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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 실험을 강행했다. 8일에는 북한 경비정이 서해 북방한계선을 침범해 우리 해군의 경고 사격을 받고 돌아가면서 추가 도발 가능성이 타진됐다. 한미일 정상은 잇따라 통화를 갖고 유엔 제재와 별도로 독자적 대북 제재를 가하기로 결정했다. 이어서 우리 정부는 10일, 남북 협력의 최후 보루인 개성공단의 가동을 전면 중단했고 북한은 다음날 곧바로 전면 폐쇄를 선언하며 자산 동결과 남측 인원 추방, 군사 통제구역 선포 등 남북관계를 단절하는 수준의 초강경 대응을 단행했다.

한편 북의 실험 당일을 기다렸다는 듯이 정부‧여당이 발사 당일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이하 사드) 배치와 테러방지법 처리를 밀어 붙였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방송 인터뷰에서 사드 배치 협의를 공식적으로 언급하는 등 사드의 한반도 배치도 현실화되고 있다. 게다가 국방부는 북한의 미사일 기술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이하 ICBM) 수준에 근접했고, 핵무기의 핵심 요소인 플루토늄 추출도 수 주 내 가능하다는 추정을 발표했다. 국가정보원은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북한 로켓의 주요 부품은 대부분 러시아가 공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는데 러시아가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비판하면서 외교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016 총선보도감시연대는 2월 5일부터 2월 11일까지의 8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의 '북풍몰이' 행태를 모니터했다. 현 상황에서 방송은 객관적인 상황 분석보다는 막연하게 한반도 긴장 상황만을 부각하기에 급급하다. 산적한 문제점으로 인해 국민적 합의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음에도 정부‧여당이 무리하게 추진을 시도하는 한반도 사드 배치나 테러방지법에 대한 분석은 찾아볼 수 없고 위기 부각을 통한 당위성만을 주입식으로 전하고 있다. 강경 일변도의 대북 정책이 실패했음에도 정부가 성찰과 대화 시도는 않고 강경 대응과 '미사일 요격'만 내세운다고 지적하는 야당을 두고도 '발목 잡는 무능한 정당' 프레임으로 몰아세우고 있다. 정부를 견제하고 균형 있는 정보를 제공해야 할 방송이 오히려 전쟁을 추정하고 대결 태세를 촉구하는 수준까지 나서는 등 이른바 '북풍 몰이'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발사 전부터 '테러 위협', TV조선의 '북풍공작'

TV조선은 북한의 로켓 발사 실험 전인 6일부터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집중 부각하며 각종 테러까지 운운했다. TV조선 <"북 도발은 봄에도 계속">(2/6)에서 앵커는 "북한 도발은 이번 미사일 발사로 끝나는 게 아니라 5월 당 대회 때까지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사이버 공격, 다중시설 테러, 전방 포격 등 다양한 도발 형태들이 거론"된다며 전쟁 상황을 방불케 했다. 이어서 김정우 기자는 "2009년 2차 핵실험 40여 일 만에 7·7 디도스 대란을 벌였고, 2013년 3차 핵실험 땐 36일 후 3·20 사이버테러를 자행"했다며 과거 도발 사례를 상기시켰다. "장거리미사일 발사 후 사이버 공격을 비롯해 다중시설 테러와 전방 포격 등 복합도발이 예상"된다며 테러와 군사 도발 가능성을 재차 언급했다.

7일에도 TV조선 <김정은 추가 도발하나?>(2/7)은 "최근에 나타나는 현상인데 소프트 타켓, 대중 시설들 같은데 자폭 폭탄이나 폭탄을 놔서 한꺼번에 200명∼300명 터지는 폭탄" 등의 추가 도발이 가능하다는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의 발언으로 전날 언급하지 않았던 "소프트 타겟 자폭 폭탄" 테러를 내세웠다.

