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순천시의 하수도 시설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갑자기 줄어든 월급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해 올 2월부터 월급 수령액이 40만 원 가까이 줄었기 때문이다.

순천시에는 일반직 공무원들과 달리 청소나 도로 보수, 하수도 준설, 교통단속 업무 등을 담당하는 무기계약직 노동자들이 있다. 일반 기업체로 보면 사내하청 노동자와 같은데, 업무의 지속성과 전문성 등을 이유로 처우가 개선되어 정년을 보장하고 있다. 

이 중 하수도 준설원은 순천시에만 7명이 있다. 순천시 하수도과 소속으로 일반직 공무원의 업무 지시에 따라 하수시설 유지 및 응급복구 업무를 담당한다. 순천시 무기계약직 관리규정에 따르면 하수도 준설원은 업무가 유사한 도로 보수원과 함께 무기계약직 '라' 직군에 포함된다.

이들 무기계약직 노동자들은 일반직 공무원과 달리 각 지자체별로 인력을 관리하고, 급여 지급 기준도 제각각이다. 그러다 보니 지자체별로 급여 편차가 크다. 전남 제1의 도시를 자랑하는 순천의 무기계약직 급여는 다른 시군과 비교해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전국민주연합노조가 조사한 2014년도 자료에 따르면 하수도 준설원과 같은 직군인 도로보수원의 경우 초과근무를 제외하고 전라남도가 연 3751만 원(19호봉 기준), 나주시 3503만 원(14호봉 기준), 함평군이 3454만 원(15호봉 기준), 담양군 3578만 원(15호봉 기준) 등의 수준이다.

하지만 순천시 도로보수원은 3097만 원(16호봉)으로 다른 지자체와 비교할 때 400만~600만 원 차이를 보인다. 그나마 도로보수원과 같은 직군에 포함된 순천시의 하수도 준설원은 2914만 원(16호봉)으로 순천시 도로 보수원에 비해서도 연 180만 원이나 적다. 

순천시 무기계약직들이 참여하는 민주연합노조가 2012년에 설립되었는데, 낮은 급여 보전 차원에서 월 36시간 범위 내에서 일과 시간 외 작업 대기시간이나 응급출동, 휴일근로 등의 명목으로 초과근무 수당을 지급해 왔다는 게 노조 측의 설명이다.

노조 측, "노사협약의 '임금 저하 금지' 위반"

그런데 지난 2015년 12월 28일에 사건이 발생했다. 순천시의 한 하수도 준설원은 "당시 민원이 접수된 하수도 시설 응급복구를 이미 마쳤는데, 사정을 미쳐 파악하지 못한 하수도과 담당 공무원이 또 출동할 것을 지시하자 한 준설원이 반발하여 갈등이 있었다. 그 일이 있은 후 나머지 준설원에 대해서도 초과근무를 하지 못하게 했다"고 말했다.

종전에는 7시 30분에 미리 출근하면 1시간 30분을 초과근무로 인정해 주던 것을 그 사건이 있은 후 이틀 만에 공문을 보내 2016년 1월부터는 오전 초과근무를 할 수 없게 했다는 것. 이들의 급여 지급대장을 분석한 결과, 실제 2015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016년 상반기에는 월 30만~40만 원 정도가 깎였다.

하수도 준설원들은 "문제가 있는 직원이 있으면, 그에 대한 책임을 물으면 될 일인데, 나머지 준설원까지 모두 초과근무를 못하게 하는 것은 공무원의 갑질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이들은 "우리와 같은 '라' 직군인 순천시 도로 보수원은 지금도 오전 업무대기시간을 초과근무로 인정받고 있어 급여 차가 더 커졌다"고 말했다.

한 준설원은 "이번 임금 삭감 조치는 노조와 순천시가 체결한 노사협약 제3조 '임금저하 금지' 중 '임금총액을 저하시키지 않는다'는 조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순천시 담당부서 관계자는 "준설원과의 갈등 때문에 초과근무를 없앴다는 것은 오해"라며 "올해 1월부터 초과근무의 업무효율을 높이고, 초과근무를 실질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전환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수도 준설원들이 실질적인 임금 하락에 대한 이의를 제기할 수는 있겠지만, 우리도 조직 운영차원에서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절기로 접어들면서 응급출동이 많아지면 회복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순천광장신문에도 함께 보도합니다



태그:#순천시, #하수도, #무기계약, #임금 삭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