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오마이뉴스> 본사에서 <오마이뉴스> 주최로 열린 제 9회 '나홀로 입학생에게 친구를' 행사에 초등학교1학년 어린이 등과 학부모, 교사들이 개그맨 김정수씨 의 사회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나홀로 입학생엑 친구를 행사는 도서산간 지역 학교의 1인 입학생들을 초청해 새로운 친구들과 함께 체험학습의 기회를 마련 한 행사이다.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오마이뉴스> 본사에서 <오마이뉴스> 주최로 열린 제 9회 '나홀로 입학생에게 친구를' 행사에 초등학교1학년 어린이 등과 학부모, 교사들이 개그맨 김정수씨 의 사회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나홀로 입학생엑 친구를 행사는 도서산간 지역 학교의 1인 입학생들을 초청해 새로운 친구들과 함께 체험학습의 기회를 마련 한 행사이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입학식 몇 명이랑 했어요?"
"0명이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입학식이란 수많은 친구들, 학부모들과 선생님들로 가득 찬 운동장의 기억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혼자, 혹은 몇 명 되지 않는 학생들만으로 입학식을 치르는 학교들이 있다. 친구가 0명. 학년 전체를 통틀어 나 혼자만 입학을 한다면 어떨까. 선생님의 사랑을 독차지 할 수 있지만 외로울 수도 있는 아이들.

그들을 위해 <오마이뉴스>가 6월 22일부터 24일까지 제9회 <나홀로 입학생에게 친구를> 행사를 진행했다. 지역에서 동갑내기 친구 없이 홀로 입학하는 초등학교 학생들을 서울로 초청하여 또래 친구와 함께 하는 추억을 만들어주는 행사로 2008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이어지고 있다.

올해에는 강원 평창·양양·삼척·춘천, 전남 진도·곡성·여수·완도, 전북 부안, 충북 보은에서 16명의 학생들이 참석했다. 여기에 학부모, 선생님, 누나를 따라 올라온 5살 동생까지 합쳐 총 28명의 참가자들은 2박3일간 6명의 인솔자 선생님과 함께 놀이공원, 과천과학관을 돌았다.

우리 벌써 친구에요!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오마이뉴스> 본사에서 <오마이뉴스> 주최로 열린 제 9회 '나홀로 입학생에게 친구를' 행사에 초등학교1학년 어린이 등과 학부모, 교사들이 개그맨 김정수씨의 사회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나홀로 입학생에 친구를' 행사는 도서산간 지역 학교의 1인 입학생들을 초청해 새로운 친구들과 함께 체험학습의 기회를 마련한 행사다.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오마이뉴스> 본사에서 <오마이뉴스> 주최로 열린 제 9회 '나홀로 입학생에게 친구를' 행사에 초등학교1학년 어린이 등과 학부모, 교사들이 개그맨 김정수씨의 사회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나홀로 입학생에 친구를' 행사는 도서산간 지역 학교의 1인 입학생들을 초청해 새로운 친구들과 함께 체험학습의 기회를 마련한 행사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모두가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 모인 시각은 오후 2시. 1시간 동안 진행된 입학식에서 개그맨 이정수씨는 재미있는 입담으로 모두의 긴장을 풀어놓았다.

"친구는 어디에서 왔어요?"
"(잘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섬이요."

친구들이 가득한 강당이 어색한지 대답을 하는 아이들의 목소리에는 부끄러움이 가득했다. 옆 친구와 이야기를 하다가도 마이크가 가까이 오자 입을 꾹 다물었다. 아직 또래 친구들이 어색한 몇몇 아이들은 자꾸 뒤를 돌아보며 엄마 혹은 선생님을 찾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정수씨의 능숙한 진행으로 서로서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말문을 열자 아이들은 금세 "옆에 있는 친구랑 같은 학교에서 왔어요?"라는 질문을 할 만큼 친해졌다.

"학교에 친구는 없어요. 대신 3, 4학년 오빠들이 있어요."
"저는 부자가 되고 싶어요."

30분 정도 이어진 서로의 소개가 끝나갈 무렵, "선물이 있다"는 이정수씨의 말에 아이들의 함성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쇼핑백 안 한가득 들어있는 책과 학용품을 본 아이들은 본인의 허벅지 위 훌쩍 올라오는 큰 쇼핑백을 두 손 꼭 쥔 채 이정수씨와 기념촬영까지 마쳤고 에버랜드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다.

올때는 혼자 왔지만 양 손 가득 친구가

"비가 와도 재밌어요."

비가 와도 아이들의 설렘은 막을 수 없었다. 신나는 놀이기구, 사파리에서 만날 동물들을 생각하니 아이들의 발걸음이 자연스럽게 빨라졌다. 선생님들은 "뛰지 말아라", "우비를 잘 여며라" 걱정 하면서도 아이들을 바라보는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아이들의 설렘은 에버랜드 사파리에서 절정에 이르는 듯했다.