6∼7일에 걸쳐 북한의 테러 가능성을 예상한 방송사는 TV조선뿐이다. 단순한 국지전 수준의 도발을 넘어, 상상 가능한 모든 테러가 임박했다는 듯 보도하는 TV조선의 태도는 마치 전쟁을 기다리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합리적인 언론이라면 북한 발사체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우리 군과 외교 당국의 대응 태세, 국제 사회와의 협력을 통한 북한 제재를 먼저 점검해야한다. 그러나 TV조선은 총선을 앞둔 시기에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실험이 벌어지자 전쟁 공포를 자극하며 전형적인 '안보 장사' '북풍 공작'을 시작한 것이다.

이성 잃은 종편, 채널A '인질 구출 작전', TV조선은 '김정은 참수작전'

10일,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중단과 다음날 북한의 폐쇄 조치가 이어지자 채널A와 TV조선은 '인질 구출 작전'과 '김정은 참수 작전'을 언급했다. 이 두 방송만 보면 한반도는 설 연휴가 아니라 전시에 가까웠다. 이는 가장 저급한 수준의 '안보 장사'이며, 선거를 앞둔 시기에 명백한 '북풍 몰이'다.

채널A <박 대통령 결심 시점은>(2/10)에서 앵커는 대담자에게 "북한이 예측할 수 없는 집단이라 군사적 도발을 할 수도 있는데 한미 연합군의 대응은 어떤가"라고 물었다. 이에 양욱 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만약 인질 사태가 나고 이걸 구해 와야 하는 상황이 되었을 때 개성공단 지역 자체가 원래 북한 인민군 6군단 64사단 등 여러 부대가 있었다. 그런 전력을 상대해서 구출해야 되는 어려움이 있어서 한미 연합군의 최정예 병력들, 얼마 전에도 뉴스에 빈라덴을 암살했다고 나온 특수전 순환 부대, 이 부대들이 미군의 2사단에 순환배치 되듯이 특전부대들도 순환배치 되고 있어서 투입될 수 있다"며 장황하게 '인질 구출 작전'의 밑그림을 설명했다. 이에 앵커는 "원래는 참수 작전용이지만 여기에 투입 가능하다는 것이다!"라며 맞장구쳤다.

북한이 개성공단을 폐쇄하면서 긴장감이 높아졌던 11일에도 마찬가지이다. 채널A <기습도발 대비 군 초긴장>는 국방부 대응태세를 전하면서 "군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인질 구출작전까지 준비" "개성 송악산과 개풍군 일대 인민군 6사단과 62포병여단의 대공망을 무력화시키고 특수작전 헬기로 특전사를 투입해 국민을 구출한다는 것" 등 '인질구출작전'이 임박한 양 보도했다. 같은 날 타사 뉴스는 모두 우리 군이 북한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만 했을 뿐이다. 심지어 채널A는 이 보도가 나간 지 약 15분 뒤에 개성공단에 남아있던 우리 측 인원 280여명이 모두 무사 귀환했다는 속보를 띄웠다. 15분 만에 스스로 말한 '인질구출작전'이 과장 보도임을 인정하게 된 셈이다.

 채널A <기습도발 대비 군 초긴장>(2/11) 화면 갈무리
 채널A <기습도발 대비 군 초긴장>(2/11) 화면 갈무리
ⓒ 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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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도 뒤지지 않았다. TV조선 <'김정은 제거' 사상최대훈련>(2/10)은 "한미 양국은 북한의 도발에 사상 최대 규모의 연합 훈련으로 응수하기로"했다며 다음 달 있을 키리졸브 훈련과 독수리 훈련을 소개했다. 이어서 "무엇보다 북한의 수뇌부, 즉 김정은 제거를 목표로 한 참수 작전 훈련도 대대적으로 치러집니다" "북한을 쑥대밭으로 만들 수 있다는 F-22 스텔스 전투기와 B-2 스텔스 폭격기가 한반도에 출격해 무력시위를 하는 방안도 검토" 등 '서울 불바다'를 운운했던 북한의 조선중앙TV와 별 다를 것 없는 보도 태도를 보였다. 개성공단 폐쇄 결정이 가져올 파장을 분석하거나 합리적인 해결책을 고민하기는커녕, 발생해서는 안 될 상황을 미리 가정하고 '암살 부대' '참수 작전'을 운운하는 태도가 황당함을 넘어 어느 나라 방송사인지 묻고 싶을 정도다.

