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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광장 스케이트장에서 학생과 시민들이 스케이트를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 유성호
ⓒ 유성호
"이렇게 서울 한복판 고층 빌딩숲 속에서 스케이트를 탈 수 있는 곳이 또 어딨겠어요.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아쉽습니다."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아현동에 사는 김형태(44)씨는 추위와 열기가 뒤범벅돼 얼굴이 발갛게 된 초등생 두 아들과 함께 스케이트를 타며 이렇게 말했다. 김씨는 틈날 때마다 이곳을 찾는다며 "아이들이 너무 좋아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17일 문을 열어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이 29일 현재 총 이용객 13만 명(작년 총 이용객 17만7383명)을 넘어섰다. 스케이트장은 다음달 10일까지 운영된다.

서울시 관계자들은 아직 개장 기간이 열흘 정도 남은 만큼 예년 수준의 이용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예년에 없던 혹독한 추위와 미세먼지 영향을 감안하면 괜찮은 성적이라는 평.

"고층빌딩·고궁 배경으로... 영화 주인공 된 듯"
서울시청광장 스케이트장은 평일과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 30분, 금,토요일과 공휴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운영한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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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을 찾는 사람들이 꼽는 장점은 단연 위치다. 서울 도심, 그것도 도시의 심장부인 서울시청 앞 광장이라서 서울 어디서든 접근하기가 가깝고, 빌딩 숲으로 둘러싸인 주변 경관도 일품이다.

애인과 함께 스케이트장을 찾은 대학생 박인철(22.성동구성수동)씨는 "덕수궁 구경을 나왔다 우연히 스케이트장에 오게 됐다"며 "높은 빌딩들과 고궁을 배경으로 스케이트를 타다보니 마치 영화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 든다"고 즐거워했다.

김미경(42.경기도 광명시)씨는 "3년째 이곳을 찾는데, 아이들이 좋아하고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아이들 데리고 놀기에 이만한 곳이 없다"며 올해는 친한 동네 아줌마 3명과 함께 왔다고 말했다.

접근성이 좋다 보니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명소가 됐다. 이용객 13명 가운데 1명 꼴이 외국인이다.

스케이트장 운영담당을 맡고 있는 조환희(23)씨는 "주변에 호텔이 많아 영어, 일어, 중국어를 쓰는 다양한 외국인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따뜻한 동남아에서 온 분들은 신기한 마음에 한번에 2-3시간씩 타다가 부상을 당하기도 한다"며 안타까워 했다.

두 번째 장점은 빙질이 좋다는 것이다. 조씨는 "외부 온도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야외 스케이트장 치고는 얼음 상태가 잘 유지되고 있다"고 으쓱해 했다.

야외다 보니 단점도 있다. 겨울 스포츠의 특성상 어느 정도는 추워야 빙질을 유지할 수 있지만 올해처럼 너무 추우면 이용객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조씨는 "얼굴이 시렵지 않은 정도"의 추위가 가장 좋은 날씨라고 한다.

시시때때 불어오는 중국발 미세먼지도 불청객이다. 매 시간마다 측정해서 2시간 연속 기준치를 넘으면 이용객의 건강을 위해 중지시킨다. 올해는 작년 크리스마스 전날인 12월 24일을 포함해 7회나 중단돼 운영에 큰 지장을 초래했다.

"안전이 제일 중요... 장갑·헬멧 꼭 착용하세요"
서울시청광장 스케이트장의 이용료는 스케이트화 대여료 포함 1회 1시간 1,000원이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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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이트장 측이 가장 신경 쓰는 것은 뭐니뭐니 해도 안전. 다행히 지금까지 큰 사고는 없었지만, 발목을 삐는 등 가벼운 부상은 자주 일어나고 있다는 게 관리자들 설명.

안전요원으로 일하고 있는 김종우(25)씨는 장갑과 헬멧을 꼭 착용할 것과 주행 중 백허그, 뒤로가기, 끌고가기, 세 명 이상 손잡고 달리기 등을 삼가달라고 주문했다. 김씨는 특히 "어른들이 헬멧을 쓰지 않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아무리 얘기를 해도 듣지 않아 애를 먹는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크리스마스와 새해 연휴 땐 추운 날씨에도 새벽 3시 반까지 가족 단위로 와서 타고 가는 것을 보고 신기한 생각이 들었다"며 "색다른 추억을 만들기 좋은 장소 같다"고 말했다.

이정우 서울시 체육정책과 주무관은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이 개장한 지 13년 되는 만큼 전국 야외 스케이트장의 기준이 되고 있다"며 "편의시설을 더 확충하고 개선해서 시민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태그:#서울광장스케이트장, #스케이트, #서울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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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시민기자 필독서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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