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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군산(群山)이 드디어 국가 예산 1조 원 시대 막을 열었다. 군산시가 2016년 국가 예산으로 1조 39억 원(국가사업 295건)을 확보한 것. 이는 9천365억 원을 확보한 지 1년여만의 쾌거다. 이 같은 성과는 수시로 국회를 방문하여 각 상임위 의원들과 예결위 의원들을 만나 지역 현안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역설했던 문동신 시장의 노력과 김관영 국회의원의 적극적인 추진력, 정치권과의 공조체제 구축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사무실에서 만난 김관영(47) 국민의당 의원은 국가예산확보 1등 공신으로 꼽히게 됐다는 말에 고개를 저으며 "군산시가 국가 예산 1조 원 시대를 열었고, 도심 곳곳에 도시재생 바람을 일으켰으나 교육, 문화 인프라 구축에는 여전히 부족함을 느낀다"라며 "전북대병원 문제와 송전선로, 롯데아울렛 입점, 새만금방조제 관할지정 문제 등 지역 현안을 해결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의정활동을 하면서 느꼈던 소회와 올해의 각오를 들어보았다. 아래는 지난달 20일 김 의원과 인터뷰를 정리한 것이다.

인터뷰하는 김관영 의원
 인터뷰하는 김관영 의원
ⓒ 진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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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신년(丙申年) 새해를 맞는 소감은?
"2016년 새해가 밝았다. 시민 여러분의 가내 평안과 만사형통을 기원한다. 국가 예산 1조 원 시대를 연 군산이 교육, 문화 방면에서 더욱 가시적 발전을 이루길 소망한다. 그리고 올해는 총선이 있는 해이다. 선거를 치러야 하는 처지여서 상당히 중요한 해가 될 거로 생각한다. 지혜롭고, 때로는 발 빠른 재주로 위기를 넘기는 영민한 붉은 원숭이처럼 위기를 기회 삼아 전진하는 그 길에 언제나 시민 여러분과 함께하겠다."

- 지난 12월 의정 보고회 때 의정활동 브리핑에서 '뿌듯한 마음도 들었지만, 시민들 애로사항을 듣고 부족한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고 했는데?
"이번 의정 보고회는 지난 4년을 돌아보는 자리였다. 군산시 국가 예산 1조 원 시대를 열었고, 도심 곳곳에 도시재생 바람을 일으켰으나 교육, 문화 인프라 구축에는 여전히 부족함을 느낀다. 전북대병원 문제와 송전선로, 롯데 아울렛 입점, 새만금방조제 관할지정 문제 등 지역 현안을 해결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

또한 군산 공단의 심각한 침체가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시내 자영업까지도 연쇄적으로 힘든 상황이다. 투자유치로 경기침체를 반전시키고, 먹고사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깊은 고민과 실천을 병행하겠다. 군산 발전에 모든 역량을 쏟을 것이다."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은 '행동하는 양심' DJ

작년 11월 김대중 대통령 생애 사진전 개막식 때 군산을 방문한 이희호 여사를 안내하는 김관영 의원
 작년 11월 김대중 대통령 생애 사진전 개막식 때 군산을 방문한 이희호 여사를 안내하는 김관영 의원
ⓒ 조종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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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을 보내면서 아쉬움과 성취감이 교차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보람을 느낀 행사를 꼽는다면?
"<매거진군산>이 개최한 '김대중 대통령 생애 사진전'에 참여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죽을 고비를 수차례 넘기면서도 부당한 권력에 굴복하지 않고 '행동하는 양심'으로 살아온 DJ는 내가 가장 존경하던 정치인이기도 하다. 얼마 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당으로 입당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고뇌와 고민을 했다. DJ라면 과연 어떻게 했을까 하고. 그런데 '비우고 내려놓아라', '하나로 합쳐라', '끊임없이 변하라', '불의와 타협하지 말라', '국민의 일상을 돌보는 정치를 하라'던 DJ의 말씀이 떠올랐다.

DJ에 따르면 '진정한 정체성이란 국민이 원하는 바를 하는 것이다. '국민의 뜻에 따라 모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정권, 국민을 하늘과 같이 생각하고 받드는 자세, 이것이 바로 국민의 정부의 정체성'이라고 했다.

누군가 나에게 정체성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민생'이라고 답할 것이다. 사상이 무엇이냐고 물어도 '오직 민생'이라고 답할 것이다. 국민의 아픈 삶을 돌보는 길, 강자의 독식을 막는 길, 이것이 나의 정치철학이며 이것이 저의 사상이고 정체성이다. 앞으로 사즉생의 각오로, 야권을 변화시키고 통합시켜 2017년 정권교체를 위해 당당히 걸어가고 싶다. 많은 관심과 성원으로 지켜봐 주시길 부탁드린다."

