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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은 나경원(사진 오른쪽)·길정우 새누리당 의원이 국정원으로부터 해킹당했다고 21일 밝혔다.
 국정원은 나경원(사진 오른쪽)·길정우 새누리당 의원이 국정원으로부터 해킹당했다고 21일 밝혔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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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으로부터 해킹당한 것으로 보도된 나경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새누리당 의원)과 길정우 새누리당 의원이 국정원으로부터 해킹 관련 사항을 전혀 통보받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중앙일보>는 21일 1면에 '북한이 새누리당 의원 3명과 여야 보좌진 10여 명의 PC와 이메일 계정을 해킹해 자료를 빼갔다는 사실을 국정원이 공개했다'고 밝히며 해킹당한 의원 중 나 위원장과 길 의원의 실명을 공개했다.

나경원 "국회 사무처로부터 전혀 얘기 없었다"

나 위원장은 이날 <오마이뉴스> 기자와 한 통화에서 "(국정원 해킹 관련한 사항은) 아무 것도 모른다"며 "국회 사무처에서도 전혀 얘기가 없었다"고 말했다. 길 의원도 "국정원은 물론 다른 곳에서 해킹 관련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고 밝혔고 보좌진도 "해킹 관련해서 통보받은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두 의원 모두 북한으로부터 해킹을 당했다는 얘기를 국정원이나 국회사무처가 아니라 <중앙일보> 기자로부터 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와 관련해 국정원 핵심 관계자는 "해킹 관련 사항은 개별 의원실이 아니라 국회사무처에 통보했다"고 밝혔지만,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국회의원의 PC나 이메일 계정이) 해킹되었다거나 (그것을 통해) 자료 유출됐다고 (국정원으로부터) 연락 받은 바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 관계자는 "언론 보도를 보고 (북한의 국회의원 해킹 내용을) 알았다"며 "국정원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으면 저희가 그걸 가지고 (가만히) 있었을 상황은 아니지 않냐"며 "사무처에서 보안조치를 취했어야 하는 거고 (해킹 관련 사항을) 의원실에 숨길 이유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그걸 하라고 국회 내에 사이버안전센터 같은 조직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국정원에 (해킹 관련 내용 전달) 사실을 확인하고 있는데 국정원으로부터 아직까지 정확한 답변이 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회사무처의 답변대로라면 국정원은 북한의 국회의원 해킹 사실을 알고도 해당 의원이나 의원실은 물론 국회사무처에도 해킹 사실을 통보하지 않은 것이다. 북한 해킹의 위험성을 강조해온 국정원이 정작 제2,제3의 국회의원 해킹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에는 손을 놓고 있었던 셈이다.

신경민 국회 정보위 야당 간사(새정치민주연합 의원)는 이날 팟캐스트 방송 '장윤선의 팟짱'에 출연해 북한이 국회의원을 해킹했다는 국정원의 보고와 관련,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진행된 건데 이 대목을 잘 봐야 한다"며 "국정원의 불법해킹 의혹과 관련해서 야당 의원실에서 자료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북한의 해킹이 어떻게 이뤄졌고 국정원이 어떻게 조치를 취했는지에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당 소속 정보위원인 김광진 의원은 "불법해킹 의혹 관련 핵심자료 제출을 거부해온 국정원이 '국회에 자료를 주면 북한에 해킹 당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북한의 국회의원 해킹을 부각시킨 것일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국회사무처는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국회사무처 입법정보화담당관실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회 정보시스템 및 업무망은 해킹 당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국회사무처는 2011년 망 분리사업을 통한 보안조치를 강화하여, 현재 국회의 모든 업무용 PC는 물리적으로 인터넷망과 분리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회사무처는 "다만 국회 공용 이메일이 아닌 상용 이메일(네이버, 다음 등) 또는 국회 외부에서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PC에 대한 해킹을 통하여 일부 의원실의 자료가 유출되었을 가능성은 있을 수 있다고 추정한다"고 밝혔다.


태그:#국정원, #북한 해킹, #나경원, #길정우, #국회사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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