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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경 씨가 죽은 팔색조를 들어 보이고 있다.
▲ 죽은 채 발견된 팔색조 김영경 씨가 죽은 팔색조를 들어 보이고 있다.
ⓒ 정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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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식지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을 정도로 사람의 눈에 포착될 가능성이 극히 낮은 국제적 멸종위기종이자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제204호인 팔색조. 그래서 사람의 눈에 보이거나 카메라에 찍히는 것만으로도 뉴스가 되는 새가 팔색조다.

팔색조는 형형색색으로 아름답고 울음소리가 신비로워 탐조가들에게 인기가 높지만 직접 눈으로 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팔색조과에 속하는 전장 약 17~18㎝의 소형 조류인 팔색조는 제주와 남해안 등지에 주로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우리나라는 지난 1968년 5월 30일 종 자체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했다. 이처럼 희귀 천연기념물인 팔색조가 남양주지역 민가에서 발견돼 관심을 끌고 있다.

18일 오전 남양주시 조안면 북한강 변 운길산 산자락에 위치해 있는 한 한옥집(주인 김영경) 뒷마당에서 화려한 색을 띤 팔색조 한 마리가 발견됐다. 하지만 발견 당시 팔색조는 죽은 채 땅바닥에 쓰러져 있어 안따까움을 주고 있다. 이날 숨진 채 발견 된 팔색조는 전신 길이가 약 17cm 정도로, 수놈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김영경씨는 팔색조가 집 뒤 숲에서 집 투명유리가 있는 것을 모르고 집으로 날아들다 유리에 부딪혀 숨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새들의 피해는 아파트나 대형건물 유리 등에서 종종 나타나는 것으로, 이날 발견된 팔색조도 유리에 부딪혀 숨져 땅바닥에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집 뒷마당에서 팔색조를 발견한 김영경 씨(오른쪽)와 숨진 채 땅바닥에 놓여 있는 팔색조
▲ 숨진 팔색조(왼쪽)와 팔색조를 발견한 김영경 씨 자신의 집 뒷마당에서 팔색조를 발견한 김영경 씨(오른쪽)와 숨진 채 땅바닥에 놓여 있는 팔색조
ⓒ 정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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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색조는 주로 제주도나 경남 거제와 전남 완도, 보길도 등 남해안 일부에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지난 2011년 6월 경기도 포천시 소재 광릉 국립수목원에서 발견돼 큰 이목을 끌었다. 당시 이 팔색조가 광릉수목원에 일시적으로 번식하고 있는지, 지속적 번식하고 있는지 관심이 쏠렸다. 국립수목원에서 발견되기 전까지 우리나라의 팔색조 번식지 최북단은 2005년 대전이었다.

팔색조가 지난 2011년 6월 남양주 접경 지역인 포천에서 발견된 이후 발견된 보고가 없다. 이번에 남양주지역에서 발견됨에 따라 팔색조가 남양주와 포천 등 경기북부지역에 지속적으로 번식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정을 할 수 있게 됐으며, 이 경우 팔색조가 어떤 이유나 조건으로 경기북부지역에 번식하고 있는지와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이동경로 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또 이번에 숨진 팔색조가 광릉 국립수목원에 번식하던 게 아닌가 하는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기도 하다.

팔색조는 지렁이를 주 먹잇감으로 하기 때문에 강우량이 많은 날 주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남양주 조안에서 발견된 18일은 날씨가 화창해 이같은 설을 무색케 하고 있다. 또 주택이 많은 민가에 나타난 것도 팔색조의 습성을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팔색조를 발견한 김영경씨는 아름답고 귀한 팔색조가 죽어 안타깝다며, 집 뒷마당에 정성을 들여 묻어주겠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본 기사는 지역 인터넷신문 남양주타임즈에도 동시에 게재되었습니다.



태그:#팔색조, #국제적 멸종위기종 팔색조, #남양주 팔색조, #천연기념물 팔색조, #남양주타임즈 팔색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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