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한국압화박물관에서 만난 제15회 대한민국압화대전 대상작 '세량지의 봄'. 왓소니아, 넉줄고사리, 당근꽃, 접골목꽃, 아디안텀, 이끼 등을 말려서 만든 작품이다.
 한국압화박물관에서 만난 제15회 대한민국압화대전 대상작 '세량지의 봄'. 왓소니아, 넉줄고사리, 당근꽃, 접골목꽃, 아디안텀, 이끼 등을 말려서 만든 작품이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압화는 영원한 생명력을 자랑하는 조형예술입니다. 꽃잎의 DNA가 고스란히 살아있어요. 수백 년 뒤에, 우리 후손들이 지금의 야생화 생태계를 연구하는 사료가 될 것입니다. 소중한 자료이고, 유물이죠."

지난 24일 한국압화박물관에서 만난 정연권 구례군농업기술센터 소장의 말이다.

정 소장은 지리산 자락의 야생화 연구에서부터 압화박물관 개관까지를 이끈 당사자다. 한국압화박물관은 세계에 하나밖에 없는 압화 전문 박물관이라는 게 정 소장의 얘기였다.

한국압화박물관에서 만난 제15회 대한민국압화대전 최우수상작 '봄날에'. 뽕나무껍질과 당근잎, 수국, 메밀꽃, 개망초, 쑥갓꽃 등을 말려서 만들었다.
 한국압화박물관에서 만난 제15회 대한민국압화대전 최우수상작 '봄날에'. 뽕나무껍질과 당근잎, 수국, 메밀꽃, 개망초, 쑥갓꽃 등을 말려서 만들었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한국압화박물관 전시실에서 만난 제15회 대한민국압화대전 입상작 '한지와 야생화의 따뜻한 동행'. 노루귀, 꿩의바람꽃, 냉이꽃, 물망초, 애기별꽃 등을 소재로 만든 압화작품이다.
 한국압화박물관 전시실에서 만난 제15회 대한민국압화대전 입상작 '한지와 야생화의 따뜻한 동행'. 노루귀, 꿩의바람꽃, 냉이꽃, 물망초, 애기별꽃 등을 소재로 만든 압화작품이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한국압화박물관에서 만난 제15회 대한민국압화대전 대상작(국제부문) '헌신'. 우크라이나 국적의 압화작가가 출품한 작품이다.
 한국압화박물관에서 만난 제15회 대한민국압화대전 대상작(국제부문) '헌신'. 우크라이나 국적의 압화작가가 출품한 작품이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압화(押花, Pressed Flower)는 식물의 물기를 없애고 눌러서 말린 평면적 장식의 꽃 예술을 가리킨다. 학창시절 꽃잎이나 낙엽을 책 속에 넣어 고이 말려뒀다가 간직하거나, 연인에게 편지로 보냈던 것이 예술의 한 분야로 자리잡은 것이다.

갖가지 꽃과 열매, 잎, 줄기, 낙엽 등 식물이 주재료다. 덩굴, 씨앗, 이끼, 나무껍질과 뿌리까지도 압화의 재료가 된다. 관건은 말린 식물로 어떻게 회화적 느낌을 내고 조형성과 예술성을 표현하느냐는 것이다.

한국 야생화 연구의 본산이 된 구례군농업기술센터 내 야생화 학습원. 정연권 소장이 30여 년 동안 몸담으면서 야생화를 연구하고 산업화한 산실이다.
 한국 야생화 연구의 본산이 된 구례군농업기술센터 내 야생화 학습원. 정연권 소장이 30여 년 동안 몸담으면서 야생화를 연구하고 산업화한 산실이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압화에 일찍이 관심을 가진 지자체가 구례군이다. 2000년부터 압화 표본을 만들어왔다. 야생화 연구가 목적이었다. 2002년에는 처음으로 전국 야생화 압화 공모전을 열었다. 이후 대상의 훈격을 대통령상으로 높이고, 공모전 이름도 대한민국압화대전으로 바꿨다.

