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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조 교수가 24일 오전 서울 성북구 한성대 교수연구실에서 <오마이뉴스>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성대 교수)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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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에서 이번에 쓴 돈도 원래대로 따지면 사회적으로 문제가 있는데, 그 돈을 (용도에 맞게) 제대로 쓰지 않고 이상한데 쓰니까..."

그의 어투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뭔가 답답할때, 이해가 되지 않은 것에 대해 설명이 필요할때 그랬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성대 교수)의 이야기다. 김 교수와 오랫동안 만나오며, 그의 이야기를 들어온 기자의 경험치다. 29일 오후 그와 이야기를 나눴다.

최근 삼성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생명공익재단이 삼성물산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인 것에 대한 이야기다(관련기사: 이재용, 2천억원대 삼성물산 주식 왜 샀을까). 김 소장이 몸담고 있는 경제개혁연대는 이날 '공익재단의 삼성물산 지분을 처분하라'는 내용의 논평을 내놓기도 했다.

- 최근에 낸 삼성관련 논평 가운데 내용이 가장 센것 같다.
"(웃으면서) 그런가? 이번 주식 취득과정에서 보여준 삼성의 모습을 보고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너무 들었다. 하고싶은 말은 다 썼다고 보면 된다."

- 지난 25일에 삼성 에스디아이(SDI)가 삼성물산 주식을 처분해야하는 것은 어쩔수 없었던 것 같은데.(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말 삼성SDI가 갖고있는 물산 주식 2.6%(500만주)가 현행법상 신규순환출자 금지를 위배했다면서, 오는 3월1일까지 매각하라고 결정한바 있다.)
"그런 문제가 왜 생겼냐 하면, 작년에 엘리엇파동으로 시끌벅적하게 했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정에서 생긴것이다. 삼성이 이 부회장의 지배권 승계를 위해 무리하게 합병을 추진하다가 오히려 새로운 순환출자가 만들어져서, 결국 주식을 내다 팔 수밖에 없게된 것이다."

"재단의 물산 주식 취득은 또 다른 편법"

김 소장은 "삼성의 무리한 합병 추진으로 예기치 못한 순환출자가 생기고, 이것이 법을 위반하게 된 것"이라며 "다시 이것을 해소하기 위해 이 부회장하고 재단이 나서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삼성에선 책임경영 차원에서 이 부회장이 자신의 사재(2000억원)를 털어서 물산 지분을 인수한 것이라고 한다.
"물산 지분 500만주 가운데 이 부회장이 130만5000주, 약 2000억 원어치를 샀는데... 어차피 이 부회장이 지난번 에스디에스(SDS) 지분을 팔아서 갖고 있던 현금(3000억 원)으로 계열사 주식을 살 수밖에 없다. 이번에 물산 주식을 산 것까지 뭐라 말하긴 어렵다. 정작 문제는 생명공익재단이 (물산) 주식을 사는데 3000억 원을 쓴 것이다."

- 재단쪽에선 자신들이 갖고있는 현금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 수익 차원에서 주식을 샀다고 하는데.
"구차한 변명일 뿐이다. 재단은 공익법인이다. 그동안 재벌의 경영권 문제에서 꾸준히 문제 제기 됐던 것이 공익법인을 이용한 편법증여다. 삼성물산이 어떤 회사인가. 삼성의 사실상 지주회사 아닌가. 이 곳의 최대주주가 이재용 부회장이다. 결국 이 부회장의 지배권 승계를 위해 또 다른 '편법'을 쓴 것이다."

- 삼성쪽에선 500만주라는 주식이 시장에 풀릴때, (주가하락 등으로) 자칫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입을까 걱정했다고 한다.
"(고개를 저으며) 정말 그렇게 생각했을까. 말이 안된다. 주식시장에선 '이재용'이라는 이름만 들어가면 주가가 뛰어오르고, 서로 (주식을) 못사서 난리가 날텐데..이번에 내놓은 500만주 어떻게 팔렸나? 할인 없이 제값대로 (기관투자자들이) 다 사가지 않았나."

"그룹 경영권 승계에 공익법인 악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해놓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손병두 호암재단 이사장이 1일 오후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2015 호암상 시상식'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손병두 호암재단 이사장이 지난해 6월 1일 오후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2015 호암상 시상식'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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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그랬다. 삼성SDI가 내놓은 삼성물산 500만주는 이재용 부회장(130만5000주) 몫을 뺀 나머지 369만5000주가 가격 할인없이 '완판'됐다. 대체로 주식시장에선 회사 주식물량이 대규모로 나올때, 해당 주식이 나온 날의 종가(終價) 대비해 일정비율 할인한 가격에 매매가 이뤄진다. 하지만 이번 삼성물산 주식의 경우 할인없이 종가인 15만3000원 그대로 팔려나갔다. 당시 기관투자자들이 해당 주식을 사기 위해 주문을 쏟아내서 경쟁률이 10배가 넘었다는 이야기도 나돈다.

- 굳이 재단이 물산 주식을 사지 않아도, 시장에서 다 소화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 아닌가.
"그러니까, 소액주주의 피해 등 이런 이야기가 변명으로 들릴 수밖에 없지 않나. 게다가 공익목적으로 세워진 재단의 돈으로 그룹의 지배구조 유지를 위해 쓰는 것 자체가 (재단의) 설립 취지에도 맞지 않다. 또 이번에 재단이 쓴 3000억 원이라는 돈도 문제가 있는 돈이다."

- 문제가 있는 돈이라니.
"고 이병철 회장의 사위였던 이종기 전 삼성화재 회장이 지난 2006년 10월에 사망하면서 (재단에) 삼성생명 주식을 기부했다. 그때 생명주식 4.68%를 기부했는데, 재단에서 지난 2014년에 일부를 처분해서 현금 5000억 원을 갖고 있었다. 3000억 원이 여기서 나왔다. 문제는 고 이종기 회장이 기부한 주식이 이건희 회장의 불법재산 승계에 활용됐던 차명주식이라는 것이다."

- 그래서 지난번 삼성특검 때 이 회장 등이 상속세 등 포탈 혐의로 기소됐고, 최종 유죄판결을 받기도 하지 않았나.(물론 이명박 정부때 이 회장은 사면복권됐다.)
"삼성특검은 당시 이종기 회장의 주식을 차명으로 인정하지 않았는데, 전형적인 부실수사였던 것이 나중에 밝혀졌다. 결과적으로 이번 재단이 물산 주식을 사들인 돈 자체가 사회적으로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돈으로 지배권 승계에 쓴다는것 자체가 삼성이나 이재용 부회장에게는 스스로 무덤을 판 꼴이 될 것이다."

김 소장은 이어 "작년에 이 부회장이 재단 이사장에 취임할 때, 삼성쪽에서 약속한 것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에 '앞으로 그룹 경영권 승계과정에서 재단이 우회 상속의 통로로 이용돼서도 안 되고, 그럴 계획도 없다'고 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건으로 작년에 했던 약속을 깬 것"이라며 "결국 총수일가의 지배권 승계를 위해 공익법인을 다시 악용하는 구태를 반복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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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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