ⓒ 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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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NLL 침범만 4건, KBS의 종편 따라잡기

8일, 북한 경비정이 서해 북방한계선을 침범했다. 그러자 KBS는 톱보도부터 4건의 보도를 쏟아 부어 국지 도발 가능성과 긴장감을 부각했다. 타사의 경우 이 내용은 YTN이 2건을 보도했고, 그 외 6개 방송사는 1건으로 보도했다. KBS만 과도하게 국민의 불안감을 자극하여 합리적 해결에 대한 사고를 방해하는 '안보 장사'를 한 셈이다.

KBS는 톱보도부터 타사와 다른 논조를 보였다. KBS <북 경비정 NLL 침범…경고사격에 퇴각>(2/8)은 우리 군의 대응을 전하면서 북 경비정에 대한 우리 해군의 함포 발사 장면을 3D 컴퓨터 그래픽으로 재구성하여 포 발사 효과음과 함께 마치 영화처럼 묘사했다. "3분간 굉음과 함께 불꽃을 내뿜으며, 포탄 5발이 발사되자 북한 경비정은 도발을 포기하고 뱃머리를 북쪽으로 돌려 후퇴"했다는 기자의 멘트 역시 전투 장면 묘사에 가까웠다.

이렇게 3D 영상까지 동원한 전투 장면 묘사는 이날 KBS에서만 볼 수 있다. 타사는 모두 한반도 지도와 서해 영해 그림을 띄우고 우리 군과 북 경비정의 위치만을 표기했다. 함포 대응을 설명하는 기자 멘트 역시 MBC "우리 해군은 76밀리 함포 5발을 경고 사격" SBS "북한 경비정 한 척이 서해 소청동 부근 북방한계선을 침범했다 우리 군의 경고사격을 받고 물러갔습니다" 등과 같이 '경고 사격'만을 언급했을 뿐이다. KBS처럼 '굉음' '불꽃' '도발을 포기'와 같은 과도한 표현은 없었다.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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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는 이어지는 <국지 도발 신호탄?…군, 예의 주시>(2/8)에서는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북한이 국지도발로 한반도의 긴장을 높여 국제사회의 분열을 기도할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며 추가 도발 가능성을 부각했다. <긴장 속 연평도…대북 감시망 강화>(2/8)는 연평도의 긴장 국면을 취재 기자를 파견해 직접 전했고 <틈만 나면 끊임없는 NLL 도발>(2/8)는 "1973년 군사정전위에서 합의없이 그은 선이라며 도발을 감행하기 시작" "1999년과 2002년에는 1,2차 연평해전" 등 북한의 과거 도발 사례를 나열했다.

아무리 북한의 추가 도발이 예상된다 해도 언론은 그 사실을 과장해서는 안 된다. 긴장 상황의 배경을 객관적으로 드러내고 우리 정부의 대응 방향에 문제가 없는지 평가해야 한다. 대화와 협력을 통한 합리적 해결도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KBS는 직접적인 충돌이 없었던 단 20분간의 긴장 상황을 과장하여 이미 추가 도발이 임박했다는 태도를 보였다.