압화 전시관을 짓고 압화의 상설 전시시대를 연 것도 구례군이었다. 6월 23일 문을 연 한국압화박물관도 그 연장선상이다. 단순히 압화를 전시·홍보하는 데 머물지 않고, 압화의 역사를 정리하고 자료를 보존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6월 23일 문을 연 한국압화박물관 전경. 박물관은 전시실과 수장고, 체험교육실 등으로 이뤄져 있다. 구례군농업기술센터에 자리하고 있다.
 6월 23일 문을 연 한국압화박물관 전경. 박물관은 전시실과 수장고, 체험교육실 등으로 이뤄져 있다. 구례군농업기술센터에 자리하고 있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한국압화박물관 전시실 풍경. 지난 6월 24일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이 전시된 압화 작품을 보고 있다.
 한국압화박물관 전시실 풍경. 지난 6월 24일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이 전시된 압화 작품을 보고 있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한국압화박물관은 지리산 자락, 구례군농업기술센터에 들어섰다. 887㎡ 규모의 전시실을 비롯 수장고, 체험교육실, 기념품점 등으로 이뤄져 있다. 박물관에 등록된 유물은 압화 작품 217점과 채집 도구 40점, 압화 표본 415점, 관련 도서 33점, 기타 26점 등 모두 731점에 이른다.

전시실에서는 다양한 압화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국내·외 작가들의 대한민국압화대전 수상작이 전시돼 있다. 압화를 이용한 생활소품과 장식품도 전시됐다. 국내 압화 도입기인 1980년대 양정인 작가의 압화 작품도 귀하다. '이게 진짜 압화일까' 싶은 작품이 부지기수다.

박물관의 짜임새도 알락달락 알차다. 관광특구 구례의 또 다른 볼거리다. 앞으로 여행객들의 발길을 불러들일 곳이다.

한국압화박물관 전시실 풍경. 대한민국압화대전 역대 수상작 전시 코너다.
 한국압화박물관 전시실 풍경. 대한민국압화대전 역대 수상작 전시 코너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한국압화박물관 전시실에서 만난 압화 생활소품들. 벽시계 안에 흘러간 그리움의 시간을 압화로 표현한 작품이 눈길을 끈다.
 한국압화박물관 전시실에서 만난 압화 생활소품들. 벽시계 안에 흘러간 그리움의 시간을 압화로 표현한 작품이 눈길을 끈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한국압화박물관 개관을 이끈 정연권 소장은 야생화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로 산업화를 이끌며 '야생화박사', '꽃소장'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지리산 자락에 지천인 들꽃을 돈으로 만들어낸 당사자다.

공직에 몸담은 30여 년 동안 지리산의 야생화 연구에 매달려 산업화했다. 꽃꽂이에서 출발해 화분으로, 생태·조경용으로 키웠다. 야생화에서 뽑아낸 액으로 향수를 만드는 등 신소재 산업으로 발전시켰다.

정 소장은 또 들꽃을 말려 만든 압화로 야생화를 자연생태 조형예술로 승화시켰다. 전국 처음으로 야생화 압화 공모전을 연 것도 그의 아이디어였다. 구례농업기술센터에 지리산과 섬진강을 본뜬 야생화 학습원을 조성하고, 야생화 연구소를 설립한 것도 그였다.

최근에는 쑥부쟁이 등 야생화를 식품산업에 적용, 산업화에 성공했다. 쑥부쟁이 나물과 돌솥밥, 떡, 국수, 머핀 등이 그것이다. 지리산 야생화로 지역의 이미지를 높이고 부가가치도 한층 높였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정연권 구례군농업기술센터 소장이 한국압화박물관의 수장고에서 압화 표본을 꺼내고 있다. 정 소장은 지리산 자락 야생화 연구에서부터 산업화까지 이끌면서 '야생화 박사' 별칭을 얻었다.
 정연권 구례군농업기술센터 소장이 한국압화박물관의 수장고에서 압화 표본을 꺼내고 있다. 정 소장은 지리산 자락 야생화 연구에서부터 산업화까지 이끌면서 '야생화 박사' 별칭을 얻었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태그:#한국압화박물관, #압화, #정연권, #구례군농업기술센터, #야생화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행복의 무지개가 가득한 세상을 그립니다. 오마이뉴스 박혜경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