련하는 게 필요하고요. 선생님들에 대해서도 그런 게 필요하고요."

-재밌는 포인트가요. 초등학교 저학년 담임 중에 전부 50대 여성 교사들이 많아요. 세대 갈등이 가장 격심한... 젊은 선생님이 저학년을 좀 가르쳐야 하는데...
"교사가 최고의 직업이잖아요. 남성이 여성에게 경쟁력이 없어요. 심지어는 '남성 교사를 쿼터제를 둬서 확보해드리자'는 얘기도 나옵니다."

-'정책적으로도 안 될까? 젊은 교사들이 저학년을 교육하는 방법. 그러면 세대 차이도 없고, 교육도 긴밀하게 이뤄지지 않을까?'하는 현장의 학부모 생각이 있더라고요.
"가능한 생각이긴 한데요. 그러면 '고학년은 나이 드신 선생님이 맡아야 하느냐' 이런 말이 있어서... 전반적으로 선생님들이 사회 변화를 쿨하게 인정하고, 우리도 그러잖아요. 가정에서 아이들을 훈육하는 방식이... 아이들이 삐뚤어지지 않게 잘하려면 아이들한테 자존심 접어야 합니다. 큰 변화에 맞게 일종의 선생님도 교실이란 공간에서 리더잖아요. 리더십의 유형을 바꾼다는 생각을 많이 해주시는 게 좋고요. 생각보다 낮은 자세로 경청하고, 소통하고 한마디 들어주고... 원래는 간단하다고 봐요. 그러면서 선생님들도 많이 노력하고 계세요."

-혁신교육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이런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수능 모의고사 문제가 유출돼서 큰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강남의 스타 강사하고 현직 고등학교 국어 교사가 연루돼서 사법 처리를 앞두고 있는데요. 다른 것 다 떠나서 현직 교수가 연루된 사건이라는 점에서 충격을 받습니다. 대한민국이 대학가는 문제 때문에 전 국민이 골머리를 앓고, 유치원 때부터 선행 학습을 하는 상황인데요. 이런 심각한 도덕적 해이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저는 이런 사건을 보면서 돌을 던지는 것도 있겠지만, 우리 사회가 어디까지 가 있는지 돌아봤으면 좋겠어요. 모두가 경쟁 위주로... 문제 풀이 교육의... 그것도 내가 하는 일에서 1등이 되기 위해서 그러잖아요. 수능 강사, 스타 강사가 거기서도 1등이 돼야 해요.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해내야 해요. 치열한 입시 경쟁의 토양에서 왜곡된 비즈니스를 하는 겁니다. 그 정도로 우리 사회가 망가져 있는 거죠. 토익시험 문제가 유출된다거나, SAT 문제가 유출된다거나... 그럴 정도로 우리 사회가 이익 중심으로, 경쟁적으로 왜곡됐다는 걸 한 번쯤 성찰하는... 그렇게 따지면 우리 사회가 단순하지만, 교회도 사고파는 사회예요. 교회도 상속하는 사회죠. 다섯 명 형제 중 2명이나 목사인데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모든 건 하나님이 주신 거잖아요. 성경에 그렇게 돼 있는데, 우리 스스로가 물질적으로 변한 거예요. 불감증을 가질 정도로... 교육 현실뿐 아니라 전반적인 사회 현실을 돌아봤으면 좋겠어요."

-앞서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는 역할을 많이 하고 싶다'고 하셨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교육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을까? 학부모들이 교육 현장에서 느끼는 심각성도 있어요. 고등학교 학부모들은 '학원비를 얼마 쓰는지에 따라 성적을 결정한다'고 많이 말하거든요. 거액의 학원비를 쓰지 못하는 학부모들은 '내가 우리 아이에게 좋은 교육을 못 시키는구나'라는 열패감이 있습니다.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우리가 이렇게 단기간에 세계 어느 나라도 못한 압축적 경제 성장을 한 뒤에는 교육이 있었어요. 교육을 통해서 누구든지 유능한 인재가 될 수 있는... 사람들을 역동적으로, 더 열심히 살고, 배우게 만드는 계기가 교육에서 주어지고 있었거든요. 지금은 교육이 절망이 되고 있거든요. 저는 지금 교육을 절망에서 다시 희망으로 바꿔내지 못하면 경제적 역동성도 지속하기 어렵다고 보고요. 교육 불평등을 완화하는 건 미시적 차원과 거시적 차원이 있는 것 같아요. 미시적 차원에서 많은 정책적 노력을 합니다.