SBS·JTBC만 "장거리 로켓",  KBS·MBC·TV조선·채널A·MBN·YTN은 "장거리 미사일"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실험 이후 방송사에서는 이 실험을 지칭하는 용어에서 차이를 드러냈다. SBS와 JTBC만 북한의 발사체를 "장거리 로켓"이라고 지칭했고 나머지 6개사는 모두 "장거리 미사일"로 규정했다. 그러나 SBS도 발사 당일인 7일에는 '장거리 로켓'이라고 했다가 8일부터는 '장거리 미사일'로 용어를 바꿨다. JTBC만 11일 현재까지 '장거리 로켓'이라 쓰고 있다.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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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은 확인된 사실을 기반으로 용어를 확정해야 한다. 미사일과 로켓의 차이는 발사체 꼭대기에 탄두를 실었는지 여부, 그리고 발사 후 궤도 조정 가능 여부로 나뉜다. 북한이 공식적으로 위성 발사로 통보했고 탄두 장착 여부가 확인되지 않는 상황에서 군사용 미사일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부정확한 정보를 전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실제 2012년 12월 북한의 은하 3호 발사 당시, 강호제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 연구위원은 "공학 분야에서 사용하는 '우주발사체'가 운반수단을 지칭하는 가장 중립적 표현"이라며 "가장 꼭대기에 탄두를 실었다고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미사일이라고 부르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국방부도 2007년 발행한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이해'라는 책자에서 "탄도미사일은 형상, 구성요소, 적용기술 등에서 우주발사체(로켓)와 유사하다"며 운반체를 이용해 날려 보내려는 것이 폭약이나 핵무기 등과 같은 '군사용 탄두'면 미사일이고 인공위성이면 로켓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연합뉴스 2012/12/3 )

7일 로켓 발사 실험을 한 북한은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켰다고 주장했고, 국방부도 이 점은 인정한 만큼 표면적으로는 위성 로켓인 셈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북한의 발사 실험마다 이를 미사일로 발표했고 방송사들도 검증 없이 이를 따르고 있다. '장거리 로켓'이라는 중립적 용어를 사용한 방송사는 SBS와 JTBC뿐이고 그나마도 SBS는 하루 만에 철회했다. 객관성과 중립성이 무엇보다 핵심적인 가치인 언론 보도에서 전쟁과 밀접한 '미사일'을 단정적으로 사용하는 행태는 부적절하다.

국방부 입만 바라보는 방송사들, 검증과 비판은 어디로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실험에 대한 방송사 보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각종 추정에 근거한 정부의 주장을 대변할 뿐 본연의 역할인 정부에 대한 견제와 비판, 기본적인 검증을 행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방부는 북한의 위성인 광명성 4호의 위성 진입은 인정하면서도 이미 7일부터 '탄도 미사일 실험'으로 규정했고 이를 바탕으로 북한의 기술력이 미국 본토를 타격하는 ICBM(대륙간 탄도 미사일)에 근접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는 국제사회의 지배적인 시각이기도 하지만 언론이라면 확인된 사실들을 토대로 최소한의 검증을 한 후 이를 사실로서 보도해야 한다. 하지만 방송사들은 검증 없이 북한의 ICBM 기술 확보를 단언했다.

- "사실상 ICBM", 속단하는 방송사들

KBS <북 위성 200kg…탄도미사일 실험 목적?>(2/7)는 "위성이 제 기능을 하려면 최소 800~천500kg은 돼야 하는데, 정보당국이 추정하는 이번 광명성 4호의 무게는 200kg 정도" "우리 정보당국이나 국제사회가 북한의 이번 발사를 탄도미사일 실험으로 보는 이유"라며 정부 발표에 따라 이번 실험을 탄도 미사일 실험으로 전했다.

이어진 <'은하 3호'와 비슷…ICBM 기술 '성큼'>(2/7)에서는 "장거리 미사일은 사실상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급으로 완성까지 더욱 가까워진 걸로 분석"이라며 북한의 ICBM 완성에 무게를 뒀다. <"사실상 ICBM"…미국 본토까지 위협>(2/7)의 경우 "사실상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보유는 시간문제란 분석"이 있다며 북한이 ICBM을 보유했다는 추정을 기정사실화하면서 ICBM 기술 보유 여부를 가르는 대기권 재진입 기술에 대해서는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제외하고는 우주 발사체와 탄도 미사일은 사실상 차이가 없습니다"라는 언급에 그쳐 무시한 것이나 다름없는 태도를 보였다.

