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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훈보급중앙회의 가훈 무료 보급이벤트
▲ 서울역에서 가훈을 써 드립니다 가훈보급중앙회의 가훈 무료 보급이벤트
ⓒ 김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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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경길의 시작이다. 벌써부터 도로가 막히고, 수원역에도 다른 날보다 사람들이 북적였다. 서울에 볼 일이 있어서 외출했다가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내려오게 되었다. 서울역 한 켠에서 '가훈을 무료로 써 드립니다'라는 현수막을 보았다. 재능기부 서예작가 전병문씨가 무료로 가훈을 써주는 행사로 철도사랑 동호회에서 후원하는 이벤트였다. 정말 무료로 가훈을 써 주실까? 서예가를 유심히 보고 슬그머니 사람들의 대열에 끼여 나도 가훈 하나를 받을 수 있었다.

가훈이라 함은 '집안의 조상이나 어른이 자손들에게 일러 주는 가르침. 한 집안의 전통적 도덕관으로 삼기도 한다'고 국어사전에 명명되어 있다. 집안의 가르침과 나아갈 방향, 목표까지 담은 것이 바로 가훈이다. 집집마다 가훈이 있는 집도 있고 없는 집도 있다. 어떤 가훈이 좋은 가훈일까? 사람들이 선호하는 가훈이 무엇이 있는지 살펴봤다.

진인사대천명 - 사람으로서 할 도리를 다하고 천명을 기다려라
가화만사성 - 가정이 화목할 때 모든 일이 잘 된다
일근천하무난사 - 한 가지 일에 근면하면 천하에 어려움이 없으리라
백인당중유태화 - 백번 참으면 집안에 큰 화평이 있으리라
지족상락 - 만족함을 알면 항상 즐겁다
무언실천 - 말 없이 실천하라
일념통천 - 생각을 모으면 어떤 어려운 일도 이를 수 있다
역지사지 - 남과 자기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자
성실건전 - 모든 일에 참되고 진실하고 굳건하고 온전하게 하라
일일삼성 - 그날의 일을 세 번 반성하자
행의필수 - 옳은 일을 행하는 몸가짐을 바르게 닦아라

이밖에도 좋은 한자 성어로 된 가훈들이 많다. 가훈이 없는 사람들을 위하여 이미 좋은 가훈으로 선정된 종이 한 장을 나누어 주었고, 그 중에서 글귀를 골라서 써 주신다고 했다. 내가 고른 가훈은 시간의 중요성을 담은 '一日難再晨(일일난재신)' 이었다. 바로 '하루에 아침은 두 번 오지 않는다는 뜻으로, 시간은 한 번 지나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음'을 의미하는 글귀다. 다른 무엇보다도 하루의 중요성, 지금 이 시간의 중요성을 담은 가훈이여서 마음에 들었다.

가훈을 무료로 써 주시는 재능기부 서예가
▲ 가훈을 무료로 써 주시는 재능기부 서예가 가훈을 무료로 써 주시는 재능기부 서예가
ⓒ 김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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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훈을 써주는 행사는 연휴 기간 내내 이루어질 것이라고 한다. 고향으로 내려가는 사람들에게 가훈을 써드리면서 가족간의 화목과 화평을 선물하길 바라는 철도청의 행사다. 특히 글씨를 써 주시는 분은 국전에서 수상을 하신 유명한 서예가였다. 공짜로 써 주는 글씨라고 하여 가치가 없지 않다. 수려한 글씨와 함께 정성이 깃들여져 집안에 좋은 기운을 불어 넣어 주는 의미라고 말씀하셨다. 화선지에 써 주는 글씨보다도 오래 보존하고 싶다면 비단 족자에 글씨를 넣을 수도 있다. 즉석에서 일정 비용 받고, 족자로 만들어 주셨다.

가훈을 집집마다 보급하는 일도 함께 하고 있는 서예가 전병문씨는 "가훈은 가정을 지켜주는 등대입니다"라고 말한다. 무료로 가훈을 써 주시는 전병문 서예가는 지난 10여 년간 한국가훈을 알리기에 모든 열정을 쏟아온 '가훈 전도사'이다. '한 가정 한 가훈 갖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그는 고속도로 휴게소, 정부 산하기관, 공공시설을 이용해 무료로 가훈을 보급해오고 있었다.

한국가훈보급중앙회(www.mygahun.com)를 이끌어 오고 있는 서예가 전병문 선생은 2007년 대한민국서화대상, 대한민국전통 미술대전특선 등 다수의 입상경력이 있으며, 대한민국 서화대사전 초대작가, 한국가훈 보급중앙회 초대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 2010년에는 미국 워싱턴 코리아 페스티벌에서 가훈 써주기 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가정을 지켜 주는 등대와도 같은 의미를 지닌 가훈 한 장으로 2015년 추석 더욱 가족 화합을 다질 수 있을 듯하다. 글씨에는 기운이 있어서 귀한 의미가 있는 글씨로 인해 집안의 기운이 바뀐다고도 하니 한번 믿어 보아야 겠다.


태그:#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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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느끼고 생각한 것을 글로 쓰고,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을 천직으로 여깁니다. 수원에서 작은 골목책방 "랄랄라하우스"를 운영하는 책방지기입니다. <타로가나에게들려준이야기> <좋아하는일을해도괜찮을까> <맛있는독서토론레시피> <사이판한달살기> <그림책은재밌다> <바람의끝에서마주보다> 등 열세권의 책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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