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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레이 서클'은 칼 폴라니가 청년 시절 대학의 후진성을 비판하기 위해 만든 비밀 모임의 이름입니다. 정치의 계절, 겨울입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무슨 기준으로 정치인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 됐습니다. 우리는 알고 싶습니다. 그래서 '모비딕 프로젝트'를 연재합니다. 거대한 고래, 모비딕을 쫓는 마음으로 후보자를 추적하는 '갈릴레이 서클'의 총선 기획입니다. - 기자 말

20대 국회의원 예비후보자들을 살펴보면 '청년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말이 절로 떠오른다. 20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 예정인 예비후보자를 전수분석한 결과 예비후보로 등록한 2030후보자는 2월 14일 현재 총 56명이었다. 이는 전체 국회의원 예비후보자 1426명 중 3.9%에 불과한 수치다. 한국 정치에서 청년은 소외되고 있음을 통계가 현실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청년'이 화두였지만 선거에 청년은 없어

2015년은 청년이슈가 주도한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청년들은 한국을 살기 힘든 지옥에 비유해 '헬조선'이라고 자조했다. 부모의 재산정도에 따라 금수저, 은수저, 다이아수저로 구분한 '수저계급론'은 청년들에게 청년문제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조가 문제임을 일깨웠다. 이런 현상을 두고 많은 정치인, 교수, 전문가들이 청년들이 정치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강준만 전북대 교수는 지나간 청년담론을 정리하고 "이제는 청년들이 정당으로 쳐들어가자"며 책을 집필하기도 했다.

이에 발 맞춰 각 정당에서도 청년을 정당의 품으로 끌어오기 위해 노력했다. 우선, 여야 모두 청년후보에게 경선과정에서 10%의 가산점을 부여하기로 했다.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한 노력도 이어졌다. 새누리당은 지난달 27일 2030 공천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무성 대표는 청년후보들의 경선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하기도 했다. 더민주당은 2030후보자의 합동출마선언을 통해 후보자를 공개지원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군소정당도 예외는 아니었다. 정의당은 당원들에게 공개적으로 메일을 보내 청년후보자들의 출마를 유도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20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예비후보자 중에서 청년세대를 대표할 수 있는 2030후보자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정당별 2030예비후보자 수 정당별 2030예비후보자 수 VS 4080예비후보자 수
▲ 정당별 2030예비후보자 수 정당별 2030예비후보자 수 VS 4080예비후보자 수
ⓒ 갈릴레이 서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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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별 2030예비후보자 수(2) 정당별 2030예비후보자 수
▲ 정당별 2030예비후보자 수(2) 정당별 2030예비후보자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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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별로 살펴보면 새누리당에 등록을 신청한 2030후보는 22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지역구 예비후보 등록자가 다른 당에 비해 월등히 많다. 비율상으로는 전체 예비후보자 771명 중 2030후보는 2.8%다. 더불어민주당도 새누리당과 비슷한 수준이다. 더불어민주당 2030예비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자 313명 중 14명으로 4.5%로 나타났다. 국민의당은 젊고 새로운 정치인을 발굴한다는 목표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예비후보로 등록한 전체 167명의 후보자 중 2030후보는 2명뿐이었다.

진보정당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청년문제에 거대정당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인 만큼 후보발굴에도 적극적이었다. 정의당은 전체 예비후보자 41명 중 5명이 2030후보였다. 원내에 의석수가 없는 진보정당도 2030후보를 내세웠다. 노동당은 2명, 녹색당은 1명이 2030후보로 분류됐다. 무소속 2030예비후보는 총 10명이 등록을 완료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2030후보자가 실제 국회의원 당선으로 이어질지 의문이 든다. 지역구가 다른 지역보다 많은 수도권에 2030후보가 많았다. 서울 9명, 경기 12명, 인천 4명으로 수도권에 총 25명이 등록했다. 하지만 수도권은 전통적으로 여야가 혈전을 벌이는 지역이다. 대부분의 지역구는 명망을 중시하는 인물중심의 공천이 이루어진다. 많은 후보가 출마를 결심했지만 경력과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밀리는 2030후보들은 공천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한국정당의 특성상, 정당공천을 받기 힘든 수도권 외 지역은 2030후보자 수가 적었다. 특히 여야가 독식하는 경상도와 전라도는 각각 6명뿐이었다. 그나마도 공천과 당선이 가능한 정당의 후보는 적은 편이다. 경상도의 새누리당 2030후보자는 2명이다. 마찬가지로 전라도의 더민주당 2030후보자는 2명뿐이다. 두 지역에는 정당공천을 포기한 무소속 2030후보가 더 많았다.