KBS는 9일, 북한이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확보하지 못했다는 국방부 발표가 있고나서야 재진입 기술을 비중 있게 다뤘다. 타사가 북한의 ICBM 기술 진보를 언급하면서도 핵심 요소인 재진입 기술의 미비를 이미 몇 차례 보도한 것과는 다른 태도이다. KBS <핵심은 '재진입 기술'…북 능력 '미지수'>(2/9,)는 "시험하기 위해서 그냥 궤도에 올리기 위한 것 같고요. 그렇다고 본다면 자세 제어장치나 자체 추진 장치는 없다고 보는 게 맞아요"라며 북한이 아직 재진입 기술을 미비했다는 이창근 건국대 교수의 인터뷰를 실었다.

북한의 ICBM을 속단하는 태도는 TV조선과 채널A에서 나타난다. TV조선 <사실상 ICBM…국제 사회 긴장>(2/7)은 KBS와 달리 아직 북한이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전했지만 "이미 여섯 차례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으로 사거리를 확보한 북한이 탄두 소형화와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 확보된다면 ICBM 전력화는 시간문제라는 지적"을 덧붙여 역시 추정에 근거한 ICBM 전력화를 강조했다.

채널A는 11일 북한이 공개한 발사 영상을 분석한 <광명성 '연기'에 문제?>(2/11)에서 "광명성 4호의 경우에 연기가 굉장히 작다. 나로호는 연기가 엄청나게 많은 연기를 뿜어낸다" "광명성은 적연질산을 산화제로 쓰고 하이드라진 계열 연료를 사용한다. 그래서 연기는 적고 상온에서 보존이 쉽다. 즉 어느 시점에든 미사일 발사가 쉽다는 것"이라는 양욱 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의 주장을 통해 이번 실험체가 ICBM이라 확언했다.  MBC, MBN, YTN도 아직 핵심 기술을 확보하지는 못했지만 ICBM에 거의 도달했다는 국방부 발표에 방점을 찍었다.

- 확인되지 않은 사실에 대한 분석이 먼저, JTBC와 SBS만 정중동

JTBC와 SBS는 섣부른 판단을 자제했다. JTBC <북, 로켓 도발…ICBM 기술 이뤘나?>(2/7)는 북한의 ICBM 기술에 대한 속단을 경계했다. "ICBM 로켓에 장착된 탄두는 다시 대기권을 뚫고 아래로 내려와 목표물을 타격해야" "정교한 조정 장치와 함께 대기권 재진입 시 열과 압력을 견디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합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런 기술들을 아직은 확보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라는 것이다. "(재진입 기술) 현재까지는 없죠. 연구는 하고 있을지 몰라도 재진입 기술을 시험해 본 적은 없잖아요"라는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의 발언도 덧붙였다. 보도 말미에는 "현재까지는 추정 수준의 분석이 대부분이어서, 북한의 로켓 성능을 정확히 평가하기 위해선 좀 더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며 속단보다는 분석이 먼저임을 강조했다. 국방부의 발표가 확정된 사실인양 북한 미사일 공포에 방점을 찍은 타사와는 다른 태도이다.

SBS <위성은 궤도 진입한 듯…기능은 미지수>(2/7)는 "북한은 위성 식별 아이디와 국제 코드도 등록해서 정식 위성으로 인정받았습니다. 하지만 궤도가 원형이 아닌 타원형으로 불안정한데다 지상과의 교신도 안 되고 있습니다" "위성의 고유 통신주파수를 우리가 알기 어려워서 교신이 제대로 되는지 확인하기 쉽지 않습니다"라며 아직 위성 기능이 확인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이번 실험을 미사일 발사로 규정한 국방부 발표를 다른 보도에서 언급했으나 7일 당시, 확인되지 않은 요소가 있음을 알린 것이다.

