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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김갑수님의 페이스북에 실린 글을 옮긴 것입니다. [편집자말]
지난 8일 사임 의사를 내놓은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 사진은 지난 9월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행정자치부에 대한 국정감사 당시 모습.
 지난 8일 사임 의사를 내놓은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 사진은 지난 9월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행정자치부에 대한 국정감사 당시 모습.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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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행사에서 '총선 승리' 외친 사람이...

1. 정종섭이란 자가 파다한 총선출마설 속에 장관직을 사퇴했다. 출마야 자유지만 그는 선거를 관리하는 주무부처의 장관으로 여당 인사들이 모인 행사장에서 '총선 승리' 건배사로 외쳤던 작자, 진작 옷을 벗거나 벗겼어야 했다.

더구나 당시 그 발언이 문제가 됐을 때 절대 선거 출마는 없다고 단언했던 자였다. 그 어떤 공약도 지키지 않으며 민주주의를 욕보이고 3년을 허송세월하며 역사를 '아버지 시대'로 역주행시킨 대통령의 수하답다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명색이 헌법학자였다. 허나 그 누구도 그의 만행을 저지하지 않았으니 이 자에게 배운 제자들과 최몽룡이란 자에게 배운 제자들의 차이는 어디에서 기인한 걸까?

2. '올바른 역사교과서'와 '역사 교육 정상화'란 말에 따옴표도 입히지 않고 제목으로 사용한 언론사들이 수두룩했다. 마찬가지로 8일 정종섭의 사임에 'TK 물갈이 신호탄?' 운운하며 마치 선주문이라도 받은 듯한 제목에 아무런 문제제기도 없이 대통령의 사적 원한풀이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내용으로 가득 찬 기사들을 보며 기자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공부에 열중인 몇몇 제자들 얼굴이 떠올랐다. 대체 너희들은 어떤 회사에 가고 싶어 그리 애쓰는 거냐? 너희들이 가고 싶은 언론사가 이 나라에 있긴 있는 거냐?

아이유 '스물셋' 앨범 커버
 아이유 '스물셋' 앨범 커버
ⓒ 아이유(iu) 공식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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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제' 해석은 '동녘' 안에서만 하라고?

3. 그 시대를 살았던 다수가 그랬듯 김모(본인) 역시 조성오가 아닌 편집부의 이름으로 '동녘'에서 출간한 <철학에세이>로 대학 1학년을 시작했다. 회의(懷疑), 즉 의심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믿음의 방법이며 끝없는 부정의 부정이야말로 진정한 발전의 길임을 깨닫게 해준 책. 관제교육으로 고정화된 시각에 주관적 오류가능성에 대한 경계와 다양성의 아름다움이라는 새 생명을 불어넣어준 책이 바로 <철학에세이>였거늘 어찌 그 책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동녘'이 '제제'에 관한 해석은 오직 자신들의 허락 안에서만 가능하다고 말하는지 모르겠다.

한국경제신문사가 왜곡 번역했던 <위대한 탈출>이 원저자인 앵거스 디턴의 확인으로 온전하게 다시 나올 수 있게 됐듯 J.M 바스콘셀로스가 그런 문제제기를 했다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도 있었을 것 같다만. <철학에세이>로 세미나 하던 시절 심지어 '지저스 크라이스트' 조차 '얼토당토않은' 상상의 대상이었거늘 이건 뭐….

4. 3단인가 5단인가 하는, 어차피 1단이라 해도 김모에게는 고음불가 영역이었을 노래 딱 한 곡 말고 해당 가수의 노래 아는 게 하나도 없긴 하지만, SM이니 YG니 JYP 같은 회사들이 어린 친구들 옷 너무 대충 입혀 흔드는 것으로 온 나라 가요계를 쌈 싸 먹던 것에 대한 책임을 왜 그 친구에게 전부 묻겠다는 식으로 이 난리들인지 어설픈 자유주의자 김모는 도무지 이해할 방법이 없다.

더구나 상상의 차이가 자유이듯 해석의 자유 역시 그렇고 의견 표명 역시 예외가 아닐진대 왜 그들이 주장하는 '불온한' 걸 느끼지 못했으며 자신의 생각과 느낌은 다르다는 이들이 돌팔매를 맞아야 하는지 도대체 그 이유를 알 수가 없다. 누가 뭐래도 난 그렇게 느꼈고 몇몇 단서로 보아 그렇게 단정할 수 있으니 닥치고 무릎 꿇으란 게 국정교과서 하자는 자들의 논리·행태랑 뭐가 그리 다른지도 잘 모르겠다. 너무 어설픈 '야매' 자유주의자라 그런가.

tvN <응답하라 1988> 포스터
 tvN <응답하라 1988> 포스터
ⓒ 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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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얼핏 지나가며 잠시 본 <응답하라 1988>도 예외가 아니었다. 언젠가부터 온 나라 영화 드라마에 전라도가 자취를 감춘 지 오래된 것 같다. 더불어 경상도가 과대표되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 건 김모뿐일까. 1980년대 후반 아니, 1990년대 초반까지도 서울에 가장 많은 출향인들은 호남인들 아니었던가?

6. 2015년 한국사회 참 기괴하다. 그리고 너무 단순하다. 예외가 없다. 양쪽 눈 옆을 가린 경주마들이 온 나라를 헤집고 다니는 느낌이랄까.

○ 편집ㅣ김지현 기자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김갑수님은 한국사회여론연구소 대표입니다.



태그:#정종섭, #아이유, #동녘출판사, #응답하라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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