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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공주시 소학동 신공주대교 인근 강변도로 포장을 위해 정비해 놓았다.
 충남 공주시 소학동 신공주대교 인근 강변도로 포장을 위해 정비해 놓았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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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도 출입하지 못하고 버려진 도로에 시멘트 포장을 하고 있다. 더욱이 이곳은 출입하지 못하도록 입구에 쇠파이프를 박아 놓았다. 무슨 공사를 하는지 물어봐도 말도 안 하고 안내 표지판도 없다."

제보를 받고 찾아간 금강 우안, 충남 공주시 소학동 인근 신공주대교 상·하류의 제방 도로가 파헤쳐지고 있었다. 이곳은 옛 국토 32호선 옆 비포장 강변 제방 도로로 차량이 출입하지 못하도록 입구에는 차단봉이 설치된 구간이다. 반대쪽은 인도와 연결되어 있다.

31일 취재를 위해 찾아간 이곳은 레미콘 차량이 줄지어 들락거리고 있다. 도로를 밀어 평탄작업을 해놓고 비닐을 깔아 놓은 구간에 레미콘이 들어오자 시멘트를 붓기 위해 작업자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제보자의 말처럼 어떤 목적으로 무슨 공사를 하는지 당연히 세워져야 할 공사안내 표지판도 없었다. 작업자에게 물었으나 "모른다, 어디에서 나왔느냐?"만 되풀이 했다. 공주시에 확인하고 나서야 논산국토관리사업소가 공사하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충남 공주시 소학동 인도와 맞닿는 구간으로 시멘트 도로포장 공사를 위해 바닥에 비닐을 깔아 놓았다.
 충남 공주시 소학동 인도와 맞닿는 구간으로 시멘트 도로포장 공사를 위해 바닥에 비닐을 깔아 놓았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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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국토관리사업소 담당자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제방관리형 도로포장을 하고 있다. 단계적으로 봐서 긴급사태에 응급차량이 드나들 수 있도록 점차적으로 해나가고 있다. 포장해야 관리가 되고 잡풀도 없다. 국가 하천 기준에 맞춰서 그런 식으로 포장하고 있다"며 "신공주대교 구간이 1350m 구간과 우성면 옥성리 구간까지 공주지역 총 세 곳에서 공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3주 전부터 공사를 시작했으며 1억 7천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들며 6월 말까지 공사를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사 안내판 미설치에 대해서는 "오늘 공사를 중단하겠다. 내일 표지판을 세우고 공사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차량출입을 막기 위해 차단봉을 세웠던 곳으로 관리도로로 이용하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지난 4월 사진.
 차량출입을 막기 위해 차단봉을 세웠던 곳으로 관리도로로 이용하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지난 4월 사진.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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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4대강 사업으로 강물이 썩어가는데 관리차량을 위한 이런 막대한 예산투입은 말도 안 된다, 근본적인 수질대책이나 환경개선대책, 필요 없는 시설물 철거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 지역주민이 이용할 편의 시설도 아니고, 단순시설물에 유지보수를 위한 추가적인 건설과 포장은 잘못된 4대강 사업을 위해 지속해서 국민의 혈세를 강에 쏟아붓고 낭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런 유지보수 예산보다는 4대강의 근본적인 수질, 생태계의 변화에 따른 대책을 세우는 예산, 보 철거를 위한 조사와 실행할 집행 예산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며 "안내표지판도 없이 도둑고양이처럼 하는 그런 공사는 지금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으로 통하는 구간을 쇠사슬로 다 막아 놓아서 구조하는데 지체되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지난달 금강에 뛰어든 사람을 구하기 위해 출동했던 소방관의 말이 떠오른다. 정부는 4대강 준공 이후 1년 만에 1천만 명이 다녀갔다고 대대적인 홍보에 박차를 가했다. 그러나 현실은 이와 정반대다. 사람들이 출입하면 훼손된다는 이유로 강변으로 들어가는 곳곳은 쇠파이프를 세우고 사람들의 출입을 막고 있다.

한 달에 한두 차례 출입하는 도로를 위해 관리 편의만 생각해 포장하는 것을 두고 전형적인 예산낭비의 사례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태그:#4대강 사업, #예산 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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