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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인권주간조직위원회는 10일 오전 대구구치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구경북 5대 인권뉴스를 발표했다.
 대구경북인권주간조직위원회는 10일 오전 대구구치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구경북 5대 인권뉴스를 발표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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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존엄성과 권리에 있어 평등하다는 세계인권선언이 발표된 지 67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인권침해 사례는 늘어나고 그 대상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겨냥하고 있다.

인권운동연대와 한국인권행동 등 39개 단체로 구성된 '2015 대구경북 인권주간 조직위원회'는 인권주간을 맞아 시민사회단체 및 활동가, 지역 언론인, 대구시민 등을 대상으로 조사한 대구경북 5대 인권뉴스를 발표했다.

조직위가 선정한 5대 인권뉴스에는 ▲ 굴뚝 농성 408일의 '슬픈 신기록'을 세운 차광호 스타케미칼 해고노동자 ▲ 4.24민주노총 총파업 당시 범어네거리에서 거리행진을 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경찰의 물대포 저지 ▲ 박근혜 대통령 비판 전단지를 제작한 시민 박성수씨 법정 구속 ▲ 기초법과 복지의 사각지대가 부른 비극, 장애인 언니를 둔 20대 여성 자살 ▲ 영덕군민 원전찬반투표와 91.7%의 반대 등이 선정됐다.

조직위는 또 인권증진 사례로 ▲ 대구 일본군위안부 역사관 개관 ▲ 눈과 비가 걱정없는 실내 무료급식소 개소 ▲ 법정 구속되었던 청도 송전탑반대 활동가 항소심서 무죄 ▲ 경북 고령 복지시설 뒤 금속공장 불허로 장애인 인권 지켜 ▲ 경북지역 교사 2명 국보법 누명 벗어 ▲ 대구 청암재단, 장애인 거주 시설 '탈시설화' 선언 ▲ 경북 군위에 도내 첫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 건립 등 6개를 선정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비방하는 유인물을 제작한 혐의로 대구수성경찰서에서 21일 오전 조사를 받은 박성수씨가 수성경찰서 표지석에 개사료를 뿌린 후 손피켓과 새사료 포대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을 비방하는 유인물을 제작한 혐의로 대구수성경찰서에서 21일 오전 조사를 받은 박성수씨가 수성경찰서 표지석에 개사료를 뿌린 후 손피켓과 새사료 포대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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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위는 인권뉴스를 선정하는 목적으로 "2015년 한 해 동안 인권 관련 주요 사안들을 되돌아보면서, 대구경북 사회가 일구어 온 성과는 보존하는 한편 인권침해 사례를 통해 지역사회 전체가 인권침해에 대해 반성하는 계기를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구경북의 인권지표를 보며 전 영역에서 기본권과 인권의 후퇴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에 선정된 5대 뉴스 모두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을 겨냥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직위는 또 지방정부를 비롯한 광범위한 정부기관의 인권침해 현상이 심화되고 두드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인권영역, 경찰 공권력과 법원 등 국가행정기관에 의한 인권침해, 출입국관리소의 무차별적인 폭력단속, 집회와 시위를 보장하지 않고 허가제처럼 남용하는 경찰 등 공공기관 및 지방정부의 인권침해가 심각한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조직위는 사회적 소수자를 향한 혐오와 폭력, 추방 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길거리에서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등 이주노동자에 대한 폭력 단속과 을지연습 기간에 어린이들에게 사격 체험을 하는 대구시, 제7회 대구퀴어문화축제가 동성애 혐오집단에 의해 힘겹게 진행된 점 등을 들었다.

조직위는 10일 대구구치소 앞에서 '대구경북 5대 인권뉴스'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양심수와 함께, 사회적 소수자와 함께 인권과 우리의 존엄을 위해 전진하고 투쟁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들은 "사람은 누구나 소중하고 존엄하다고 인권은 말하지만 과연 모든 사람에게 인권이 있는 것인가"라며 "여성, 노동자, 장애인, 성소수자, 홈리스, 철거민, 청소년, 시민, 이주민, 기초생활수급자 등 여러 이름을 통해 만나는 사회적 소수자와 민중들은 현실에서 '사람'으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에게 붙여지는 여러 존재의 이름들이 전하는 이야기들은 나만 억울한 것이 아닌 세상에는 억울한 '우리'가 많다는 것을 알려준다"며 "오늘 우리는 많은 존재의 사이를 넘어 사람을 이야기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5일 오후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대구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이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5일 오후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대구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이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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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대구인권위(NCC) 목사는 "민주주의와 인권의 시계가 유신 시대로 후퇴하고 있다"며 역사교과서 국정화, 민중총궐기 강제진압, 대통령 비난 전단지를 제작한 시민 구속 등의 사례를 들었다.

변홍철 시인은 대구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박성수씨의 이야기를 전하며 경찰의 인권침해가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28일 박성수씨가 수갑이 채워지고 포승줄에 묶여 연행된 상태에서 수성경찰서 지능팀장이 가슴을 손가락으로 찌르고 폭언과 폭행을 했다고 밝혔다.

서창호 인권운동연대 상임 활동가는 "해마다 세계인권선언일을 맞아 대구경북 인권뉴스를 발표하지만, 인권침해 사례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며 "사회적 약자 및 소수자에 대한 인권침해가 지역사회 저변에 퍼져 있다"고 지적했다.

조직위는 "노동자, 장애인, 성 소수자 등 우리는 사람이고 우리는 포기할 수 없다"며 "힘겹지만 당당하게, 분노하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고 우리 함께 가장 낮은 곳에서 인권을 향한 우리의 목소리를 외치자"고 강조했다.

한편 조직위는 대구경북 인권주간을 맞아 이날 오후 오오극장에서 평양시민 김련희씨의 송환을 촉구하는 토크쇼와 기자회견을 연다. 이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대구인권위원회 주관으로 오는 15일 구세군 대구 제일영문(교회)에서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기도회를 연다. 또 18일에는 영남일보 강당에서 대구경북 인권보고대회를 개최한다.



태그:#대구경북 인권뉴스, #세계인권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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