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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1일 온라인을 통해 급속하게 퍼져나간 대도시 공기 문제를 지적한 글. '베이징 공기를 1시간 흡입하면 20분의 수명이 단축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12월 1일 온라인을 통해 급속하게 퍼져나간 대도시 공기 문제를 지적한 글. '베이징 공기를 1시간 흡입하면 20분의 수명이 단축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 웨이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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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吸北京空气一小时, 短命20分种啊"

지난 1일 중국 최대 SNS 시나닷컴의 웨이보(微博)에서 급속히 리트윗된 내용이다. 최근까지 약 1개월 동안 계속된 대도시 미세먼지 탓에 "베이징 공기를 1시간 흡입하면 20분의 수명이 단축된다"는 의미다.

SNS를 뜨겁게 달군 또 다른 글에는 "전 세계 대기오염이 가장 심각한 20개 도시 중 16개 도시가 중국에 있으며, 매년 대기오염 문제로 중국의 신생아 10만여 명 이상이 숨지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1일 오후 1시경, 베이징시 환경보호국은 "11월 30일부터 이날까지 양일간 연속적으로 대기오염 수준이 5등급으로 측정됐다"며 외부 공기에 미세먼지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외부 활동을 자제할 것을 당부하는 경보 메시지를 발령했다.

5등급은 가장 위험한 수준의 오염도로, 노인이나 어린이들은 가급적 실내에 머물고 외부에서 과격한 육체노동을 피해야 하는 정도의 수준이다.

이어 이날 오후 4시경, 당국은 "시베리아 지방의 한랭기단이 네이멍구(內蒙古)와 간쑤(甘肅) 등 중국 북부지방으로 몰려 내려올 것이며, 강풍과 함께 강력한 미세먼지가 한풀 꺾일 것이다"라는 긍정적 전망을 추가로 내놓았다.

 사진2. 12월 1일 오후 2시 경, 베이징 하이뎬취(海淀?) 중관촌(中?村) 인근 13층 빌딩에서 내려다본 일대 전경.
 12월 1일 오후 2시 경, 베이징 하이뎬취 중관촌 인근 13층 빌딩에서 내려다본 일대 전경.
ⓒ 임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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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이내에 두 차례에 걸쳐 대도시 미세먼지 문제에 대해 중국 정부가 직접 언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중국 현지에서 발생하고 있는 미세먼지 문제의 강도가 심각하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6살 소녀 "파란 하늘을 본 적이 없어요"

 지난 3월 중국 CCTV 전 간판 앵커 차이징은 중국 스모그의 실체를 고발하는 다큐멘터리 '돔 아래에서(穹頂之下·Under the Dome)'를 온라인 상에 공개했다.
 지난 3월 중국 CCTV 전 간판 앵커 차이징은 중국 스모그의 실체를 고발하는 다큐멘터리 '돔 아래에서(穹頂之下·Under the Dome)'를 온라인 상에 공개했다.
ⓒ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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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 오염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올 초 중국 스모그의 실체를 밝힌 중국 CCTV 전 앵커 차이징(柴静)이 제작한 영상이 온라인상에 또다시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올해 3월 중국 CCTV 전 간판 앵커 차이징은 중국 스모그의 실체를 고발하는 다큐멘터리 <돔 아래에서(穹頂之下·Under the Dome)>를 온라인 상에 공개했다. 그런데 이 다큐는 공개 직후 중국 대표적 포털 사이트에서 자취를 감춰, 일부 세력에 의한 언론 탄압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 바 있다.

그는 해당 영상을 제작하기 위해 자비 100만 위안(1억 8천만 원)을 들였다고 한다. 그는 해당 영상의 제작 이유에 대해 "베이징의 스모그가 최악일 때 딸을 임신했고, 이후 딸에게 몹쓸 종양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스모그는 딸이 병을 앓게 된 주요 이유라고 생각해 사람들에게 스모그가 가진 문제를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다시 온라인상에 모습을 드러낸 영상 속 차이징은 중국 산시성에 거주하는 6살배기 소녀에게 "흰 구름을 본 적 있느냐"고 물었지만 소녀는 "파란 하늘은 거의 본 적이 없다"고 답한다.

대기중에 떠있는 입자들은 크기별로 총먼지(TSP), 미세먼지(PM10, 직경 10마이크로미터 이하), 초미세먼지(PM2.5, 직경 2.5 마이크로미터 이하)로 구성돼 있는데, 화석연료로 인해 발생하는 초미세입자들은 인간의 호흡기가 걸러낼 수 없는 미립자로 구성돼 있다.

