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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철도의 매력이 무엇인지 질문하는 사람들에게 저는 "어린 시절 은하철도 999의 추억 찾기 놀이"라고 답합니다. 그 정도로 일본에는 수많은 종류의 열차들과 에끼벤(열차도시락)들이 있습니다. 단순한 이동 수단이라기 보다는 관광의 한 부분으로 자리매김한 철도 강국 일본의 철도여행. 일본철도여행 전문가로서 앞으로 다양한 철도여행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 기자 말

일본의 많은 열차 중에 오늘 소개할 열차는 만화 캐릭터로 외관과 내부를 디자인한 신칸센 열차 500계 TYPE EVA 입니다.

산요 신칸센(山陽新幹線) 개업 40주년을 기념해 신오사카역(新大阪駅)에서 규슈의 하카타역(博多駅)까지 1일 한 번 왕복하는 열차입니다. 신칸센 열차 500계 열차 중 1편성을 만화 <에반게리온>으로 꾸민 이벤트 열차로 2015년 11월 7일부터 2017년 3월까지 한정 운행을 합니다. 만화영화와 열차여행의 컬래버레이션으로 수많은 철도 애호가들이 이 열차를 타기 위해 신오사카역에서 승차 준비를 합니다.

500계 TYPE EVA의 에반게리온 열차의 외관
▲ 500계 TYPE EVA 500계 TYPE EVA의 에반게리온 열차의 외관
ⓒ 서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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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오사카역은 산요신칸센(신오사카-하카타구간)과 도카이도신칸센(東海道新幹線)(신오사카-도쿄구간)의 중간 정차역으로 수 분마다 한 대씩 신칸센 열차가 출발 합니다. 운행 간격은 5분에서 10분 사이로 정말 엄청난 사람들이 이용합니다. 일본의 가장 메인 노선이기도 하지요. 정말 정확한 시간에 운행을 하지 않으면 열차 출발이 꼬입니다. 일본 열차 특히 신칸센의 운행 정확도는 거의 세계 최고를 자랑합니다.

이렇게 바쁜 신오사카역에 특별하게 생긴 열차가 입선합니다. 지금은 거의 운행을 하지 않는 500계 신칸센으로 그 선두 부분이 매우 강렬한 인상을 줍니다. 외관도 위풍당당하게 에반게리온으로 래핑되어 있습니다. 래핑이 완벽하게 되어 열차와 일체가 된 느낌을 받고 보라색과 연두색의 모습은 정말 하나의 우주선(?)을 타는 느낌이 듭니다.

8량의 열차는 각 역을 정차하는 고다마호(こだま号)입니다. 신코베, 히메지, 오카야마, 후쿠야마, 히로시마, 신야마구치, 고쿠라, 하카타 등 주요 역을 전부 정차하는 4시간 30여 분의 에반게리온 열차 여행이 시작되는 것이죠 .

1호차 내부의 신칸센 설명
▲ 1호차 내부 1호차 내부의 신칸센 설명
ⓒ 서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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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가장 빠른 미즈호호(みずほ号)는 2시간30분 만에 하카타역에 도착합니다. 그러니 이 열차가 같은 거리를 2시간이나 더 걸려서 종착역에 도착하는 것입니다. 빠르면서도 느림을 체험해 볼 수 있습니다.

열차의 외관은 에반게리온 초호기의 디자인으로 래핑되어 있습니다. 11시 32분 신오사카역을 힘차게 출발합니다. 외관에서 느끼는 날렵한 모습에 감동하지만 더 감동적인 것은 바로 이 열차 1호차에 마련된 전시 체험공간입니다. 1량 전체를 리모델링해 열차 마니아들이 꼭 보러 가게 만들죠. 그 디테일에 정말 감동을 할 수밖에 없네요.

1호차 에반게리온 조종실 모습
▲ 1호차 조종실 1호차 에반게리온 조종실 모습
ⓒ 서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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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호차의 연결 문은 마치 우주선의 문처럼 만들어져 내가 지금 열차를 탄 건지 우주선을 탄 건지 착각에 빠질 정도로 잘 만들어 놓았습니다. 2호차와 3호차 사이는 흡연실이 위치하는데 놀랍게도 애연가 '리츠코'와 '카지'가 래핑되어 같이 담배를 피는 느낌도 체험해 볼 수 있습니다. 열차 안에서 담배라?? 역시 일본은 담배 피는 흡연자를 위한 배려 공간이 많네요. 심지어 예전에는 흡연실 공간이 객차 내에 있어 너구리굴(?)처럼 객차 안이 뿌옇던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사라지고 흡연실만 유지되고 있습니다.

차양막 마저도 에반게리온으로 장식되어 있는 500계 에반게리온열차
▲ 500계 TYPE EVA의 차양막 차양막 마저도 에반게리온으로 장식되어 있는 500계 에반게리온열차
ⓒ 서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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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호차에는 곳곳에 네르프의 마크가 있습니다. 바닥부터 의자 그리고 심지어 창문의 햇빛 차단막도 에반게리온이 점령했네요. 차단막 중에 A.T필드 막도 있어 에반게리온의 팬들이 너무나 좋아합니다. 1호차는 최근 운전체험 공간 빼고는 누구나 자유롭게 입장이 가능합니다. 1호차 입장 시에 승무원이 기념 엽서와 안내자료를 나누어 줍니다. 연신 사진 찍는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이 칸은 산요 신칸센의 40년 역사를 보여주는 전시장과 에반게리온을 조종해 볼 수 있는 조종실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가장 메인은 역시 선두부분에 위치한 신칸센 조종실입니다. 에반게리온의 조종실과 같은 구조이니 정말 신기합니다. 만화 속 조종실을 직접 보다니! 체험해 보다니! 다만 이 구역은 미리 인터넷으로 예약한 손님들만 이용이 가능합니다. 탑승석에 앉아 앞에 놓인 대형화면을 보고 레버를 당기면 출발합니다.

1호차 내부에 전시되어 있는 네르프기지
▲ 에반게리온 네르프 기지 1호차 내부에 전시되어 있는 네르프기지
ⓒ 서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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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행구간이 정해져 있고 그 구간을 옆 대형모니터와 앞에 놓인 모니터로 체험이 가능합니다. 아쉽게도 운전을 못하게 되면 전시장을 둘러보세요. 네르프 기지를 모형 피규어도 보입니다. 신칸센에 실려 이동하는 에반게리온의 초호기 피규어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만화와 신칸센의 조화! 열차여행의 새로운 체험을 원하신다면 내년 3월까지 운행하는 이 500계 TYPE EVA 열차를 타러 떠나세요!

운행일, 홈페이지 참고

신오사카→하카타
11:32→16:07

하카타→신오사카
06:36→11:14

1일 1왕복

홈페이지
http://www.500type-eva.jp/

조종실 예약방법
http://www.500type-eva.jp/entry/application.html
첨부파일
500계 최종본.docx


태그:# 500계 TYPE EVA, #산요신칸센 40주년 기념 열차, #신오사카역, #하카타역, #에반게리온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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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시민기자 필독서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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