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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일 군포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프로그램실. 베트남, 중국, 러시아 등 다양한 국가에서 온 12명의 결혼이민자들이 자신의 꿈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6월 2일 군포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프로그램실. 베트남, 중국, 러시아 등 다양한 국가에서 온 12명의 결혼이민자들이 자신의 꿈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 이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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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많이 벌어서 2020년에는 좋은 자동차를 2025년에는 별장 같은 집을 사고 싶어요."
"내년부터는 통역사로 일하고 싶어요."

6월 2일 군포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프로그램실. 베트남, 중국, 러시아 등 다양한 국가에서 온 12명의 결혼이민자들이 자신의 꿈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운동을 열심히 해서 5년 후에는 모델 같은 몸매를 갖고 싶다는 이민자부터 지금까지 엄마로 아내로 살았는데, 커리어우먼이 되어 자신의 삶을 찾고 싶다는 결혼이민자까지 이들은 다양한 목소리를 냈다.

군포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센터장 신명희) 예은지 사회복지사는 "결혼이민자들의 취업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고 있다"며 "취업을 하려면 자신을 잘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 미래 설계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4회에 걸쳐 진행된 진로 프로그램에 참여한 애머씨(별칭)는 "앞에 나와 이야기할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내 꿈을 그려보고 실제로 발표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MBTI를 통해 성격을 제대로 알게 된 점도 수확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 "그동안 외로웠던 것이 사실"이라며 "다양한 나라에서 온 언니 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들으면서 혼자가 아니고 함께 하는 동료들이 있구나 느낄 수 있어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애머씨는 수강생들과 꿈을 찾아가는 과정을 계속해서 논의해 나가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군포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결혼이민자 취업을 위한 진로 프로그램에 이어 ITQ자격취득과정도 진행할 예정이다. 작년에는 관광통역안내사 양성교육, 바리스타교육, 다문화이해교육강사 양성교육 등도 진행했다.

바리스타 교육에서는 수료생 3명이 취업에 성공하기도 했다. 군포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앞으로도 구체적인 취업 프로그램을 통해 더 많은 결혼이민자 여성들이 직장을 가질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일곱 빛깔 무지개만큼 다양한 그들의 꿈
'자신감을 얻은 것이 가장 큰 수확

'희망찬 미래를 설계해요' 프로그램에서 만난 결혼이민자들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자신들의 꿈을 말했다. 20대 앳된 새댁부터 40대를 훌쩍 넘긴 주부까지 다양했지만, 꿈을 말할 때만큼은 얼굴에 홍조를 띤 것이 10대 소녀 같았다. 다양한 얼굴만큼 하고 싶은 일도 각인각색인 그들의 꿈을 들어봤다. 

5살 아이를 둔 애머(별칭)씨는 결혼 전 보험회사에 다녔지만 결혼 후에는 줄곧 육아에만 전념했다.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닐 정도로 컸으니 이제 취업을 하겠다고 말했다. 하루 종일 애만 바라보며 사는 삶이 답답하다고 했다. 그는 통역사가 되기 위해 자격증 취득을 준비 중이다. 9월에 있을 시험에 꼭 합격하기 위해 늦은 밤까지 공부하고 있다.

스튜어디스가 되고 싶다는 결혼이민자도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스튜어디스가 꿈이었다는 그는 실제로 항공사에 채용되는 기쁨을 누렸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은행에서 일하다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그는 꼭 스튜어디스의 꿈을 이루고 싶다고 했다.

중국에서 온 공주(별칭)씨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했다. 한국에서 내가 선생님이 될 수 있을까 반신반의 했는데, 이번 프로그램을 수강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중국어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그는 자기 꿈을 향해 조금씩 조금씩 앞으로 나가겠다고 말했다.

날씬한 몸매를 갖기 위해 열심히 운동하겠다는 로토(별칭)씨는 그렇게 하고 싶은 것을 하다 보면 직업으로 연결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결혼이민자의 꿈을 찾아 취업으로 연결시켜주는 것이 목적이었던 이번 프로그램에서 수강생 전원은 자신을 찾는 즐거운 여행이었다며 만족감을 표현했다.

우리나라 국제결혼 비율은 10%. 시골은 4쌍 중 1쌍이 국제결혼이다. 놀라운 속도로 국제결혼이 늘고 있지만 아직도 외국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왜곡되어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 여성을 바라보는 눈은 더욱 그렇다.

군포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관계자는 "결혼이민자 여성을 더 이상 가난을 피해 한국으로 온 불쌍한 여성들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고향을 떠나 2만리 먼 길을 건너온 모험심 강한 여성들이다."며 "이들이 자립해서 살아갈 수 있도록 꿈을 찾아가는 과정을 계속 지원하겠다"고 했다. 

덧붙이는 글 | 경기다문화뉴스에 게재될 예정입니다.



태그:#결혼이민자여성, #결혼이민자여성의꿈, #결혼이민자여성취업, #군포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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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밥 대표이자 구술생애사 작가.호주아이오와콜롬바대학 겸임교수, (사)대전여민회 전 이사 전 여성부 위민넷 웹피디. 전 충남여성정책개발원 연구원. 전 지식경제공무원교육원 여성권익상담센터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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