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베이징의 제1의 교육 특구 지역이라 불리는 하이덴취(海淀區) 일대에 조성된 사설 창업 교육 전문 학원의 모습.
 베이징의 제1의 교육 특구 지역이라 불리는 하이덴취(海淀區) 일대에 조성된 사설 창업 교육 전문 학원의 모습.
ⓒ 임지연

관련사진보기


중국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창업 사교육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양상이다.

2016년 5월 현재 중국 전역에서 청소년을 겨냥한 창업 사설 교육 학원의 수는 총 5천여 곳에 달한다. 중국에서의 이 같은 창업 교육 열풍은 정부가 '스산우(十三五, 제13차 국가경제개발계획)'에 창업 진흥책을 포함시키면서부터 시작됐다.

실제로 지난해 5월에는 중국청소년창업교육연맹(青少年创客教育联盟)이 설립되는 등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뜨거운 상황이다. 5천여 곳의 청소년 대상 창업 학원 가운데 약 1천여 곳에 달하는 사설 학원이 베이징에 곳곳에 포진해 운영 중이며, 그 중 상당수가 베이징 서북쪽 하이덴취(海淀區) 인근에서 성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 일대에는 베이징 대학 부설 초중등학교와 인민대학 부속 초중학교 등이 소재, '베이징의 대치동'이라 불리며 중국 제1의 교육 특구로 유명세를 얻은 지역이다.

해당 초중학교 출신들이 베이징대, 칭화대, 인민대 등 명문대 진학률이 매년 고공행진을 기록한다. 때문에 이 학교에 자녀를 입학시키려는 학부모들의 편법적인 거주 이전 문제로 큰 몸살을 앓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6세부터 창업 교육 학원으로...

 베이징의 제1의 교육 특구 지역이라 불리는 하이덴취(海淀區) 일대에 조성된 사설 창업 교육 전문 학원의 모습.
 베이징의 제1의 교육 특구 지역이라 불리는 하이덴취(海淀區) 일대에 조성된 사설 창업 교육 전문 학원의 모습.
ⓒ 임지연

관련사진보기


지난 23일 이 지역 청소년을 상대로한 창업 교육학원이 밀집한 일대를 방문했다. C 학원에서는 이미 십여 명의 학부모들이 상담을 받고 있었다.

학원 내부에 들어서자, 벽면에는 국제로봇올림피아드(IROC) 중국위원회라는 푯말과 함께 '퍼스트 레고 리그(FLL), 수업 마감 및 대기자 명단', '벡스(VEX) 로보틱스 대회, 수업 마감 및 대기자 명단', '벡스 IQ 세계 챔피언십 대회(VEXIQ), 수업 마감 및 대기자 명단'이라는 게시물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이후 안 쪽 긴 복도를 따라 십여 곳의 작은 강의실이 연결돼 있고, 각 강의실에서는 십수 명의 초·중등학생들이 실험 교구와 기자재를 활용해 로봇 만들기 등 다양한 훈련을 진행 중이었다.

학원 수강은 6세부터 가능하다. 6세 아동의 경우 주 4회 수업을 수강하게 된다. 이후 10세부터는 주 5회, 13세부터는 주 6회의 수업을 받게 된다. 이 같은 형식으로 유아부, 초등 저학년 반의 경우 일주일에 4~6회, 1회에 60~90분씩 진행되며, 초등 고학년 학생과 중학생의 경우 90~120분의 수업이 진행된다.

문제는 해당 수업의 수강료는 8800위안(약 160만 원)으로 고가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중, 주말에는 수강을 문의하는 학부모들의 발길이 잦아, 상담을 받기 위해서는 예약이 필수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해당 학원에서 1년째 창업 관련 교육을 받았다는 정아무개(13세)양은 "같은 수업을 듣는 학생이 약 60여 명 정도다, 한 반에 적게는 5명에서 많게는 15명까지 있다"면서 "주로 발명 기술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해당 학원 관계자 설명에 따르면 "중국의 아이들은 과거 전 세계에서 가장 창의력이 없는 집단 중 하나로 꼽혔으나, 창업 교육 진흥을 위한 사설학원들을 통해 아이들의 창조 정신이 크게 배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설 학원 내에 종사하는 강사들 가운데는 미국의 실리콘밸리에서 수년의 경력을 가진 창업 전문가도 있다"면서 "일선 교육 현장에서 오랜 교사 경력을 가진 전문 강사진들이 일명 '러닝 바이 메이킹'(Learning By Making)로 불리는 창의력 배양을 위한 각종 훈련을 전개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학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창업 교육은 지금껏 입시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창조력과 혁신 능력 배양에 대한 사고력을 키우는 데 중점이 있다"면서 "글로벌한 시대에 창조력 증진이야말로 가장 필요한 교육 목적이다"고 강조했다.