- 개성공단 폐쇄로 '핵개발 돈줄 죄기'? 최소한의 검증도 안 해

개성공단 가동 중단에 있어서도 방송사의 태도는 '정부 바라기'였다. 10일 정부는 "정부와 민간에서 총 1조 190억 원의 투자가 이루어졌는데, 그것이 결국 국제사회가 원하는 평화의 길이 아니라, 핵무기와 장거리미사일을 고도화하는 데 쓰여진 것"이라며 개성공단 운영 중단을 선언했다. 방송사들은 과연 개성공단 폐쇄로 북한 핵개발을 막을 수 있는지, 개성공단 자금이 실제로 핵 개발로 투입되었는지 최소한의 검증도 없이 정부의 '돈줄 죄기'를 홍보하기에 바빴다.

북한이 개성공단을 폐쇄한 11일, KBS는 <김정은 돈줄 차단…"북 민심 악화 초래" >(2/11)에서 "개성공단을 통해 지급된 현금은 5억 6천만 달러"이고 "이 돈은 김정은의 통치자금을 관리하는 노동당 39호실로 들어가는 것" "이 중 상당액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쓰였을 것이란 게 정부의 판단"이라며 '정부의 판단'만 적극 홍보했다. TV조선도 <'개성공단 달러' 어디로 갔나?>(2/11)에서 "이 돈이 북핵 개발에 쓰일 수도 있고 미사일 발사에 쓰일 수도 있고, 심지어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의 명품 핸드백 구입비용으로 쓰일 수도 있다는 얘기"라며 불확실한 추정에 근거해 개성공단에 투입된 자금이 무기 개발로 쓰였다고 보도했다. 10일과 11일 양일간, 타사들도 비슷한 태도를 보였다. 그나마 SBS가 기계적 중립을 지켰다. SBS는 <북한 근로자‧가족 2-만…북 체제 옥죄기>(2/10)에서 "칠팔십 억 달러에 이르는 북한 전체 대외무역에서 개성공단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 "당장 북한경제에 미치는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고 중국에 대한 경제의존도만 높아질 거라는 전망" 등 개성공단 가동 중단 결정이 지니는 문제점을 언급했다.

이성적 판단 보여준 방송사는 JTBC뿐

개성공단 가동 중단 결정에 문제제기를 하면서 이성적 판단을 지킨 방송사는 JTBC뿐이다. JTBC <개성공단 '돈줄' 끊으면 북 도발 멈출까>(2/10)는 "과연 개성공단을 폐쇄한다고 해서 북한이 핵과 장거리 로켓 발사를 중단하겠느냐 하는 점에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며 개성공단 폐쇄로 북한이 우리보다 훨씬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것처럼 보도한 타사와 다른 목소리를 냈다. "북한이 개성공단으로 벌어들인 현금은 모두 6000억원, 작년 한 해만 따져보면 1320억원" "반면 우리 정부와 민간의 총 투자액은 1조190억원, 2013년 다섯 달 동안 폐쇄했을 때만 해도 피해액이 1조1000억원이 넘습니다. 당시 민간 기업에 대한 정부 보상 비용만 해도 8000억원"이라며 우리의 피해가 상당함을 전했다.