"앞에 보이는 백호는..."
"(와아아!)"

사파리 진행자의 말이 들리지 않을 정도의 함성이 계속 이어졌다. 왼쪽,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릴 때마다 호랑이, 사자, 곰 등 무서운 동물들이 나타나자 아이들은 버스 안에서도 고개를 빼고 보거나 이쪽 저쪽으로 몸을 옮기기도 했다.

사파리 안내가 끝나자 "더 보고싶다"던 아이들은 이제 놀이기구를 타러 가자는 말에 기꺼이 등을 돌렸다. 거리 퍼레이드를 하는 오후 8시 30분에 다시 만나기로 약속한 아이들은 조장 선생님의 인솔 아래 에버랜드 곳곳으로 흩어졌다. 다시 만난 아이들은 마치 한 반의 친구들처럼 손을 꼭 잡고 돌아왔다. 친구들과의 수다가 힘들지도 않은지 높은 목청은 여전히 줄지 않았다.

얼마나 신나게 놀았는지 머리가 땀으로 잔뜩 젖었고 몇몇 아이는 옷에 짜장면 소스를 잔뜩 묻혀 왔다. 한 조장선생님의 애처로운 지각예고도 있었다.

"범퍼카를 안 타면 아이들이 울 것 같아요. 조금 늦게 갈게요."

5살 영호는 놀이기구를 탄다고 빨리 달리다가 눈 앞의 기둥에 이마를 부딪혔다고 했다.

"영호가 앞도 안보고 뛰다가 기둥에 꽝 박았는데 금세 울음을 뚝 그치고 또 막 달리더라고요. 저렇게 좋은가보다 했어요. 하하하."

다들 영호의 이마를 예쁘게 쓰다듬었다.

친구들과 있는 아이를 보니 하나도 힘들지 않아요
22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에서 <오마이뉴스> 주최로 열린 제 9회 '나홀로 입학생에게 친구를' 행사에 초등학교1학년 어린이 등과 학부모, 교사들이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나홀로 입학생엑 친구를 행사는 도서산간 지역 학교의 1인 입학생들을 초청해 새로운 친구들과 함께 체험학습의 기회를 마련 한 행사이다.
 22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에서 <오마이뉴스> 주최로 열린 제 9회 '나홀로 입학생에게 친구를' 행사에 초등학교1학년 어린이 등과 학부모, 교사들이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나홀로 입학생엑 친구를 행사는 도서산간 지역 학교의 1인 입학생들을 초청해 새로운 친구들과 함께 체험학습의 기회를 마련 한 행사이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22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에서 <오마이뉴스> 주최로 열린 제 9회 '나홀로 입학생에게 친구를' 행사에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 등과 학부모, 교사들이 함께 사파리 구경을 하고 있다.나홀로 입학생엑 친구를 행사는 도서산간 지역 학교의 1인 입학생들을 초청해 새로운 친구들과 함께 체험학습의 기회를 마련 한 행사이다.
 22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에서 <오마이뉴스> 주최로 열린 제 9회 '나홀로 입학생에게 친구를' 행사에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 등과 학부모, 교사들이 함께 사파리 구경을 하고 있다.나홀로 입학생엑 친구를 행사는 도서산간 지역 학교의 1인 입학생들을 초청해 새로운 친구들과 함께 체험학습의 기회를 마련 한 행사이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교육청에서도 이렇게 해주지 않는데... 고맙습니다."

선생님의 고마움 표현에 작은 학교의 처지를 알 수 있었다. 작은 학교를 위한 다양한 지원도 중요하지만 또래 아이들과 소통하는 자리가 필요했을 것이다.

"여건이 잘 안되나요?"
"아무래도 작은 학교니까요..."

먼 길을 동행한 한 선생님은 "내 아이라는 생각으로 키워서 그런지 이렇게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참 예쁘다"며 아이들을 따라와서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을 무색하게 했다. 이어 한 학부모는 "견학 나오면 좋죠. 섬인데. 근데 친구들 만나는 게 더 좋아요. 친구 만난다고 참 좋아했어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영호야. 집에 가고싶지 않아?"
"응. 여기 계속 있을래."

아이들은 다음날 일정으로 약 4시간에 걸쳐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천체투영관, 어린이탐구관 등 다양한 체험·견학을 한다. 오후 4시에는 드로잉 퍼포먼스 공연 <페인터스 히어로>를 관람한 후 밤에는 소감문을 쓴다. 이어 작별의 과정으로 롤링페이퍼도 쓴다.

한편 이번 행사 참가비는 전액 무료이며 비상교육, 보리출판사, 사계절출판사, 코모스유통이 후원했다.


태그:#오마이뉴스, #나홀로입학식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반갑습니다. 오마이뉴스에서 일하고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