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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3당 원내 지도부 회동에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지원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 박대통령,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3당 원내 지도부 회동에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지원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 박대통령,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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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13일 오후 8시 27분]

대통령과 원내 3당의 대표가 분기마다 만나기로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4·13 총선 참패로 잃어버린 국정운영 동력을 '협치'로 회복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남북관계 개선, 노동개혁,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등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선 의견대립만 확인됐다.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 회동은 13일 오후 3시 경부터 약 1시간 반 동안 열렸다. 청와대와 3당 회동 참석자들이 전한 내용을 종합하면 ▲ 분기 1회 대통령 - 3당 대표 회동 정례화 ▲경제부총리 – 3당 정책위의장 민생경제 현안 점검회의 개최 ▲ 정부의 안보상황 정보 국회와 공유 ▲ '임을 위한 행진곡' 5·18 기념식 제창곡 지정 검토 등이 성과로 꼽힌다.

대통령과 여야 대표 정례회동은 여야 원내대표들의 제안에 박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화답한 결과물로 보인다. 이날 회동 모두발언에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을 반영해 국정운영의 방식을 소통형으로 변화시키고 의회의 자율성을 존중해 달라"고 했고,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4·13 총선의 민의는 협치와 소통이다. 국민과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길 바라는 것"이라고 건의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정치권의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의 (원내대표들의) 말씀들이 있자, 대통령께서는 즉각 '정례회동을 1분기에 1회씩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이 모여 폭넓은 국정현안들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소통의 장을 만들자'고 해서 모두 크게 만족스러워하는 반응이었다"고 설명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3당 여야원내지도부 회동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 정진석 "성과 거뒀다고 생각한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3당 여야원내지도부 회동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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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와 여야 대표들의 정례 회동이 큰 그림을 그린다면, 경제부총리와 3당 정책위의장 간 민생경제 현안 점검회의는 관계부처 장관과 3당의 정책위의장들이 수시로 만나 해운·조선산업 구조조정 등 경제 현안 해법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한 관련 동향 등 정부의 안보상황 정보를 국회와 공유하는 등 이날 회동에서 박 대통령은 남은 임기 국정운영에 '협치'의 이미지를 연출하기 위해 야당의 요구에 적극 호응한 걸로 평가된다.

청와대 관계자도 이날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진전된 안이 나오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며 "특히 박 대통령이 민생경제를 위해서 경제부총리와 3당 정책위의장간 민생경제 점검을 위한 회의를 바로 받아들이시고 얘기하신 것, 또 3당 대표와의 정례회동을 하고 필요하면 더 자주 하겠다고 말씀하신 것, 안보문제에 대해 안보상황과 정보에 대해 공유하라고 하고 정부도 노력하겠다고 한 이런 말씀은 저희가 예상하지 못했던 말씀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 공식 제창곡으로 지정하는 문제는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와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대통령의 결단을 강하게 요구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찬성과 반대가 있다. 5·18행사나 정신이 국민을 통합해야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이 국민 분열로 이어지면 문제가 있다, 보훈처에 지시해서 좋은 방안을 강구토록 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일단 보훈처가 이 문제를 검토하는 상황은 됐지만 박 대통령이 '국민분열'을 거론하며 우려도 밝힌 만큼 보훈처의 방안이 공식기념곡 지정이 아닌 다른 안으로 제시될 가능성도 있다.

"북한 태도변화 선행돼야, 세월호 특조위 연장시 국민세금 많이 들어가"

이날 만남에선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정례 회동 등 평가할만한 성과가 있었지만 대통령과 야당 사이 인식의 벽과 의견대립을 확인한 사인이 더 많았다.

▲ 남북관계 개선 ▲ 세월호 사건 특별조사위원회 활동기간 보장을 위한 세월호 특별법 개정 ▲ 공공부문 성과연봉제 일방적 강요 등 야당 원내대표들이 제기한 현안에 대통령은 적극 반박했다.

야당 원내대표들은 현재의 남북관계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건의했다. 특히 박지원 원내대표는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등 선제적 대화공세로 한반도 문제를 주도하고 신성장 동력을 북한에서 마련하는 게 좋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강경한 어조로 "북한이 계속 핵을 보유하는 건 참으로 위험한 일이다. 국제사회에 이번만은 안 된다는 공감대가 있지 않느냐. 북핵문제는 이번 기회에 해결돼야 한다"면서 "대화를 계속해서 다람쥐 쳇바퀴 돌듯하면 결국 북한의 시간벌기를 허용하므로, 북한의 태도변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답했다.

세월호 인양 후에도 특조위가 활동할 수 있도록 세월호특별법을 개정해 활동기간을 보장해야 한다는 여야 원내대표의 주장에 박 대통령은 '세월호 특조위의 활동기간을 연장하면 국민의 세금도 많이 들어간다. 여기에 대한 찬반 여론이 있다'고 반대입장을 밝혔지만 결국 "국회에서 협의해서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과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도입 문제에 대해서도 야당 원내대표들은 "사회적 합의가 우선이며 일방적인 추진은 안된다"고 보조를 맞춰 강력비판하고 나섰지만, 박 대통령의 강경한 의지만 확인했다. 박 대통령은 '노동개혁도 해야 하고, 특히 공공기관에 성과연봉제를 도입해야만 민간으로도 전파된다. 그리고 공정한 평가 기준을 세워 실시하고 있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3당 여야원내지도부 회동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 우상호 "할말은 충분히 다 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3당 여야원내지도부 회동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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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원내대표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 특히 정부 책임 부분에 대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필요하다면 여·야·정 협의체를 꾸려서 거기서 규명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역제안했다. 우 원내대표는 회동 뒤 "현장에서 동의하지 못한다고 얘기하진 않았지만, 정부 책임 부분도 규명해야 하는데 정부가 참여하는 여·야·정 협의체로 밝힐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총선 뒤 공공기관에 대대적인 낙하산 인사가 예상된다며 "국민의당 1호 법안으로 낙하산 방지법을 통과시키겠다"고 예고했다. 사실상 낙하산 인사를 멈추라는 얘기였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사실상 낙하산 인사는 없다는 취지로 답하며 현재 공공기관 인사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공공기관 인사가) 검증절차가 까다롭고 통과가 안되는 경우도 많다"며 "전문성을 검증해서 하는데 정치인이라고 해서 기회를 차단해선 안된다"고 답했다.

우상호 "의미있는 진전", 박지원 "상당한 성과"

의견대립을 확인한 사안들이 더 많았지만 야당 원내대표들은 이번 회동의 의의를 높이 평가했다. 우 원내대표는 "여야 대표 정례회동, 경제현안회의 그런 회의체를 신설한 것은 의미있는 진전"이라며 "국회에서 법을 바꾸는 문제는 대통령의 재가를 받을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의회의 자율성을 해치지 않고 과거와 같이 하지만 않으면 앞으로 충분히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소통하겠다, 국회와 협력하겠다, 민의를 존중하겠다고 한 것은 상당한 성과"라고 평가하면서도 "구체적인 현안에 대해 답변 안한 부분들은 우리가 계속 노력하고 풀어가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3당 여야원내지도부 회동 결과를 브리핑 도중 박 대통령에 전달한 요구사항을 들어보이고 있다.
▲ 박지원 "대통령께 드릴 말씀 서면으로 전달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3당 여야원내지도부 회동 결과를 브리핑 도중 박 대통령에 전달한 요구사항을 들어보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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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청와대, #회동, #원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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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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