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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보의 얼음이 녹으면서 강바닥을 뒤덮고 있던 조류 사체가 떠오르면서 중국산 줄무늬거북과 뒤섞여 있다.
 공주보의 얼음이 녹으면서 강바닥을 뒤덮고 있던 조류 사체가 떠오르면서 중국산 줄무늬거북과 뒤섞여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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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의 물빛이 탁하다. 수심 30cm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강바닥을 뒤덮고 있던 조류 사체까지 떠오르면서 흡사 시궁창처럼 부유물이 둥둥 떠다닌다. 한켠에는 누군가 방생한 것으로 보이는 파충류가 죽어간다.

29일 찾아간 공주보 주변 수상공연장은 강풍과 함께 눈보라가 몰아치고 있었다. 물가엔 조류 사체와 함께 줄무늬거북 30여 마리가 물가에 나와 있다. 일부 개체는 낮은 수온으로 적응하지 못하고 허연 배를 뒤집고 죽어가고 있다. 국토부, 공주시는 기자의 전화를 받고서야 현장파악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로 금강 수온은 4.8도다. 그런데 크기가 같은 12cm가량의 거북들이 등장했으니 '방생용'인 것으로 보인다. 인근 200m 떨어진 지점에는 논산국토관리청의 '생태계 교란 수생동물 방생 금지'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35조에 따르면 생태계 교란 수생동물을 방생하는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되어 있다. 

"생태계 교란종으로 잡아서 죽여야 할 상황까지..."

공주보의 얼음이 녹으면서 강바닥을 뒤덮고 있던 조류 사체가 떠오르면서 중국산 줄무늬거북과 뒤섞여 있다.
 공주보의 얼음이 녹으면서 강바닥을 뒤덮고 있던 조류 사체가 떠오르면서 중국산 줄무늬거북과 뒤섞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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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찰 관계자는 "정월 달에 방생을 시작하는데, 예전에는 실제로 물고기를 풀어주면서 생태계 교란 등이 문제가 됐다. 그래서 4대강으로 죽어가는 생명을 되살리자는 '생명존중' 의식이나 성지순례 등으로 대처하고 있다. 그리고 하게 될 경우에도 환경부나 자치단체에 문의해서 현장에 맞는 토종 물고기 방생을 실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체로 큰 사찰에서는 방생보다는 의식 수준으로 가는데 일부 신도들 중에는 방생 가서 물고기를 풀어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고정관념에 빠진 분들도 있다. 동행한 스님들이 방생을 막았어야 하는데... 방생이 결국 생명을 죽이는 행위가 돼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은 "사육을 하던 외래종의 무분별한 방생은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붉은귀거북의 경우 자라 서식처를 대부분 잠식하면서 수생태 교란까지 몰고 왔다. 혹시라도 방생한 줄무늬거북이 생태계 적응을 해버리면 뉴트리아처럼 일부러 잡아서 죽여야 하는 극한상황까지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충남연구원 정옥식 박사는 "사진으로 보아서 중국 원산지인 줄무늬거북(또는 보석거북)으로 보인다. 방생용으로 수입되어 국내에서 양식까지 이루어지고 있다. 일본은 사람을 공격하는 늑대거북이 유입되어 문제가 되었던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도 붉은귀거북이 생태계를 장악하면서 문제가 되었다. 그러기에 정부 차원에서 수입금지나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수온이 많이 떨어져서 방생해도 상당수가 얼어 죽을 것이다. 하지만 일부 개체라도 살아남을 때 생태계 교란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빠른 수거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공주보 상류 500m 인근에 '생태계 교란 수생동물 방생 금지' 표지판을 논산국토관리청에서 세웠다. 하지만 무용지물이다.
 공주보 상류 500m 인근에 '생태계 교란 수생동물 방생 금지' 표지판을 논산국토관리청에서 세웠다. 하지만 무용지물이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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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국토관리청 담당자는 "모르는 상황이다. 현장에 나가 있는 직원을 통해 현장을 확인하겠다. 외래종으로 방생이 금지되어 있다. 보 1km 구간은 수자원공사가 관리하는 지역으로 수공에 수거토록 연락을 하겠다"고 말했다.

충남 공주시 공주보 주변 수상공연장 인근 물가엔 조류 사체와 함께 줄무늬거북이 낮은 수온으로 적응하지 못하고 허연 배를 뒤집고 죽어가고 있다.
 충남 공주시 공주보 주변 수상공연장 인근 물가엔 조류 사체와 함께 줄무늬거북이 낮은 수온으로 적응하지 못하고 허연 배를 뒤집고 죽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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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공주시 공주보 주변 수상공연장은 강풍과 함께 눈보라가 몰아치고 있었다.
 충남 공주시 공주보 주변 수상공연장은 강풍과 함께 눈보라가 몰아치고 있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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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생된 중국산 줄무늬거북이 낮은 수온으로 적응하지 못하고 물가에 나와 있다. 일부는 죽어가고 있다.
 방생된 중국산 줄무늬거북이 낮은 수온으로 적응하지 못하고 물가에 나와 있다. 일부는 죽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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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4대강 사업, #줄무늬거북, #방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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