예를 들면 평등 예산제라는 이름으로... 학교 운영비를 지원할 때 저소득층 아이가 있으면 3명으로 간주해요. 계산법을 만들었어요. 다문화 학생 1명은 3명으로 간주해서... 큰 차이는 없어요. 1~3천만 원 차이가 나도록... 저는 이게 정의로운 차등이라 봅니다. 급식비도 소규모 학교는 조금 높여 드려요. 작지만, 저는 정의로운 차등 정책을 많이 개발해야겠다고 노력하고 있고요. 거시적인 게 문제입니다. 거시적인 차원에서 고교 서열이나... 지금은 많은 분이 잊으셨을 수도 있겠지만, 자사고를 가지고 난리 쳤던... 결국, 어떻게 보면 자사고가 서울에 25개 있는데 2개 정도는 일반고로 전환했습니다. 그게 거시적으로 불평등을 상쇄하는 교육 정책입니다. 대학 서열이나 이런 것들도 개선하고요. 큰 방향에서... 그것의 상당 부분은 교육부가 담당해야 하더라고요. 교육부가 조금 더 이런 국민의 요구에 부응해서 불평등을 획기적으로 완화하는 정책을 내놓고, 협의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임기 2년 남으셨는데요. 물론, 재선을 위해서도 노력하시겠지만...
"저는 그런 생각은 전혀 않고요. 열심히 성과를 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조희연 교육감이 성과를 낸 것이 국민적 성과, 서울 시민의 성과라 볼 수 있겠죠. '공공성을 훼손하는 비리 사학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비리 사학은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데요. 동구학원 같은 문제는 어떻게...
"동구학원에 대해서는 임시이사 파견 결정을 내렸습니다. 힘든 결정이었는데요. 교육단체, 의회의 요구를 받아서 적극적으로 (대처) 했습니다. 대부분 사학이 그런 건 아니고요. 일부 사학이 전체 사학의 이미지를 훼손해요. 어느 경우나 마찬가지일 거예요. '사학의 기본 정신, 출발점이 무엇이냐'하면 이렇게 정리하고 싶어요. '국가 재정이 부족한 상태에서 사재를 털어서 교육을 통해 사회 공헌을 하겠다'는 정신이 있는 것 같아요. 그게 압축적 경제 성장의 동력이 되기도 했죠. 지금은 재산이 됐어요. 2세대, 3세대한테는... 그러다 보니 자녀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고, 그 과정에서 횡령이나 배임이 발생하는 상황이 돼서요. 일부 비리 사학은 단호하게 하려고 합니다. 전체 사학의 건전한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제가 나서야겠단 생각을 하고요. 제가 결재했습니다만, 환일고등학교도 문제가 됐습니다. 학사 행정을 하는데 전횡을 해서... 이사장 본인이 교장을 하고 있어요. 이사 승인 취소를 합니다. 그러면 교장도 어려울 거예요. 그런 상황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하고. 저는 우리 사학이 원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원래 정신으로 돌아가서 제대로 해야 하는데, 이사장 하다가 교장 하다가 돌려막기도 아니고... 참, 이렇게 학교를 운영하니 제대로 돌아갈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이런 말씀도 하셨어요. '현재 우리의 교육은 아동, 청소년 학대 수준이다'. 학교 교육 안에서 그런 일들이 벌어지는 것에 대해 교육감으로서 참담함을 표현하신 것 같은데요. 어떻게 하면 개선할 수 있을까요?
"현재의 대학 입시 경쟁 질서하에서 이걸 바꿔 가려니까 어려운 점이 있는 건 사실이에요. 고등학교 경우 말을 이렇게 만들었습니다. '개방-연합형 종합캠퍼스 과정'인데 대학 모형을 벤치마킹해서 교육 과정을 다양화하려는 큰 틀입니다. 아이들의 요구나 감수성이 다양하기 때문에 트랙을 다양화하자는... 그런 의미에서 개방형으로, 대학 캠퍼스 형으로 한다는 취지로 교육 과정도 개선하고 있고요. 고교 자유 학년제라는 이름으로 '오디세이 학교'라는 것도 하고 있습니다. 북유럽의 전환 학년제와 유사한데요. 공교육 내에 다른 트랙이죠. 트랙을 다양화하고, 교육 과정을 다양화하는 방향에서 노력하고 있고요. 한편에서는 아까 말씀드린 대로 혁신학교라는 새로운 교육 실험이 확산되도록 총력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가끔 제가 이런 생각이 들어요. 교육감 나오기 전에 대학원 강의에서 미국의 유명한 사회학자인 에릭 올린 라이트가 쓴 '리얼 유토피아'라는 책을 썼습니다.

