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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의 초선 함진규 의원(경기 시흥갑)이 쓴 석사학위 논문의 상당 부분이 먼저 출간된 타인의 논문이나 관련 서적의 내용과 동일해 표절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오마이뉴스>가 함 의원의 석사학위 논문 <국제거래에 있어서의 불가항력에 관한 연구>의 내용을 확인해 본 결과, 14곳에서 표절 의심 사례가 발견됐다. 이 논문은 함 의원이 경기도의원으로 활동하던 지난 2004년 고려대학교 법무대학원에 제출한 석사학위 논문으로 목차와 참고문헌 목록을 포함해 총 103쪽 분량이다.

먼저 함 의원의 논문 4~5쪽은 지난 2002년 작성된 안동대 무역학과 석사학위 논문인 <무역클레임의 실태와 해결방안에 관한 연구>(강태경)의 21~22쪽과 동일하다. 한글로 된 부분을 한자로 바꾼 것을 제외하고는 조사까지 모두 일치한다. 하지만 출처 표시는 없다.

 2002년 안동대 석사논문(21p)
 함진규 의원의 석사논문(4p)
 제 4 절 지역별 클레임 발생 실태

우리나라의 수출은 아직도 일부국가에 편중되어 있기는 하나, 수출량 증가와 수출상품 시장의 다변화로 인해 세계 전지역으로 확대되어가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수출상품에 대한 클레임도 몇몇 국가에 편중되어 있었으나 점차 세계 각 지역에서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 직면하였다.

우리나라의 지역별 수출 클레임 실태를 살펴보면 아시아, 북미, 유렵의 편중도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아시아 지역의 클레임은 건수나 금액면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이하 생략)

3. 地域別 클레임 發生 實態

우리나라의 輸出은 아직도 일부국가에 편중되어 있기는 하나, 수출량 증가와 輸出商品 시장의 다변화로 인해 세계 전지역으로 확대되어가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수출상품에 대한 클레임도 몇몇 국가에 편중되어 있었으나 점차 세계 各 地域에서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 직면하였다.

우리나라의 地域別 輸出 클레임 실태를 살펴보면 아시아, 北美, 유렵의 편중도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아시아 지역의 클레임은 件數나 金額面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이하 생략)


6쪽부터 9쪽까지는 대한상사중재원이 지난 1987년 펴낸 저널에 실린 <국제거래에 있어서의 계약불이행에 관한 기본 문제>, 한국수출입은행이 지난 2004년 7월 펴낸 <영문국제계약해설>, 두산백과사전에 실린 내용을 가져다가 짜깁기했다. 이 부분 역시 한글로 된 부분을 한자로 바꾼 것 외에는 대부분의 문장이 일치했다.

특히 <국제거래에 있어서의 계약불이행에 관한 기본 문제>의 내용은 함 의원의 논문 10~12쪽, 13~14쪽, 52쪽에서도 그대로 발견된다.

<국제거래에 있어서...>(강이수) 7p
 함진규 의원의 논문 10p
 (a) Act of God

Act of God이 발생하면 契約上의 義務履行과 損害賠償義務를 면한다는 원리는 天災地變을 합리적으로 예견할 수 없었으며, 또 그것에 대하여 합리적인 예방조치를 취할 수도 없었다는 점에 대하여 責任을 추궁해서는 안된다는 관념에 그 기초를 두고 있다.

미국의 判例에 나타난 Act of God의 定義를 살펴보면(이하 생략)


Act of God가 발생하면 계약상의 義務履行과 損害賠償義務를 免한다는 원리는 天災地變을 합리적으로 예견할 수 없었으며, 또 그것에 대하여 合理的인 豫防조치를 취할 수도 없었다는 점에 대하여 責任을 추궁해서는 안된다는 觀念에 그 기초를 두고 있다.

美國의 判例에 나타난 Act of God의 정의를 살펴보면(이하 생략)

또 함 의원의 논문 16~19쪽, 37쪽은 지난 2001년 출간된 <국제거래법>(최준선)의 내용과 일치했다. 20쪽, 29~31쪽, 38쪽은 지난 1996년 나온 <국제거래법>(서헌제)의 내용과 같았다.

전체 논문 중 22쪽의 분량에 걸쳐 표절 의심 대목이 발견된 것이다. 함 의원은 해당 문헌들을 논문의 참고문헌 목록에는 올렸지만 논문의 본문에는 어떤 출처도 표시하지 않았다.

교육부의 표절 가이드라인은 한 문장에서 여섯 단어 이상의 연쇄 표현이 일치하는 경우, 다른 사람의 창작물을 자신의 것처럼 이용하는 경우, 다른 사람의 표현이나 아이디어를 출처를 표시하지 않고 사용하는 경우, 창작성이 인정되지 않는 짜깁기를 '중한 표절'로 규정하고 있다. 

함진규 새누리당 의원의 석사학위 논문 <국제거래에 있어서의 불가항력에 관한 연구>의 내용을 확인해 본 결과, 14곳에서 표절 의심 사례가 발견됐다. 함 의원의 논문에 출처 표기 없이 인용된 문헌들.
 함진규 새누리당 의원의 석사학위 논문 <국제거래에 있어서의 불가항력에 관한 연구>의 내용을 확인해 본 결과, 14곳에서 표절 의심 사례가 발견됐다. 함 의원의 논문에 출처 표기 없이 인용된 문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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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 의원 "각주 세심하지 못해, 너무 가혹하다"

함 의원은 표절 의혹과 관련해 "법학에서 개념에 해당하는 내용은 문헌에 따라 다를 수 없다, 동일한 개념을 (인용하고) 이를 근거로 해서 내 연구 결과를 기술해 논문을 쓴 것"이라며 "각주를 세심하게 달지 못했을 수는 있지만 이를 두고 표절이라고 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라고 해명했다.

앞서 함 의원은 지난 2001년 작성한 석사 학위 논문 <모택동의 경제발전 전략에 관한 연구>도 표절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이 논문은 고려대학교 정책대학원(국제관계학)에 제출된 논문으로 전체 64쪽 중 31쪽 분량이 이 논문보다  7년 앞서 출간된 <중국의 정치와 경제>와 똑같았다. 이 논문도 한글을 한자로 바꾸거나 한자를 한글로 고친 것 외에는 도표까지 그대로 가져다 썼다. 

함 의원은 당시 SBS에 "중국에 관한 자료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많이 인용했을 건데 내 기억으로는 그대로 인용한 것도 많을 것"이라며 "정치할 줄 알았으면 내가 그렇게 안 썼을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면서 자신의 경력에 이 논문으로 받은 석사학위는 기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치를 시작하고 도의원이던 시절 쓴 2004년 논문도 표절 의혹에 휘말리면서 이 같은 해명도 무색하게 됐다. 또 한나라당 총선후보로 출마한 2008년 총선 공보물에 '고려대학교 대학원 졸업(법학 석사, 정치학 석사)' 이력이 포함돼 있어 거짓 해명 논란까지 일게 됐다.

함 의원은 오는 4월 13일 치러질 20대 총선에서 현 지역구인 경기 시흥갑 재선에 도전한다.
함진규 새누리당 의원의 18대 총선 공보물. 법학 석사, 정치학 석사 이력이 기재돼 있다.
 함진규 새누리당 의원의 18대 총선 공보물. 법학 석사, 정치학 석사 이력이 기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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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함진규, #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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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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