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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교육부가 발표한 '2016년 교육부 업무계획' 문서.
 27일 교육부가 발표한 '2016년 교육부 업무계획' 문서.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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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교 <역사> 국정교과서를 집필하는 교육부가 집필진과 편찬심의위원 명단에 이어 집필기준도 비밀에 부친 채 이른바 '복면집필'을 한층 강화하고 나섰다. 이런 교육부가 '2016년 교육부 업무계획' 문서에서는 '국정교과서 개발'을 정책 성과로 자화자찬해 논란이다.

집필기준도 감춘 채 "이미 집필 시작"

27일 교육부는 '2016년 교육부 업무계획'을 내놓으면서 이미 확정한 집필 기준을 공개하지 않은 사실을 털어놨다.

이영 교육부 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역사교과서 집필 기준은 이미 확정되었고, 현재 집필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확정된 집필 기준을 공개하는 시점은 국사편찬위원회, 편찬심의회 등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교육부의 이런 태도는 기존 약속을 어긴 것이다.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은 지난해 11월 4일 기자브리핑에서 "집필 기준은 편찬심의회 심의과정을 거쳐 이달 말에 확정되면 별도로 브리핑할 계획"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이후 교육부와 국사편찬위는 '편찬 기준이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같은 해 12월 초와 12월 중순으로 발표 시기를 잇달아 미뤄왔다. 이번에 이영 차관의 '집필기준 확정 뒤 비공개' 발언까지 합하면 모두 4차례에 걸쳐 말을 바꾼 것이다.

집필 기준은 교과서 집필의 지침이 되는 것이다. 이 기준을 보면 박정희 정부의 5·16과 유신에 대한 성격 규정, 1948년 건국절 적시 여부, 일제 근대화론 수용 여부 등에 대한 집필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집필 기준을 집필 전에 공개해야 하는 이유는 역사학계 등 공론장에서 공개 검증을 받기 위한 것이다. 이런 점에 비춰보면, 이미 집필에 들어간 이상 늦게라도 공개하는 건 의미가 크지 않다. 

교육부는 지난해 44억 원에 이르는 국정교과서 예비비의 사용 내역도 비밀에 부친 바 있다. 그러면서도 교육부는 올해 업무계획 문서에서 '완성도 높은 올바른 역사교과서 개발'을 5대 핵심 전략 가운데 첫 번째인 '학생의 꿈과 끼를 키우겠습니다' 항목에 넣어놓았다.

"이런 교과서를 학생에게 배포... 위험한 일"

나아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성과로 꼽기도 했다. 교육부는 이 문서의 '지난 3년간의 성과' 부분에서 '창의성과 인성 중심의 공교육 체제 확립' 항목에 '국정교과서 개발 시작'을 두 번째 성과로 꼽아놓기도 했다. '깜깜이' 집필 태도를 버리지 않은 채 국정교과서 개발을 성과로 자화자찬한 것이다.

김육훈 역사교육연구소장은 "집필진에 이어 집필 기준까지 비밀로 한 채 교과서를 쓰고 있다는 것은 교과서 집필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절차인 소통을 정부 스스로 포기한 것"이라며 "이렇게 집필한 뒤 한두 달 검증과정을 거쳐 내년 3월 학생들에게 배포한다는 것은 무책임하고 위험한 일"이라고 우려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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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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