이외에도 강원 3명, 충남 2명, 광주와 대전·울산·제주·세종·충북에서는 각각 1명이 등록했으며, 이른바 '진박' 후보가 난립한 대구는 2030후보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이중에는 같은 지역구에 복수의 2030후보자들이 출마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2030세대가 예비후보로 등록한 전체 지역구 수는 많은 편이 아니었다. 현재 총 246개 선거구 가운데 49개 선거구에서만 2030후보를 찾아볼 수 있다. 이는 전체 선거구 중 19.9%만 해당한다.

노인을 위한 나라? 제론토크라시 보여주는 총선

 전체 예비후보자 연령별 비율
 전체 예비후보자 연령별 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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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의원 예비후보자 수를 살펴보면, 한국은 '노인지배사회'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1426명의 예비후보자 중 2030후보자는 56명에 불과하지만, 50대 767명, 60대 309명이다. 5060후보자는 총 1076명에 달한다. 여기에 70세 이상인 후보자 32명을 포함하면 1108명이다. 노인을 대표할 수 있는 후보자가 무려 77.7%를 차지하는 셈이다. '3.9% 대 77.7%'라는 '세대 간 후보 수 격차'가 시사하는 것은 정치의 주체가 청년보다는 장년층, 장년층 보다는 노년층이 주도함을 나타낸다.

20대 국회의원선거 예비후보자 평균나이를 살펴보면 청년후보 전멸현상은 눈에 띄게 드러난다. 후보 수 격차가 1000명 가까이 나타나다 보니 예비후보자 평균연령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20대 국회의원 예비후보자 1426명의 평균 나이는 58.4세로 나타났다. 역대 국회 당선자 평균연령과 비교해도 이번 예비후보자 평균연령은 높은 수치다.

19대 국회의원 당선자 평균연령이 53.1세, 18대 국회의원 당선자 평균연령이 53.5세였다. 공천이 끝나면 후보자의 평균연령은 낮아질 수 있다. 그러나 2030후보가 정당의 공천을 받아 지역구에서 당선되기 힘들다는 점을 생각하면 예비후보자의 평균연령은 청년후보 전멸현상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라고 할 수 있다.

나이와 관계없이 청년담론 구체화할 정치인 전무

하지만 청년문제 정치적 해결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예비후보자들의 나이가 아니다. 이번에 출마한 청년정치인들도, 전문가들도 청년대표성과 나이와의 상관관계는 적다는 의견이 많았다. 오히려 청년담론을 실제정책으로 만들 의지가 있는 '정치인'이 부족하는 점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고양시 덕양구 갑에 출마하는 노동당 신지혜 후보(28)는 "기본적으로 청년후보자가 늘어나야 하는 것에는 동의한다"며 "하지만 나이와는 관계없이 실제 현장에서 청년들의 삶을 마주한 후보, 청년의 문제를 체화한 후보가 늘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 동대문구 갑에 출마하는 정의당 오정빈(27) 예비후보는 "청년문제의 이해당사자인 청년후보가 늘어나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실제 청년의 삶을 포용하고 이해할 수 있는 '청년이 아닌 청년 정치인'이 생겨나야 청년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당이 청년을 대표할만한 후보자를 발굴하지 못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정당론을 연구해온 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는 "청년들이 외부에서 명망을 쌓으려 하지 정당에 들어가서 대표자로 성장할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은 문제"라며 "이는 청년위원회부터 미래의 정치인을 키워야 할 정당이 제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이는 글 | "후보자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습니까?" 소수 정당의 후보가 단 한 명의 국민을 대변한다더라도 그 후보는 조명 받아야 합니다. '갈릴레이 서클'이 기획한 <모비딕 프로젝트>는 기성언론이 비추지 않은 구석 정치를 비춥니다. 우리의 발칙하고 빛나는 생각들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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