11일 <남북관계 '최악의 겨울'>도 "우리가 새로 쓸 만한 카드 거의 없다"며 우리 정부의 결정을 비판하고 "북한의 대외 교역 규모가 76억 달러, 약 9조원밖에 안 된다는 거죠. 9조원 정도 되는데 개성공단이 1300억 정도 흘러들어 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쌈짓돈 수준" "그렇기 때문에 일부 아플 수 있어도 핵과 경제 병진 정책을 포기할 정도로 타격을 입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개성공단 폐쇄가 북한 핵 개발을 막는다는 타 방송사 및 정부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방송만 봐서는 이미 사드는 한반도에 배치 된 듯

이번 사태에서 또 하나의 이슈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이다. 북한의 로켓 발사 실험 직후, 우리 정부는 한미 양국이 사드 배치 협의를 시작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미 합동실무단이 꾸려지고 미국 국방부가 수 주 내 배치할 것이라고 발표하는 등 갑작스럽게 사드 배치가 급물살을 타자 한미 양국이 이미 결정해놓고 시기만 저울질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중국은 김장수 주중 대사를 불러 공식 항의하기도 했다. 우리 정부가 모르쇠로 일관하는 사드의 문제점은 여전히 많다. 비용분담 문제, 불투명한 논의 과정, 실전 배치된 적 없는 사드의 효용성 문제, 종심이 1000km에 불과한 한반도에서 5000km 이상의 고고도 탄도 미사일 요격이 필요한지에 대한 의문, 중국‧러시아와의 갈등 문제 등에 우리 정부는 한 번도 제대로 대답한 적이 없다. 하지만 방송 보도에서도 이런 문제 식은 찾아볼 수 없으며 오히려 사드 홍보에 진력했다.

- 여론조사로 눈속임하는 MBC

7일과 8일, 모든 방송사가 각 1건씩의 보도로 사드 배치 협의를 공식화한 정부 입장, 여야 간 대립, 중국의 항의 등을 전했다. 이중 MBC가 유독 사드 배치의 호의를 드러냈다. MBC만 이틀 간 4건의 보도를 사드에 할애 했다. 7일 MBC는 <한미 사드 배치 논의 공식화>(2/7)에서 국방부 입장을 받아썼고 <"사드 북한에 대해서만 운용">(2/7)는 "사거리 3천km 정도인 북한의 스커드나 노동, 무수단 미사일이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SLBM을 요격할 수 있습니다" "요격 범위로만 보면 포대 주둔지에서 전후방 250km 범위 안에 날아오는 북한 미사일 공격을 방어할 수 있습니다" 등 사드의 능력을 홍보했다.

8일 MBC <한반도에 사드 배치?…"공감한다" 67.8%>(2/8)는 "10명 중 7명은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해야 한다고 응답해 최근의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에 따른 위기감이 큰 것"이라며 여론조사를 등에 업고 위기감을 부각했다. 하지만 이 보도에서 언급한 여론조사의 질문은 매우 편파적이다. 설문지를 보면 해당 질문은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맞서기 위해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의 한반도 배치 주장이 나오고 있다. 주한미군 내 사드 배치 필요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이다. 질문 자체가 사드의 필요성을 이미 전제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상 눈속임이나 다름없는 설문조사로 사드 배치로 여론을 모는 MBC의 속내가 의심스럽다.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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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개 포대로는 부족하다는 MBN

MBN의 경우 사드 배치를 사실로 전제하고서 오히려 사드가 1개 포대밖에 배치되지 않는 점에 우려를 표했다. MBN <1개 포대로 가능?>(2/8)에서 김주하 앵커는 "북한은 이렇게 연일 승승장구하고 있는데 우리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을까요?"라고 자문하더니 "슬프게도 그나마 미국에서 들여오는 사드도 국방부에 따르면 1개 포대로는 남한 전체를 방어할 수 없습니다"라며 사드의 추가 배치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리포트에서는 "후방 방어가 쉽지 않은데다, 북한의 미사일 전력이 만만치 않아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며 남한 방어를 위해서는 1개 포대가 부족하다는 논리를 펼쳤다. MBN은 비용 문제 등 산적한 쟁점과 중국과 러시아의 견제라는 외교적 난맥상까지 겹쳐있는 사드 논란을 모조리 무시한 채, 2개 포대 이상이 필요하다는 식의 여론 몰이를 한 셈이다.