 12월 1일 오후 4시 경, 베이징 하이뎬취(海淀?) 중관촌(中?村) 랜드마크인 중국석유화공집단(Sinopec) 빌딩이 미세먼지에 둘러싸여 있다.
 12월 1일 오후 4시 경, 베이징 하이뎬취 중관촌 랜드마크인 중국석유화공집단(Sinopec) 빌딩이 미세먼지에 둘러싸여 있다.
ⓒ 임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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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인간 폐 속으로 들어간 미세먼지는 혈관을 통해 호흡계나 심장계 질환의 원인으로 작용하게 될 우려가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영상에 따르면 중국 대도시 인근에 자리한 공장 매연 때문에 매년 중국에서 약 50만 명 이상이 조기 사망한다. 12월 1일 기준 해당 영상은 중국 포털 사이트를 통해 약 3억 명 이상이 시청했다. 하지만 언제까지 해당 영상을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정보 차단하는 중국 당국

대규모 재해 때마다 중국 정부는 '정보의 통로'를 최우선적으로 차단해 왔다. 지난 8월 중국 톈진항에서 번진 폭발사고 직후 중국 정부는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톈진 지역에 대한 일반인들의 접근을 금지하고, 추가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모든 조치는 오직 중국 공산당 중앙기관지를 통해서만 알렸다. 당시 중국 당국은 신화통신(新華通訊), 인민일보(人民日報), 천진북방망(天津北方網) 등 소수 관영매체에게만 사건 진압 소식을 일괄적으로 통보했다.

중국의 SNS 웨이보(微博)와 웨이신(微信)을 통해 일반인들이 사고 현장에 대한 소식을 전달했지만, 사고 직후 중국 정부는 '유언비어 확산 방지'를 이유로 수백여 개의 SNS 계정을 강제 삭제했다.

때문에 온라인상에서는 중국 정부의 언론 탄압이 도를 넘어섰으며, 오히려 서방 언론이 보도하는 내용을 상대적으로 더 신뢰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더욱이 최근 톈진 사고 현장 인근에 내린 빗물이 표면에 닿아 하얀 거품을 일으켰다는 다수 언론의 보도에도 불구, 중국 정부는 '양호'하다는 역학조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지난 1일 호남과학기술주식회사(力合科技湖南股份有限公司)가 발표한 내용에는 9월 2일 이후에서야 정부에 의한 사고 현장 진입 금지 조치가 일괄적으로 완화되었고, 사고 이후 폭발물에 섞여 있을 것으로 추정되었던 각종 독극물의 환경적 영향 평가 등을 포함한 전문적인 조사가 전면적으로 시작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는 사고 직후인 8월 SNS를 통해 제기됐던 독극물에 의한 각종 피해 우려에 대해 중국 정부가 일관되게 내놓은 '양호'한 수준이라는 답변과 배치되는 주장이다.

더욱이 당시, 인근 해양토와 수질, 공기에 다수 포함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화학성 위험물질 여부에 대해서도 정부 측은 사고 이후 톈진 일부 지역에 대한 통제와 접근을 막은 상황에서 추가적인 상세 답변은 하지 않은 바 있다.

더 큰 문제는 중국 정부가 소수의 기관지 역할을 하는 언론과 일방적인 소통만을 유지하고 그 외의 모든 매체와 여론을 통제하는 일이 앞서 수차례 반복돼 왔다는 점이다. 정부 측 답변을 국민들이 신뢰하기 어려운 이유다.

'북풍'에 의존하는 정부라니

 12월 1일, 미세먼지로 인해 천안문 광장에서 불과 50여 미터 앞의 천안문이 자취를 감췄다. 사라진 천안문을 그린 사진이 온라인상에 퍼져나갔다.
 12월 1일, 미세먼지로 인해 천안문 광장에서 불과 50여 미터 앞의 천안문이 자취를 감췄다. 사라진 천안문을 그려넣은 사진이 온라인상에 퍼져나갔다.
ⓒ 웨이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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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첫 주, 지독하게 심했던 스모그 현상이 한 풀 꺾이고, 베이징 시민들은 이달 3일에서 5일까지 쾌청한 하늘을 짧게나마 경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스모그 문제를 해결한 것은 다름 아닌 강력한 세기로 베이징을 강타한 '북풍(北風)'의 효과다.

7일 오전 베이징시 스모그대책지위센터는 약 3일간 이 지역 일대에 스모그 오렌지 경보를 또다시 발동했다. 10일 이후에는 베이징 일대가 북풍의 영향권 아래에 들어가며 스모그 현상이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예측도 함께 내놓았다.

이즈음 되니, 수년째 반복되는 스모그 문제에 뾰족한 수를 내놓지 못하고, 일시적으로 불어오는 바람에 의존하고 있는 중국 당국의 태도에 베이징 시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일부 부처에서는 '배기가스 탓' 또는 '난방 시 발생하는 매연 가스 탓' 등 몇 가지 원인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스모그 원인에 대한 책임 부처 간의 직접적인 해결 의무를 회피하려는 듯한 인상만을 남겼다.

베이징에서 발생하고 있는 스모그 문제는 결코 한두 해 반복된 것이 아니다. 베이징에 거주하는 2천만 시민들과 이곳에서 자라날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 편집ㅣ홍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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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나라, 중국 베이징에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