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지난 27일 낮 오사카 히라카다시 오카혼마치 회관에서 한글학회 간사이 지회 서른한 번째 연구발표회가 있었습니다. 이번 연구발표회에서는 회원들의 연구발표와 열띤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한글학회 간사이 지회(지회장, 김리박 선생님)에서는 해마다 네 번 연구발표회를 열고 있습니다.

            한글학회 간사이 지회 회원들이 연구발표회를 열고 있는 모습입니다.
 한글학회 간사이 지회 회원들이 연구발표회를 열고 있는 모습입니다.
ⓒ 박현국

관련사진보기


첫 번째 발표에서는 상임고문이신 한남수 선생님께서 영시 번역에 대해서 한국과 일본의 번역 사례를 비교하여 발표하셨습니다. 영시 가운데 롱펠로우(H. W. Longfellow, 1807~1882)의 <화살과 노래(The Arrow and the Song)>라는 시는 오래전부터 잘 알려진 시입니다. 이 영시는 발표자이신 한남수 선생님께서 초등학교 학생 때인 1947년 초등학교 6학년 때 일본 국어 교과서에서 처음 만났다고 합니다.

발표자 한남수 선생님은 이 롱펠로의 영시 화살과 노래를 처음 읽고, 이 시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후 이 시가 누구의 작품이고, 어떤 작품을 번역한 것인지 꾸준히 관심을 갖고 찾아왔습니다. 그 결과 이 시가 롱펠로우의 화살과 노래라는 시라는 것을 찾아냈습니다. 그리고 이 시를 일본말로 번역한 사람은 난니치 츠네로(南日 恒太郞, 1871~1928)입니다.

한국말로 번역된 내용과 번역자를 찾기도 했습니다. 롱펠로우의 화살과 노래를 처음 번역하여 소개한 곳은 1918년 10월 26일 우리나라에서 나온 <태서문예신보> 4호였습니다. 번역자는 해몽생(海夢生, H, M)이라고 되어있는데 <경향신문> 1973년 10월 2일 기사에 의하면 장두철(張斗撤)입니다.

롱펠로우의 영시 화살과 노래를 놓고, 일본어와 우리말로 번역된 작품을 비교하여 읽어보기도 했습니다. 역시 시는 문학 작품이기 때문에 번역했을 때 그 문학적 분위기를 어떻게 살려낼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일찍이 우리 문학 선배님들은 영시에도 관심을 가지고 이들을 번역하여 소개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두 번째 발표에서는 한글학회 간사이 지회 김경자 선생님께서 발표하셨습니다. 김 선생님은 일본의 한국어 학습자를 대상으로 한국어의 틀리기 쉬운 조사에 대해서 발표하셨습니다. 한국말과 일본말은 언어의 어족상 가장 가까운 관계에 있습니다. 따라서 문법이나 어순이 비슷하여 비교적 배우기 쉽다고 합니다. 그러나 고급 작문에서는 틀리는 표현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토씨(조사)입니다.

한국말과 일본말에서 다른 조사를 사용하는 예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우리말에서는 <친구 만나다>고 합니다. 그러나 일본말에서는 <友だち合う>라고 합니다.
우리말에서 만나다는 타동사로서 목적격조사 <을/를>을 사용하지만 일본말에서는 만나다는 뜻의 아우(あう)가 자동사로 쓰이기 때문에 니아우(ーにあう)라는 형태로 사용됩니다.

2> 우리말에서는 <차 타다>라고 합니다. 그러나 일본말에서는 <車乗る>라고 합니다. 우리말에서 타다는 타동사로 쓰이기 때문에 목적격조사 <을/를>을 사용하지만 일본에서에서 타다는 뜻의 노루(のる)는 자동사로 쓰이기 때문에 니노루(ーにのる) 라는 형태로 쓰입니다.

3> 우리말에서는 <기자 되다>라고 합니다. 그러나 일본말에서는 <記者なる>라고 합니다.
4> 우리말에서는 <꽃 좋아하다>라고 합니다. 그러나 일본말에서는 <花好き>라고 합니다.
5> 우리말에서는 <요리 잘한다>하고 합니다. 그러나 일본말에서는 <料理上手だ>하고 합니다.
6> 우리말에서는 <100원 사다>라고 합니다. 그러나 일본말에서는 <100円買う>라고 합니다.
7> 우리말에서는 <출장 가다>라고 합니다. 그러나 일본말에서는 <出張行く>라고 합니다.
8> 우리말에서는 <ー을/를 할 수 있다.>라고 합니다. 그러나 일본말에서는 <ーできる>라고 합니다.

그밖에 여러 가지 우리말과 일본말에서 서로 다르게 쓰이는 조사와 표현에 대해서 하나하나 구체적인 예를 들어서 소개하셨습니다. 우리말과 한국말 서로 비슷하게 보이지만 문화와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점이 많습니다. 이러한 것들에 대해서 회원들끼리 의견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말은 살아있습니다. 사용하면 살아서 새롭게 바뀌기도 하고, 새로운 뜻을 낳기도 합니다. 그러나 사용하지 않으면 사라져버립니다. 특히 외국 문화의 영향이나 한자말의 영향으로 곱고 멋진 우리 토박이말들 가운데 사라져 버린 것들도 많습니다. 한글학회 간사이 지회 회원들은 일본에서 우리말을 지키고, 공부하고, 가르치면서 살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 발표회를 통해서 우리말에 대해서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 우리말 사랑에 대한 새로운 다짐을 하기도 했습니다.        

    한글학회 간사이 지회 회원들이 연구발표회를 마치고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한글학회 간사이 지회 회원들이 연구발표회를 마치고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 박현국

관련사진보기


<참고누리집> 한글학회, http://www.hangeul.or.kr/, 2016.3.27
참고문헌> 한국어문학회, 한국어문학 1집, 서울, 한국어문학회, 1965
김경자(金京子), 파랑새한국어 중급(パランセ韓国語 中級),  朝日出版社, 2015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태그:#한글학회, #한글학회 간사이 지회, #우리말, #일본말, #토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