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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숨진 고 황민웅씨의 아내 정애정씨가 삼성측과 보상에는 합의했지만 사과문을 거부하고 지난 2월 3일 삼성본관 앞에서 삼성일반노조 김성환 위원장과 함께 집회를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숨진 고 황민웅씨의 아내 정애정씨가 삼성측과 보상에는 합의했지만 사과문을 거부하고 지난 2월 3일 삼성본관 앞에서 삼성일반노조 김성환 위원장과 함께 집회를 벌이고 있다
ⓒ 삼성일반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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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반도체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숨진 남편의 산재인정과 삼성 측의 사과 등을 요구하며 지난 8년간 삼성 측과 싸워온 삼성백혈병 유족 정애정씨가 삼성 측과 보상에 합의, 지난 1월 보상금을 지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애정씨는 삼성전자의 사과문을 거부하는 한편 남편의 산재인정과 책임을 인정하는 진성성 있는 사과 등을 요구하며 삼성일반노조 등과 함께 다시 삼성 본관 앞 집회를 시작했다.

정애정씨는 2월 3일 삼성본관 집회에 참석해 "지난달 삼성으로부터 보상은 받았으나 삼성측의 사과문이 '질병으로 사망한 남편의 죽음은 삼성에 책임이 있다'는 내용의 사과가 아닌, 삼성 측의 일방적인 사과문이었다"며 "삼성직업병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피해자와 유족들의 투쟁이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8년간 백혈병으로 숨진 남편의 산재인정 요구하며 싸워온 정애정씨

앞서 정애정씨는 남편 고 황민웅씨와 삼성반도체에서 사내 결혼한 후 부부가 함께 사내에서 일했고, 2005년 7월 23일 남편이 급성림프구성 백혈병으로 31세의 나이로 숨진 뒤에도 회사 측의 "개인질병"이라는 말을 믿고 2년간 더 삼성에 근무하다 자녀 양육을 위해 2007년 퇴사했다.

하지만 퇴사하던 그해 고 황유미씨의 백혈병 문제가 공론화되면서 남편도 억울하게 숨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정애정씨는 이후 삼성일반노조 등과 함께 삼성 본관 앞을 비롯해 전국의 삼성그룹 사업장을 순회하며 남편의 산재인정과 사과를 요구하는 한편 삼성백혈병 피해의 심각성을 알리는 활동을 해왔다. (관련기사 : "삼성 사과문, 남편 영정 앞에 바치겠다 약속했건만...")

특히 지난해 7월 23일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아래 조정위)가 "삼성전자의 1천억 원 기부안"을 내놓은 후 삼성 측이 '보상위원회'를 발족하자 "일방적 발족"이라며 지난해 9월 9일부터 삼성 본관 앞에서 삼성일반노조 김성환 위원장과 함께 노숙 농성을 벌인 바 있다.

정애정씨는 3개월 가량의 삼성본관 앞 노숙 농성 중 인근 상가와 삼성 측의 민원으로 경찰과 관할 구청에 의한 농성장 철거와 재설치 등으로 고초를 겪었고, 지난해 12월 11일 삼성전자 측이 정애정씨와 삼성일반노조에 보상위 발족에 따른 재발방지를 담은 확약서를 내놓으면서 농성장을 자진 철회한 바 있다.

삼성일반노조 김성환 위원장은 6일 "삼성백혈병유족 정애정씨가 혼자 두 자녀를 키우면서도 지난 2007년부터 삼성 측과 싸워온 것은 억울하게 백혈병으로 숨진 남편의 명예회복과 삼성의 전정한 사과, 백혈병에 대한 실질적 대책 마련을 위해서였다"며 "비록 보상에 합의했지만 삼성 측의 진정한 사과와 백혈병에 대한 대책 마련을 위해 함께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근무했거나 근무 중인 노동자 중 18명이 암과 백혈병 피해자로 확인됐지만 보상이나 회사 측의 책임이 이루지지 않고 있는 울산 울주군 삼남면 삼성SDI 울산사업장에서 삼성 측의 책임을 요구하는 대책위가 꾸려질 전망이다.

유족과 피해자들은 대책위를 구성해 기자회견과 대시민 선전전 등을 통해 삼성 측의 책임과 보상을 요구하는 활동을 설 명절 이후 전개하기로 했다.

대책위원장에는 삼성SDI 울산 사업장 사내 하청업체에서 일하다 '급성림프구성백혈병' 진단을 받고 7개월간 항암 치료를 받다 2005년 11월 29일 당시 28세 나이로 숨진 고 박진혁씨의 아버지 박형집씨가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기사 : "죽은 아들 명예 위해 죽을 때까지 싸울 것")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삼성백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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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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