거기서 변화나 개혁이 이뤄지는 세 가지 방식을 소개해요. 통상적으로 새로운 사회에 대해 혁명적이고, 단절적인 변화를 많이 생각하는데요. 이분은 두 가지를 별도로 이야기하시더라고요. 틈새적 변혁, 공생적 변혁. 저는 틈새적이라는 게 이런 거로 생각합니다. 대학에서 수업할 때는 생각 못 했는데 '오디세이 학교', '혁신학교' 이런 것들을 현존 질서 내에서 성장시켜 나가는 거죠. 틈새를 확장시키는 (공통) 지점이 있는 거고요. 공생적이라는 건 연속적 변화도 있잖아요. 예를 들어 복지국가의 큰 흐름을 계승해서 가는 거고요. 변화라는 게 어느 날 홀연히 단절적으로 오지만, 어떻게 보면 틈새적 변화가 누적되고, 공생적 변화가 누적되고 그 이외에 단절적 변화도 오는 게 아닌가."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여러분, 알고 계셨습니까? 그동안 우리가 보수적 교육감을 볼 때는 눈살을 찌푸리고 보는 행태가 많아서 반감을 살 수밖에 없었는데, 홍보를 적극적으로 하셔야 할 것 같아요. 서울에서 혁신교육이 이렇게 자리 잡고 있고, 예산도 정의로운 차등... (웃음) 사회학자셔서 재밌는 용어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는 잘 몰랐습니다. 서울형 교육에 의미 있는 실험을...
"13명의 진보 교육감들이 동일한 궤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적 특성을 가미해서 가고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조희연 교육감님, <팟짱>에 나오셔서 서울형 교육에 대해 시청자들과 소통하시면 좋겠습니다. 시간이 다 되어서 두 가지만 여쭤 볼게요. 방과후학교 운영의 지방자치단체 이전을 고민하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된 건가요?
"제가 보니까 학교에 너무 많은 혹이 달려 있어요. '초등돌봄' 얼마나 좋은 일이에요? '방과후학교' 학원을 공교육 안으로 흡수하는 의미도 있어요. 노무현 대통령 때 붙었습니다. 좋은 혹이에요. 그런데, 학교가 너무 고통스러워요. 반대로 학교가 중심 교육에 집중하도록 '초등돌봄'이나 '방과후학교'는 지역 사회가 담당하는 식으로 이전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얼마 전에 프랑스에 가보니까 방과후학교를 지자체에서 담당하더라고요. 그것도 하나의 가능성으로 놓고, 몇 가지 실험하고 있습니다. 마을협동조합이 (방과후학교를) 담당한다든지 아니면 마을과 학교가 협력을 해서 하는 모델이 있고. 완전히 지자체로 이관하는 모델도 있고요. '혁신교육지부'라는 이름으로 25개 구청 중에 20개 구청이 참여하는 큰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학교와 마을이 함께 협력해서 최고의 교육을 제공하려는 모델이고 예산도 수십억이 투자되는 사업인데요. 그 과정에서 이걸 실험해보려 합니다. 전체로 확산하면 좋은 혹이지만, 뗄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되면 방과 후 교육이 다양화되고, 마을 자원도 이용하고. 경력단절여성의 경우, 은퇴하신 분들의 경우 그런 것들을 뭐라고 할까요? 사회 환원 시스템으로 그분들에게 일자리가 될 수도 있을 것 같고요.
"제가 획기적인 모델 하나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퇴임 교원의 전문성을 사회 공헌 노동으로... 혹은 사회 공헌 직무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안을 짜보고 있습니다."

-너무 좋죠. 머리가 희끗희끗한 할아버님, 할머님들이 아이들을 큰 느티나무 아래에서 동화책 읽어주시는 것만 생각해도 훈훈해지잖아요. 우리는 그런 사회를 원하는데, 개돼지라는 '웬 말인가' 싶습니다. 끝으로 한 가지만 여쭐게요. 어찌 보자면 조희연 교육감님께 아픈 질문일 수도 있는데요. 학교 비정규직 문제로 교육청 앞에서도 집회가 벌어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교육청 차원에서 해법이 있나요?
"저도 죄송스럽게 생각하고요. 다행히 협상이 타결됐어요. 정리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2년마다 한 번씩 단체협상을 해요. 협상의 틀을 만드는 게 하나 있고, 임금협상이 중첩되다 보니 늦어졌고요. 원래는 (서울시 교육청) 비정규직이 2만 2천 명이 있는데요. 나누어져 있습니다. 25개 직종. 상담사, 조리원, 지역사회전문가, 돌봄전문가 이거는 오래전부터 타결돼 있었어요. 18개 직종에서 7개 직종을 확장한 내용인데요.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영어전문강사나 스포츠전문강사가 있어요.

이건 저희가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원래 스포츠전문강사는 문화관광부에서 한 거예요. 11개월 고용 형태로… 학기별로 돼 있어요. 고용 형태가 다른데 이런 문제에 대해 저는 안타깝게 생각하고요. 큰 틀에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있어요. 제가 비정규직 공무직 하시는 분들 입장에서 보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여전히 제 마음에는 큰 목표가 있습니다. 단지, 누리과정 예산이나 여러 조건 때문에 단기적으로 바로 시행하기 어려운 점은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중기적인 개선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과 소통해보고자 합니다."

-여러분, 어떠세요? 조희연 교육감님 볼 때마다 편안한 마음이 듭니다. '이런 분들이 서울 교육의 핵심을 맡아 주시는 좋다'는 생각도 들고요.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 맡은 일을 계속해나가 주시고, 또 하고 계신 일들을 많이 알려 주셔야 할 것 같아요. 소통하면서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끝>



태그:#조희연, #장윤선, #박정호, #팟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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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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