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26주년 세계노동절을 맞아 민주노총은 서울 대학로에서 2만여 명의 노동자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2016 세계노동절 대회'를 개최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이날 노동절 기념 집회는 전국 권역별로 개최됐고 전체 5만여 명이 참여했다.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대회사에서 최근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조선, 해운 업계 구조조정과 관련해 "경제위기를 불러온 정부와 자본에게는 면죄부를 주고, 열심히 일해 온 노동자가 그 책임을 모두 지라는 것"이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구조조정 칼춤이 아닌,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와 제조업강화특별법과 같은 적극적인 고용친화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 직무대행은 "민주노총은 노동절 대회를 시작으로 구조조정이 불러올 재앙을 막고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해 투쟁에 나설 것"이라며 "20대 국회 개원에 맞춰 관련 입법안을 제출하고 7월초 대규모 총파업과 총력투쟁에 나서자, 민주노총의 5대 핵심요구가 관철될 때가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 노동개악 폐기-노동장관 퇴진 ▲ 경제위기 주범 재벌책임 전면화 ▲ 최저임금 1만원 쟁취 ▲ 주35시간 노동제를 통한 일자리 만들기-나누기 ▲ 간접고용-특수고용 비정규직 및 교사공무원 노동기본권 보장 등 5대 핵심요구안을 발표했다.

연대발언에 나선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노동은 세상의 근본이고 사람을 아름답게 만드는 힘"이라며 "이 세상에서 하늘 대접을 받을 수 있는 게 딱 두 개가 있는데 하나는 밥이고 하나는 노동이다, 하지만 현재 노동자들은 수백 일째 하늘에서 고공농성을 하고 있고 대다수 노동자들은 비정규직으로 끝없이 떨어지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회찬 정의당 당선자는 "4·13 총선은 반노동적인 박근혜 정권에 대한 심판"이라며 "총선은 끝났지만 국민의 심판은 끝나지 않았다,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을 제대로 수렴하지 못한다면 더 가혹한 심판이 박근혜 정권에게 있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민심을 받아들인다면 4대 개혁과 양대지침(해고요건 완화, 취업규칙 변경)을 즉각 폐기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대학로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청계광장까지 행진했다. 행진은 대학로에서 출발해 종로5가, 종로1가를 거쳐 청계광장에 도착하는 동안 경찰과 충돌이나 대치 없이 평화롭게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노조 가입을 뜻하는 빨간우산을 맞춰 들거나 가면, 카트 같은 소품을 이용해 노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다양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대학로~청계광장 행진, 충돌 없이 평화롭게 진행

앞서 한국노총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5만여 명의 조합원이 참가한 가운데 '2대 지침 철폐, 노동법 개악 저지, 임단투 승리를 위한 5.1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지난 4.13 총선 결과는 오만과 독선의 길을 고집한 현 정권과 집권여당에 대한 노동자들의 준엄한 심판이었다"며 "그러나 박근혜 정권은 반성과 쇄신은커녕 노동개악의 미련을 버리지 못한 채 노동법 개악을 시도하고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에 대한 불법적인 2대 지침을 노동현장에 확산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정부가 강행 추진하고 있는 공공·금융기관의 성과연봉제에 대해 "실적 쌓기 경쟁과 조직내부의 줄 세우기만을 가져와 공공부문의 존재목적인 공공성을 파괴하고 국민의 안전과 생명에 악역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리 사회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쉬운해고와 취업규칙불이익변경이 전 산업현장으로 확산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공공 금융 노동자들의 성과연봉제 저지투쟁에 적극 함께 하자"라고 강조했다.

한국노총은 이날 대회에서 정부의 잘못된 노동정책으로 ▲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에 대한 불법적인 2대 지침 ▲ 공공·금융기관의 성과연봉제 강행추진 ▲ 노동자의 일방적 희생을 전제로 한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등을 꼽았다.

야 3당도 구조조정-노동관계법 개정 반대 논평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 3당도 이날 노동절을 맞아 박근혜 정부의 노동정책을 비판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이재경 더민주 대변인은 논평에서 "노동자의 희생으로 경제를 회생하자는 주장은 낡은 경제 논리에 대한 시대착오적인 맹신"이라며 "박근혜 정부는 노동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노동관계법 개정 추진을 중단하고, 구조조정에 대비한 사회 안전망 확충에 나설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정현 국민의당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지난 수년간 경제 위기를 방치해온 정부는 이제 와서 구조조정과 노동개혁만 이뤄지면 경제가 살아날 것 같이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는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며 "문제는 국민적 합의"라고 지적했다.

강상구 정의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정의당은 경제위기의 책임을 기업주와 정부에게 제대로 묻겠다, 노동4법 개악은 기필코 막겠다"며 "노동자 개인의 인간다운 삶을 촉진하고 노동자 모두의 연대를 강화하기 위해 정의당은 국민의 노동조합으로서 진보 정치 본연의 길을 흔들림 없이 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