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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해위증죄 혐의를 받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권은희 의원이 5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해 재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오고 있다.
▲ 기자 질문에 답변하는 권은희 모해위증죄 혐의를 받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권은희 의원이 5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해 재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오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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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의 공직선거법 위반사건 첫 증인이었던 권은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5일 피고인으로 다시 법정에 섰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8부(부장판사 최창영)는 앞으로 열릴 공판에서 권 의원이 김 전 청장의 유죄판결을 위해 '수사를 방해했다'는 허위증언을 했는지(모해위증죄 혐의) 아닌지 따져볼 예정이다.

원래 검찰은 그를 믿었다. 수서경찰서 수사과정 시절, 2012년 12월 11일 국정원 직원 김하영씨의 정치개입·선거관여 사이버활동이 드러나자 초기 수사를 지휘하는 과정에서 김용판 전 청장과 서울청 관계자들이 수사를 방해했다는 권 의원의 말이 한결 같았고, 실제로 경찰 수사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권 의원은 검찰 조사 때 ▲ 김씨 컴퓨터 등을 조사하기 위해 12월 12일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김용판 전 청장이 막았고 ▲ 디지털 증거분석 과정에서 서울청 관계자들의 훼방으로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진술했다.

또 ▲ 이광석 당시 수서서장이 김용판 전 청장 지시로 12월 16일 오후 11시 무리하게 중간수사결과 발표를 강행한 일을 후회했다고도 했다. 법정 진술도 똑같았다(관련 기사 : "서울경찰청이 나를 죽이려고 하는구나").

모해위증죄 혐의를 받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권은희 의원이 5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해 재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오고 있다.
 모해위증죄 혐의를 받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권은희 의원이 5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해 재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오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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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3년 만에 검찰은 돌변했다. 김용판 전 청장이 1심부터 줄곧 무죄 판결을 받자 2014년 6월 한 보수단체는 권 의원을 모해위증죄로 고발했다. 분위기를 살피던 검찰은 대법원이 2015년 1월 29일 김 전 청장의 무죄를 확정하자 고발장 등을 검토했고, 7월 30일에는 권 의원을 직접 불러 조사했다. 그리고 8월 19일 검찰은 자신들이 믿었던 권 의원의 진술은 사실과 다르다며 그를 모해위증죄로 기소했다.

5일 권 의원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국회 국정조사부터 검찰 수사와 재판에 이르기까지 동료 경찰들은 그를 '왕따'로 만들었지만 자신은 기억나는 대로 진술했을 뿐이라는 얘기였다.

또 검찰은 김하영씨가 수사 협조하겠다며 경찰에 컴퓨터를 제출할 때 '최근 3개월간 문재인·박근혜 후보 지지 또는 비방글'로 분석범위를 제한, 서울청은 거기에 맞춰 디지털 증거를 분석했다고 하지만 권 의원 본인은 김하영씨의 요구가 맞지 않다고 봤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번 공판을 계기로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겠다는 의지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공판 시작 전 기자들을 만난 권 의원은 국정원 직원 김하영씨는 물론 당시 수서서와 서울청·검찰·법무부 관계자 등을 증인으로 신청할 뜻을 밝혔다.

또 재판부에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한다면서 "많은 증인을 필요로 하고, 그것으로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데 증인 수와 절차를 잘 조화시켜주길 원한다"고 말했다. 권 의원의 2차 공판준비기일은 11월 20일 오전 10시 반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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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권은희를 거짓말쟁이로 만든 검찰

○ 편집ㅣ홍현진 기자



태그:#권은희, #김용판, #국정원 대선개입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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