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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로 조성된 동굴 예술의 전당.
 국내 최초로 조성된 동굴 예술의 전당.
ⓒ 윤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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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동굴은 광명시 문화예술 공연 분야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광명동굴에 전문공연장 '동굴 예술의 전당'이 조성되면서 다양한 공연을 할 수 있는 무대가 더 생긴 것이다.

동굴 예술의 전당은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동굴 공연장이다. 광명동굴을 찾는 관광객들은 이곳에서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보면서 색다른 경험을 하고 있다.

양기대 광명시장은 광명동굴 개발을 시작하면서 이곳이 단순히 보기만 하는 관광지가 아닌 문화와 예술, 관광이 어우러지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가 동굴 개발계획을 수립하면서 염두에 둔 것은 3가지였다. 동굴 전문공연장, 와인동굴, 코끼리차. 그 가운에 가장 먼저 실행에 옮긴 것이 동굴 공연장인 예술의 전당이다. 그건 동굴 내부에 공연장으로 활용 가능한 커다란 동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금 예술의 전당이 있는 자리는 최봉섭 테마개발과장이 동굴 탐험에 나섰을 때 처음 들어갔던 곳이다. 최 과장이 탐험할 때만 해도 바닥은 물에 잠겨 있었다. 그곳을 바닥을 메우고 350석 규모의 공연장을 만든 것이다. 동굴 예술의 전당에 들어가면 예상을 뛰어넘는 규모에 깜짝 놀란다.

양 시장만 공연장을 생각한 건 아니었다. 양 시장이 주목한 그 장소에 전문 공연장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사람이 또 있었다. 바로 변성수 예술공연팀장이다.

변 팀장은 광명시에 문화예술 전용 공연장이 없다는 사실이 늘 마음에 걸렸다. 시민회관이 있지만 그곳은 말 그대로 '시민을 위해 다양하게 활용하는 회관'이지 전문 공연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변 팀장은 문화예술 공연에 대한 시민들의 욕구와 수준이 나날이 높아지는데, 시민회관 만으로는 그런 욕구를 제대로 충족시킬 수 없다는 생각을 줄곧 해왔다.

변성수 공연예술팀장
 변성수 공연예술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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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광명시에 전용 공연장을 건립하면 문화예술 수준이 엄청나게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고, 광명시에서 공직생활을 하는 동안 전문 공연장을 꼭 만들겠다는 다짐을 해왔단다.

그런 그가 광명동굴에서 공연장을 조성할 수 있는 공간을 발견했을 때, 당연히 가슴이 뛸 수밖에 없었다. 그는 양 시장이 광명동굴에 '동굴 예술의 전당'을 만들겠다고 했을 때, 마음 속으로 환호성을 질렀다.

"공연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아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광명동굴 안에 전용 공연장을 만든다니 좋을 수밖에요. 동굴 공연이 애로사항이 없었겠어요? 그래도 해야죠. 동굴에서 공연을 하면서 보람을 많이 느꼈고, 자부심도 많이 느꼈어요. 동굴 무대가 언젠가는 진정한 우리의 공연장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했거든요."

예술의 전당 자리는 광명동굴이 일반에 공개될 때부터 공연 무대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동굴에서 공연이 가능한 최적의 장소로 꼽혔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닥을 다져서 공연무대로 활용했다.

지금 생각하면 옹색하기 짝이 없는 무대였지만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공간이었다. 동굴 공연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장소였기 때문이다. 무대는 허술하나마 만들어졌지만 공연 시설은 전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변 팀장은 공연을 기획했다.

그는 광명시립합창단이 가장 적당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가 그런 생각을 한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광명시 소속이라 섭외가 쉽다는 것, 다른 하나는 광명시를 대표하는 광명시립합창단이 전국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실력을 갖췄다는 것이다. 그래서 변 팀장은 이들이 폐광에서 첫 공연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단다.

"광명시립합창단은 우리 지역의 문화예술 홍보사절단이잖아요. 그들을 활용해서 광명동굴이라는 우수한 공연 공간이 있다는 것을 알리자는 생각을 한 거죠. 공연이요? 진짜 좋았죠. 깜짝 놀랐어요. 동굴에서 공연을 하면 참 좋구나, 한 거죠. 지휘자나 합창단원이 다 소리가 너무 좋다, 음향을 별도로 설치하지 않아도 할 수 있다고 했는데 사실이었던 거죠."

