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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남구 고래특구 장생포옛마을에 전시된 고래해체 모형
 울산 남구 고래특구 장생포옛마을에 전시된 고래해체 모형
ⓒ 고래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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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종으로 포경이 금지된 고래가 공공연히 불법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배경이 무엇인지를 진단해 보는 <오마이뉴스> 기사가 나간 후, 여러 곳에서 전화가 왔다. (관련기사 : '멸종위기' 고래 불법 유통, 왜 끊이지 않을까)

통화의 내용은, 인터넷 상에서도 고래고기 유통이 활개친다는 제보와, 고래 불법 포획과 유통을 막기 위한 나름의 제언이었다. 또한 고래고기 애호가의 항의성 전화도 있었다.

유명 인터넷 쇼핑몰서 판매 활개치는 '밍크고래'

포털사이트 검색결과 국내 유명 쇼핑몰과 함께 도시의 개별 식당의 고래고기 판매 홍보를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공통점은 모두 '양질의 밍크고래'라고 홍보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고래유통의 경우, 유통증명서가 발급된 정품에 한해 유통이 가능한데 수요를 맞출 수 있는지 의문이다.

한 쇼핑몰에는 '밍크고래고기(모듬3kg 300g) 1등급 69만4880원' 이라고, 또 다른 곳에서는 '밍크고래고기(모듬3kg 300g) 1등급 73만3000원'이라고 홍보하고 있었다. '밍크고래고기(모듬5kg) 1등급 판매가 112만9000원'이라는 곳도 있었다. 대부분 1kg 당 20만 원을 넘는다.

개별 쇼핑몰인 A쇼핑몰 측은 24일 "우리의 경우 포항 고래전문점에서 해경의 고래유통증명서가 발급된 정품에 한해 밍크고래를 엄선해 판매하고 있다"며 "인터넷에서 공개적으로 거래를 하는데 불법 포획된 고래를 어떻게 판매할 수 있겠나"고 밝혔다.

이어 인터넷 시장을 열어 놓고 당사자들이 물품을 판매·구입토록 하는 B대형쇼핑몰 측에 지난 23일 "이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고래고기가 해경의 유통증명서가 발급된 것을 판매하는지" 등을 물었다. 하지만 답을 주겠다던 B쇼핑몰 측은 이날 3차례의 전화 질문에 "답을 주겠다"는 말만 한 후 현재까지 연락이 없는 상태다.

이에 대해 울산경찰 측은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고래가 불법 포획된 것인지, 아니면 해경이 고래유통증명서를 발급해 적법하게 유통되는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면서 "이를 가리기 위해서는 유통되는 고래고기의 샘플을 채취해 해경이 보관하고 있는 유통증명서 발급 고래 DNA 와 비교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사가 나간 후 한 시민은 나름대로의 고래 불법 포획과 유통을 막기 위한 제언을 했다. 그는 "지역에서 실제로 경험해 보면, 해경의 해상 단속이 강화될 때는 불법 유통이 뜸하다, 단속이 느슨해지면 다시 불법 유통이 활개친다"면서 "해상에서의 철저하고 지속적인 단속이 대안이다"라고 말했다.

항의성 전화도 있었다. 한 고래고기 애호가는 "지자체에 정상적으로 고래고기 전문점으로 등록한 식당에서 자기 취향에 맞게 먹거리를 찾는데 이를 비판하는 것은 잘못됐다"면서 "사람마다 취향이 있는 것 아닌가, 자기 돈으로 사 먹는 데 왜 지적을 하나"라고 지적했다.

한편 해경은 수시로 해상에서 어선들을 대상으로 고래 불법 포획을 단속한다. 또한 경찰도 자체적으로 수사를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 지난 4월 6일 울산 북구 냉동창고를 덮쳐 냉동창고에 보관 중이던 밍크고래 27톤(밍크고래 40마리 상당)을 압수하고 선주와 유통업자 등을 검거한 것이 그 예다. (관련기사 : 고래축제 앞두고 불법포획 밍크고래 40마리분 적발)

울산경찰에 따르면 지난 5월 25일, 경찰이 밍크고래 불법포획 유통업자 및 식당업주 검거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한 후 곳곳에서 비난을 들어야 했다. "왜 4월에 적발한 것을 고래축제를 하루 앞두고 발표해 축제에 찬물을 끼얹나"는 항의였다고 한다.

경찰관계자는 "항의 중에는 '지금 울산에서는 조선업종이 위기에 몰려 지역경제가 어려운데 경제를 살려보자고 준비하는 축제에 찬물을 끼얹나 하는 비난도 있었다"며 "씁쓸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결국 경찰이 모처럼 불법 고래포획과 유통을 적발하는 개가를 올리고, 멸종위기 고래 포획 불법성의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했지만 일부 지역으로부터는 비난을 받는 아이러니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태그:#울산 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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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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