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군사 대응 조치로 한국과 미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의 주한미군 배치를 공식 논의하자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중국 외교부는 7일 공식 홈페이지에 발표한 화춘잉 대변인의 성명에서 "중국은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라며 "한 국가가 자신의 안전을 도모할 때 다른 국가의 안전을 훼손하면 안 된다는 중국의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라고 밝혔다.

화 대변인은 "미사일 체계 배치는 오히려 한반도 정세를 자극해 더욱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라며 "이는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 데 불리하므로 유관 국가들이 이 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강행하자 곧바로 한국과 미국이 사드의 한반도 배치 논의를 공식화한다고 발표했고, 중국이 곧바로 우려를 나타내면서 불편한 기색을 나타낸 것이다.

중국은 최근 글로벌 관영 매체 <환구시보>를 통해 "사드의 한반도 배치는 중국의 안보 이익을 위협하는 것"이라며 "만약 한국이 (사드 배치) 행동에 나선다면 한·중 관계의 신뢰에 심각한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고강도 비판을 쏟아낸 바 있다.

중국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명분으로 한국과 미국이 발 빠르게 사드 배치 논의를 공식 발표한 것은 북한은 물론 중국까지 사정권에 넣으려는 의도로 풀이하고 있다.

중국, 북한대사 초치해 유감 표명

앞서 중국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이 발사되자 "북한은 우주의 평화적 이용권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 권리는 현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이사회) 결의의 제한을 받고 있다"라며 "북한이 국제사회의 보편적 반대를 무시하고 미사일 발사를 강행했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북한은 한반도 정세의 긴장을 격화시키는 행동을 자제하고 평화와 안정을 수호해야 한다"라며 "대화와 협상을 통해서만 장기적인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 중국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이날 류젠민 부부장이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를 초치해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유감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