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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의원(대구 동구을)이 지난 2월 26일 오전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제20대 총선 공천신청자 면접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공천 면접 마친 유승민 의원 유승민 의원(대구 동구을)이 지난 2월 26일 오전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제20대 총선 공천신청자 면접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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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15일 4.13 총선 지역구 공천심사를 마무리할 예정인 가운데, '유승민 솎아내기'가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당 정체성 부적합자'를 주요 심사기준으로 제시하고, 친박(친박근혜) 측은 이를 넘겨 받아 '유승민 의원이 그에 해당한다'는 여론전을 펴고 있다.

이 같은 정황들은 비단 유 의원 개인만 겨냥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이종훈(경기 분당갑)·김상훈(대구 서구)·김희국(대구 중남구)·류성걸(대구 동구갑) 의원과 비박 중진인 이재오(서울 은평을) 의원, 김무성 대표의 측근인 김학용(경기 안성)·김성태(서울 강서을) 의원도 아직 공천 및 경선여부를 확정받지 못했다.

더욱이 당에서 지난 10일 박근혜 대통령의 대구 방문 이후 대구만 따로 현지 여론조사를 추가 진행한 사실도 드러났다. 박 대통령의 '지원사격'으로 읽힐 수밖에 없는 행보 뒤에 여론조사를 실시했기 때문에 이른 바 '진박(眞朴)후보'들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주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덧붙을 수밖에 없다.

즉, '유승민 솎아내기'가 '비박 솎아내기'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박종희 "새누리당 당헌에 어긋나는 대정부질문..."

당장, 친박 핵심 홍문종 의원이 이날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 유 의원에 대한 공천배제를 노골적으로 주문했다. 유 의원이 당 원내대표 재임 당시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주장했던 것은 당 정체성과 맞지 않았다는 것이 골자였다.

그는 "그 당시 상당히 당에서는 논란이 많이 됐다, 과연 저 분이 당의 정체성과 연결돼 있는 분이냐, 맞는 분이냐 뭐 심지어는 야당 석에서 박수치고 여당은 의아해 했던 연설"이라며 "그 당시에 많은 의원들이나 우리 국민들도 (유 의원이) 당의 정체성과 맞는 인물인가, 많은 의문점을 던졌다"라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이 '당 정체성 부적합자'를 주요 심사기준으로 제시한 것에 대해서도 강하게 호응했다. 홍 의원은 "당의 정체성에 맞지 않는 분들이 그 당의 옷을 입고 엉뚱한 행동을 하거나 아니면 엉뚱한 말을 하거나 민심을 호도하기 시작하면 야당에서 공격하는 것보다 더 어려움을 당할 때가 많이 있다"라면서 "(이 위원장이) 나름대로의 신념, 확신, 이런 것에 관한 말씀을 하신 것"이라고 두둔했다.

친박 측 공관위원으로 분류되는 박종희 2사무부총장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유승민 의원 같은 경우, 잘 아시다시피 원내대표 시절에 새누리당 당헌에 어긋나는 대정부질문이라든지 대통령 방미과정에서의 혼선을 '청와대 얼라'들이라고 지정했다던가 새누리당 당명 개정한다는데 반대했다는가"라면서 유 의원을 '당 정체성 부적합자'로 보는 이유를 열거했다.

또 "새누리당 당헌 8조에 보면 '당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적극 뒷받침하고 그 결과에 대해서 대통령과 함께 책임을 진다' 이런 부분이 있어서 (유 의원이) 과연 당의 정체성과 맞는 행동을 했느냐 이것에 대해서 오늘 또 토론을 해 봐야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립된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 당과 청와대에 쓴 소리 하는 것을 당 정체성과 맞지 않는다고 할 수 있는가'라는 지적에는 "자기 정치를 하는 거냐, 당을 전체로 아우르는 정치를 하느냐, 그런 차이가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박 대통령 방문 직후 대구 지역만 따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에 대해서는 "여론조사는 공관위에서 수시로 해보는 것"이라며 "(대통령의) 방문과 관계 없는 공관위 활동의 일환"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날 오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대구 뿐만 아니라 울산, 부산도 (추가로) 조사했고 복합선거구도 조사했다"라면서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오해할만한 일이 아니다"라고 강변했다. 다만, 박 부총장은 "처음 했던 조사가 2월, 한 달 전 조사인만큼 신인들이 상당히 올랐다"라며 이번 추가 조사에서 '진박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했음은 시사했다.

친박 황우여·윤상현 같이 컷오프시켜 후폭풍 차단?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공천심사결과를 마치고 자리를 떠나 던 중 기자들에 둘러 싸여 질문을 받고 있다.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공천심사결과를 마치고 자리를 떠나 던 중 기자들에 둘러 싸여 질문을 받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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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원장이 지난 13일 친박·비박 중진을 함께 컷오프 시키는 방안을 주장했다고 한 부분도, '유승민 솎아내기' 관측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이 경우,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을 지낸 5선의 황우여(인천 연수갑) 의원이 컷오프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무성 죽여버려" 등 욕설 녹취록으로 파문을 일으킨 윤상현(인천 남을) 의원도 대상으로 논의된다.

친박 측도 '윤상현 자진 불출마'를 사실상 종용하며 이 같은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일례로 박 부총장은 앞서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의원이)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 본인이 결단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김용남 의원 역시 이날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 "이 상황을 빨리 매듭을 짓는 것이 최선"이라며 "급류용퇴(急流勇退)하는 결단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태그:#유승민, #이한구, #비박, #공천,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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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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