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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이 '희망퇴직 칼'을 빼든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사측이 '희망퇴직'을 단행한 것으로 보고 사측을 항의방문했다.

이에 사측은 "희망퇴직 공고를 낸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측이 '고용안전'을 약속한 지 9개월만에 희망퇴직이 거론되고 있어, 노동 현장이 술렁거리고 있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노동자들 사이에 2일부터 '희망퇴직 모집'이란 문자 메시지가 나돌았다. 노동자들 사이에서 나돌고 있는 문자메시지를 보면, 그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이다.

문자메시지에는, '희망퇴직은 6월 23일까지 받고, 6월 30일에 나가는 조건'으로 되어 있으며, '7월 진행분은 위로금이 뚝↓'이라는 내용이 들어 있다.

그뿐만 아니라, '직전 3년 평균고가 C+, 50세 이상, 고과누락 2회 이상, 이 중 하나라도 있으면 대상자'라는 등 희망퇴직 대상자를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다.

위로금 액수도 제시됐다. 대리와 과장, 차장, 부장의 위로금이 '최대 1억 3000만 원에서 2억 원'이다. 그러면서 '희망퇴직이 7월로 넘어가면 위로금이 많이 줄어든다'고 덧붙였다.

삼성중공업 노사는 지난해 9월 임금협상을 마무리지으면서 '고용안정 약정서'에 합의했다. 이 문자메시지가 사실이면, 고용안전 합의 9개월만에 사측이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것이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노동자들 사이에서 '희망퇴직' 문자메시지가 나돌자, 3일 오전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 사무국장이 대의원한테 '긴급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노동자들 사이에서 '희망퇴직' 문자메시지가 나돌자, 3일 오전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 사무국장이 대의원한테 '긴급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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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 사무국장은 3일 대의원한테 '긴급'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 문자 메시지는 "강제희망퇴직 관련 카톡 찌라시가 어제(2일) 협의회에서 파악한 바 인사기획에서 각 팀장에게 전달된 사실이 확인되어, 금일 아홉시에 선전차 대동하여 인사기획에 항의방문"이라 되어 있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 사무국장은 "지난해 9월 임금 협상 합의하면서 고용안정 협약을 맺었다"며 "어제 희망퇴직 관련 문자메시지가 나돌았다. 오늘 '긴급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은 맞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삼성중공업 사측 관계자는 "희망퇴직 문자메시지가 나돌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내용은 부인했다. 그는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희망퇴직 공고를 낸 사실은 없다"며 "회사는 상시 희망퇴직이고, 작년과 재작년에도 상시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일반노동조합 김경습 위원장은 "지난해 회사는 강제 인력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며 "이번에는 희망퇴직을 빙자한 강제퇴직이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동자들 사이에 어제부터 희망퇴직 문자메시지와 관련해 말이 많다"고 전했다.

삼성중공업은 많은 부실이 발생했고,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자구안을 내기도 했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노동조합이 아니기에 '노동3권'을 법적으로 보장받지 못한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 정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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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삼성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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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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