- 연초에 <머니투데이 the300>이 의제와 전략그룹 더모아와 함께 국회의원 의정활동 종합평가를 했다. 야당 의원들 종합평가 결과 1위(74.6점)를 차지했다. 지난 1년 동안 의정활동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법안은?
"국회통과를 주도했던 새만금특별법이 떠오른다. 새만금 개발청 신설이 포함된 이 법은 앞으로 새만금을 한중 경협단지로, 환서해안 시대의 명실상부한 거점으로 키워줄 동력이 될 것으로 믿는다.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인공수정 등의 시술을 하고자 하는 근로자에게 '난임(亂姙) 휴가'를 주자는 근로기준법 개정안도 매우 뜻 깊은 법안이다. 재계의 반대로 계류 상태이긴 하지만, 다행히 정부의 제3차 저출산 노령화 대책에는 포함되었다고 하니 지켜볼 일이다.

'학교 밖 청소년지원에 관한 법'도 뿌듯하게 생각한다. 이 법안은 학교 밖 청소년들이 건강한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책이 골자다. 이 법을 통해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도 학습 기회가 보장되고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

송·변전 설비 주변 지역 보상 및 지원에 관한 법률도 빼놓을 수 없다. 송전선로 건설로 인한 주변 토지가치 하락 보상 대상을 확대토록 했다. 군산의 경우 보상범위가 송전선로 좌우 10m씩 총 20m가량씩 확대된다. 공권력에 의한 국민의 재산권 침해를 최소화하고, 깊은 지역 갈등도 타개되기를 기대한다. 앞으로도 시민 여러분의 목소리를 반영한 활발하고 알찬 입법 활동을 이어가겠다."

- 초선의원으로 당내 요직을 두루 거치고 영예로운 상도 몇 차례 받았다. 최근에는 '제4회 납세자 권익상'(입법분야)을 수상했다. 어떤 분야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는지?
"우리나라 세법이 고액자산가들의 절세 창구가 되고 있다면 믿겠나. 잘못 부과된 세금, 합리적이지 못한 세법은 고쳐야 한다. 지난 2014년 대재산가들이 가업상속 공제를 통해 절세하려는 것을 저지한 바 있고, 세금 정정 기한을 늘이는 법 등 많은 세법을 대표발의 했다.

특별히 지난해에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 야당 대표로서 여당과 야당, 국회와 정부 간의 건설적인 토론을 이끈 부분을 높게 평가해준 것 같다. 역대 수상자로는 재경부 세제실장을 역임한 이용섭 전 의원(과 현재 기획재정부 장관인 유일호 의원 등이 권위 있는 상을 받아 더욱 영광이다.

'조세소위'란 국회에서 심사하는 수많은 법 중 세법만 심도 있게 논의하는 소위원회를 말한다. 국회의원 300명 중 여야 5명씩 구성되는 소위의 회의결과에 따라 나라 살림 규모는 물론이고 세법을 통한 소득재분배와 조세정의가 좌지우지된다. 야당 대표로서 납세자의 바람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세법이 서민과 중산층의 권익을 보호하고, 세 부담 수준이 합리화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방송의 '침묵'은 한국의 저널리즘이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다는 방증  

- 정치, 경제, 사회, 안보(통일) 등 총체적으로 난국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담화를 어떻게 생각하나?
"예의염치(禮義廉恥)란 말이 있다. 제나라 환공을 도와 춘추전국시대 패업을 이뤘던 관중이 한 말이다. 관중은 국가의 네 가지 근본을 예의염치라고 규정하였다. 그중 한 가지가 없으면 나라가 기울고, 두 가지가 없으면 위험에 빠지며, 세 가지가 없으면 근간이 뒤집히고, 네 가지 모두를 잃으면 나라가 망한다고 했다.

염치는 청렴함과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기도 하다. 공자도 염치를 아는 것을 정치가가 지녀야 할 기본 덕목의 하나로 꼽았다. 그만큼 염치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염치가 없는 것을 '파렴치'라 부른다. 박근혜 정부를 보면서 예의염치란 말이 떠오르는 건 나만이 아닐 것이다. 현명한 지도자라면 자신의 허물을 탓해야지 남의 탓으로 돌리는 건 옳지 않다. 무한한 책임을 통감하고 위기를 극복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겠나.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와 야당을 더욱 존중하고, 소수의 대통령이 아닌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 한국의 저널리즘, 즉 신문과 방송의 권력 눈치 보기 등 편파보도가 문제점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한다. 의정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은?
"지난해 12월 우여곡절 끝에 세월호 청문회가 사흘에 걸쳐 열렸다. 그러나 이를 지켜본 국민은 많지 않다. 지상파, 케이블, 종편 어느 한 채널도 이를 생중계 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치와 국민 사이 통로나 다름없는 방송이 하나같이 '침묵'한 것은 한국의 저널리즘이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종편방송사들의 불공정 방송 실태는 심각 그 이상이다. 전문가 패널 모두 친정부적 성향이 짙은 분들로만 구성되는 등 공정 방송과는 거리가 먼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사회 부조리를 정치인과 언론인이 외치지 않는다면 그 사회는 죽은 사회와 다를 바 없다. 언론이 정론·직필의 의미를 한 번쯤 되새겨 보면 좋겠다."