MBN은 11일에도 유일하게 사드 배치에 3건의 보도를 할애하면서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사드 배치' 경북이 최적 조건?>는 "사드 배치 지역으로는 우선 경기도 평택과 전북 군산이 거론" "일각에선 중국에서 멀면서도 운영을 방해할 여건이 적은 경북이 거론"된다며 사드 배치의 최적지를 탐색했다. 레이더 전자파 등 불안 요소를 언급하긴 했지만 "가장 효과적으로 미사일을 막을 수 있는 곳이 선정될 것"이라는 청와대 입장을 덧붙이면서 사드 배치를 전제하는 태도를 보였다.

- 사드에 대한 제대로 된 문제제기는 JTBC뿐

사드 관련 의문점 전반을 지적한 것은 JTBC뿐이다. <한미 '사드배치' 전격 논의…배경은?>(2/7)는 "사드 운영비 가운데 미군 전문 인력 소요 등을 우리 군에서 분담하게 되는 등 실질적인 운영비에 대해 추후 협의 과정에서 추가 분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미군과의 비용 분담을 공언한 국방부 발표에 의문을 표했다. "비용은 분담은 한다, 사드 전파는 유해성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에 사드 협의 시작을 통보했다는 언급까지 양국이 상당기간 비공식적으로 사드 문제를 검토해온 것 아니냐, 그런 정황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며 '비밀주의'로 일관하는 정부 태도도 지적했다.

이어지는 <'사드' 말 아끼던 국방부, 준비한 듯…>(2/7)은 "북한 미사일 요격 효과가 크다는 데 지나치게 방점을 두면서 협상의 주도권을 미군 측에 넘겨줄 수 있다는 우려" "배치 비용 산정 과정에서 우리 정부에 비용의 일정 부분 분담을 요구하는 명분이 될 수 있다는 것" "사드 배치 논의 과정에서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 개발과 중첩되는 문제도 넘어야 할 산" 등 다양한 문제 제기를 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미국 국방부가 나란히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언급한 9일에도 타사가 미국의 발표를 받아쓰는 동안 JTBC만 다른 목소리를 냈다. JTBC <'봉인' 풀린 사드…효용성은 미지수>(2/9)는 "과연 사드가 우리 방위력 증강에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놓고 논란"이 있다고 운을 뗀 뒤 "국방부와 사드 배치에 찬성하는 전문가들은 사드가 40㎞ 이상 중고도 이상에서는 허술한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를 보완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지만 "실전 배치된 사드 포대가 아직 2개에 불과해 방어 역량을 아직 충분히 신뢰할 수 없다는 비판"이 있다고 전했다. "(사드는) 대륙의 패권국가들끼리에서 나오는 전략 개념인데 딱 인접해있는 남북한 간에 모든 미사일 방어를 다층으로 구성한다는 건 비현실적"이라는 김종대 정의당 국방개혁단장의 인터뷰도 덧붙였다.

한편 TV조선도 문제점을 지적했다. <'배치지역‧비용' 쟁점 '산적'>(2/8, )에서 최희준 앵커는 "사드 논란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며 "부지부터 비용 문제까지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특히 사드의 고출력 전자파가 문제가 될 것"이라며 해결해야 할 쟁점이 많음을 강조했다. 기자는 "미 육군교범을 보면 레이더에서 100M 이내는 사람이 들어갈 수 없고 5.5Kkm 이내는 항공기, 전자장비와 정비인원 배치가 통제"된다며 사드의 고출력 전자파 문제를 자세히 설명했다. "사드의 전자파 수준은 국내법과 세계 보건기구의 안전기준에 부합"하다는 국방부 발표에도 "명확한 기준이 없어 향후 논란이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모니터 대상 :

8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뉴스쇼판>(<주말뉴스 토일>),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YTN <뉴스나이트>(1부)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언련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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