폐광에서 광명시립합창단이 가장 먼저 공연을 했다.
 폐광에서 광명시립합창단이 가장 먼저 공연을 했다.
ⓒ 윤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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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준비 과정은 쉽지 않았다. 무대는 있었지만 공연을 받쳐줄 시설이 없었기 때문이다. 동굴이라 음향시설이 필요 없지만 조명은 반드시 필요했다. 거리 공연을 할 때 사용하던 보조 조명을 이용했다. 그나마 동굴 안에 너무 어두워 보조 조명을 사용해도 합창단 얼굴만 겨우 보일 정도였지만 없는 것보다 낫다. 

공연은 기대보다 훨씬 좋았다. 이 공연을 통해서 동굴이 공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는 사실과 함께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고도 소리의 울림이 잘 전달되면서 그 어떤 무대보다 좋은 공연을 보여줄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된 것이다.

비록 20분 남짓한 짧은 공연을 참관한 사람들의 표정은 그 어떤 공연 때보다 밝았다. 어두운 동굴은 신비로운 공연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연출했다. 박수소리가 메아리가 되어 동굴 안에 은은하게 울려 퍼졌다.

이후 매주 토요일, 폐광 안에서 광명시립합창단 공연이 열렸다. 광명동굴을 찾는 관광객들은 이들의 특별한 공연 이벤트를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무대 뒤에서 공연을 준비한 사람들은 그야말로 '개고생'을 했다.

공연장에 꼭 필요한 부대시설인 화장실, 대기실, 분장실이 없었다. 조명과 같은 무대 설비도 없었다. 변 팀장과 시립합창단원들이 공연을 할 때마다 필요한 장비를 직접 날라야 했던 것이다.

여자 합창단원들은 얇은 드레스를 입고, 남자 단원들은 연미복을 입고 손수레에 필요한 장비를 실어 동굴 안으로 날랐다. 동굴 입구에서 공연장으로 가는 길은 지금처럼 평평하지 않았다. 분쇄한 돌들이 깔려 있어 손수레 바퀴가 돌지 않아 애를 먹어야 했다.

동굴 내부는 일 년 내내 12도라 시원하다 못해 서늘하기까지 했다. 덕분에 공연복인 드레스를 입은 여성 합창단원들은 추위에 떨다가 감기에 걸리는 일도 잦았다.

"손수레에 무대 장비를 실어 나르다가 앰프가 떨어져 고장이 나기도 했어요. 정광해 과장님한테 전동 리어카를 사달라고 했더니 예산이 없다고 안 사주더라구요. 야속했죠."

폐광이 훌륭한 공연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동굴음악회. 신영희 선생이 공연을 하고 있다.
 폐광이 훌륭한 공연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동굴음악회. 신영희 선생이 공연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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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0월 31일에 열린 동굴음악회는 전국에서 최초로 동굴 안에서 열린 음악회였다.
 2011년 10월 31일에 열린 동굴음악회는 전국에서 최초로 동굴 안에서 열린 음악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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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광명동굴 역사에 길이 남을 공연이 열렸다. 2011년 10월 31일, 동굴 음악회가 열린 것이다. 국악인 신영희 선생과 제자들이 출연했다. 금관 5중주 연주도 이어졌다. 당연히 변 팀장이 공연기획을 담당했다. 그는 이날 열린 동굴 음악회를 동굴의 장점을 극대화한 공연으로 기억하고 있다.

"정말 좋았어요. 신영희 선생님이나 출연하신 분들이 동굴이 너무 좋다고 다음에 꼭 다시 불러달라고 신신당부를 하셨을 정도였어요. 시장님도 무척 좋아하셨죠."

이렇게 시작된 공연은 이후 동굴 예술의 전당이 개관하면서 다양한 분야로 확산된다. 금관 5중주 연주회, 브라스 밴드 음악회, 뮤지컬, 갈라, 오페라, 악극 등이 공연됐다. 대부분 변 팀장이 기획했다. 그 인연으로 변 팀장은 지상파 방송 출연도 하게 된다.

"광명동굴은 인공동굴이지만 기계음을 쓰지 않아도 충분히 좋은 공연을 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인터뷰를 했어요. 동굴 안에 열린 음악회가 그걸 보여준 거잖아요. 방송에 나가니 오랜만에 연락을 하는 친구들도 있었어요. 기분이 참 좋더라구요. 제가 의미 있는 일을 한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변성수 공연예술팀장 ②로 이어집니다.

○ 편집ㅣ최은경 기자



태그:#변성수, #광명동굴, #예술의 전당, #광명시립합창단, #양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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