교과서 국정화 되면 '친일행위'도 '근대화'로 탈바꿈 될 것

김관영 의원
 김관영 의원
ⓒ 조종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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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가을 군산의 유치원을 비롯해 초중고 학생들이 국회를 견학했다. 미래 꿈나무들을 안내하면서 느낀 점은?
"어린 친구들이 국회 견학을 오면 처음엔 어리둥절해 하곤 한다. 그러나 견학을 마칠 즈음에는 국회가 뭘 하고, 국회의원이 뭘 하는지를 알고 네댓 명은 국회의원이 되겠다며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인다.

그럴 때마다 나를 돌아본다. 나도 어린 시절 우연한 경험 하나가 한 아이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는 걸 경험해서다. 아이들이 나를 통해 꿈을 꾸고, 그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게 하는 경험만큼 값진 경험은 없을 것이다. 아이들의 창의성이 보호되고, 더욱 키워질 수 있어야 우리 장래도 밝아진다. 아이들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 2015년 이슈로 중고교 역사(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빼놓을 수 없다. "11월 3일은 역사쿠데타가 일어난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는데?
"획일적인 역사교육은 독재시대에나 가능한 발상이다. 광화문에서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한다'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교복 차림의 소녀들을 본 적이 있다. 그 순간, 왜 저 아이들이 저러고 있어야 하는지 자문자답을 하면서 가슴이 무척 아팠다. 교과서가 국정화되면 일제식민지배와 친일행위는 대한민국 근대화로 탈바꿈될 것이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시대와 민주주의에도 역행하는 '아주 나쁜 행동'이다.

OECD 34개 회원국 중 그리스, 터키, 아이슬란드 3개국만 국정교과서를 발행하고 있다는 사실도 국정교과서가 시대의 흐름과 맞지 않는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동서로 분단된 서독에서도, 심지어 국공내전을 겪으면서 중국과 대만으로 갈린 중국에서도 국정교과서를 도입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자랑스러운 역사와 국가에 대한 자부심을 가르쳐야 한다는 이유로 박근혜 정부가 국정화를 얘기하고 있지만, 치욕스럽고 부끄러운 역사도 제대로 가르치는 것이 진정한 역사교육 아니겠나.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한다. 그러나 역사를 왜곡하는 정권에도 미래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하고 싶다."

- 요즘에도 매주 부모님을 찾아뵙는지?
"매주 찾아뵙고 있다. 아마도 국회의원이 되고 나서 제일 좋은 점을 꼽으라면 이거 아닌가 싶다. (웃음) 예전엔 몰랐는데, 부모님을 뵙고 함께 식사할 수 있다는 게 여간 기쁘고 감사한 일이 아니다. 얼마 전 아버지께서 편찮으셔서 입원하셨는데, 좀 더 자주 찾아 봬야겠다고 다짐했다. 또 커가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주름이 늘어가는 부모님이 떠오르면서 '아, 나도 이제 어른이 되어가는구나.' 소리가 나도 모르게 나온다. (웃음)"

- 고향을 찾고, 재래시장을 찾는 시기. 민족의 명절 설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시민들에게 전하는 인사말을 부탁한다.
"나는 새벽시장을 종종 찾는다. 새벽시장은 지난 40년간 어머니가 채소장사를 하면서 여섯 형제를 뒷바라지해준 삶의 터전이기도 하다. 세상이 많이 변했다지만 새벽시장의 역동성은 여전하다. 그 힘이 형제들의 오늘을 만들었을 것이다. 전통시장이 살아야 군산 경제의 기초가 튼실해지고, 더 큰 도약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올 설날에는 우리네 정겨움이 느껴지는 재래시장에서 추억과 함께 '군산발전의 미래'를 구입할 것을 제안한다.

날씨가 무척 추워졌다. 건강에 유의하시고, 올 한해 뜻하는 일들이 순조롭게 풀리길 기원한다. 새해에는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군산이 하나 되길 바라며, 지혜를 하나로 모아 침체된 지역 경기를 극복해 내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한다. 아무쪼록 군산의 힘찬 기운과 희망을 두루 나누는 풍요롭고 따뜻한 명절 보내시기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신문고뉴스와 매거진군산 2월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김관영의원, #군산시, #국가예산 1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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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8월부터 '후광김대중 마을'(다움카페)을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정치와 언론, 예술에 관심이 많으며 올리는 글이 따뜻한 사회가 조성되는 데 미력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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