창업 열풍? 그보다는 "명문대 입시 때문에"

 베이징의 제1의 교육 특구 지역이라 불리는 하이덴취(海淀區) 일대에 조성된 사설 창업 교육 전문 학원이 들어선 건물 모습. 해당 상가 부근에는 A~E까지 총 5 곳의 각기 다른 건물들이 들어서 있으며, 각 건물마다 두 세 곳에 달하는 청소년 창업 교육 사설 학원이 운영 중이다.
 베이징의 제1의 교육 특구 지역이라 불리는 하이덴취(海淀區) 일대에 조성된 사설 창업 교육 전문 학원이 들어선 건물 모습. 해당 상가 부근에는 A~E까지 총 5 곳의 각기 다른 건물들이 들어서 있으며, 각 건물마다 두 세 곳에 달하는 청소년 창업 교육 사설 학원이 운영 중이다.
ⓒ 임지연

관련사진보기


하지만 문제는 해당 학원에서 진행되는 수업이 표면적으로는 창업 및 창의력 배양을 위한 수업으로 포장돼 있지만, 실상은 상당수 학원이 입시를 겨냥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필자가 만난 학원 관계자 역시 해당 학원에서 진행하는 수업이 명문대 입시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학원 관계자는 "학원에서는 매년 수차례 미국, 캐나다 등에 소재한 대학에서 개최되는 다양한 로봇 대회를 겨냥한 수업을 진행 중이며, 대회에서 수상할 경우 국내외 대학 진학 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중국 대입시험 '까오카오(高考)'와 고등학교 입학시험인 '중카오(中考)'에서는 지금껏 이들 사설학원이 소개하는 각종 해외 대회에서 입상한 학생에게 20점의 가산점을 지급해 온 바 있다. 더욱이 총점이 750점인 까오카오에서 가산점 20점은 대학 입시 성공의 승패를 결정짓는 기준으로 작용해왔다.

하지만, 해당 가산점 제도가 부정 입학 문제 등을 양산할 우려가 높다는 지적에 따라, 중국 교육부는 지난해 해당 시험에서부터 이 같은 해외 대회 입상자에 대한 가산점 항목을 폐지 조치한 바 있다.

다만, 까오카오와 중카오의 성적이 동점인 지원자를 심사할 시에 국내외 대회 수상내력을 비교해 선발하는 등 대회 수상자에 대한 사실상의 우위를 인정해오고 있다는 것이 해당 학원 측의 설명이다. 

때문에 상당수 청소년 창업 교육 사설 학원에서는 표면적으로는 창업 교육 및 해외 대회 출전이라는 교육 목표를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입시 위주의 교육을 진행하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상당수 창업 사설 학원에서는 9세에서 16세까지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FLL(FIRST LEGO League, 퍼스트 레고 리그)수업', VEX(벡스 로보틱스 대회)수업, VEXIQ(VEX IQ 세계 챔피언십 대회)수업 등 해외에서 개최되는 대회를 전문적으로 준비하는 수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해당 반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특강료를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 실정이다. 그런데도 해당 수업은 이미 모집이 종료됐으며,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것조차 수월하지 않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창의력을 입시 교육으로 키운다?

인근에 자리한 또 다른 창업 교육을 표방하고 있는 'R' 학원 총 책임자는 현재 중국에 불고 있는 창업 교육 사설 학원 열풍에 대해 "지난 2010년 처음 문을 연 이후 5년 만에 중국 전역에 분점 45곳을 추가로 개설해 운영 중이다, 현재로서는 성공적인 운영을 이어오고 있다"며 향후에도 이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계속 늘 것으로 전망했다.

적게는 6세부터 시작되는 창업 사설 학원 교육에 대한 중국 전역에서 불고 있는 열풍에는 중국 정부가 조성한 지나친 '창업 만능주의'가 낳은 현상으로 보인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인터넷+'라는 시대적 요구에 맞춰, 초중학교를 중심으로 한 창업 교육을 전면적으로 실시, 현재 베이징, 선전, 톈진, 상하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소재하고 있는 300여 곳의 학교에서 시범적으로 창업 교육을 교과목으로 채택했다. 이를 통해 일선 학교에서는 해당 교과목 채택으로 인해 향후 상당수 학생들이 일명 '창업 메이커'로 불리는 청년 창업가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를 모으고 있는 분위기다.

해당 교과목에서는 과학 기구를 활용한 실험, 창의력 사고 증진 수업 등을 증진시키는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된다고 전해졌다.

또 수업 내용에는 3D인쇄기, 로봇 훈련기구, 전파 방향 탐지기를 활용한 실험 등 다양한 활동이 포함돼 있으며, 베이징에 자리한 한 특수교육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실험, 조립, 완성한 로봇 제품은 매년 3월 미국에서 개최되는 'FRC로봇선발대회'에 출전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열풍에도 불구하고 사설 학원들이 지향하는 바가 중국 정부가 본래 의도한 창업 교육에서 벗어나 여전히 입시 위주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과 이들 학원의 수강료가 수천 위안에 달하는 고가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또 다른 사회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대부분의 사설 학원이 겨냥한 교육 대상자의 연령이 적게는 6세부터 시작되는 점에서, 창업 교육이라는 명분하에 또 다른 폭력을 낳은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할 때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가깝고도 먼 나라, 중국 베이징에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좋은 사람'이 '좋은 기자'가 된다고 믿습니다. 오마이뉴스 지역네트워크부에서 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