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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한국산업은행·예금보험공사·중소기업은행 국정감사에서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이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한국산업은행·예금보험공사·중소기업은행 국정감사에서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이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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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을 고민하고 술술 말해도 모자랄 판에, 종이를 보고 읽어요?"(신동우 새누리당 의원)
"수장으로서 창피하지도 않아요?"(이재영 새누리당 의원)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이 여야 의원들로부터 강도 높은 질타를 받았다. 대우조선해양 대형부실을 두고 대주주인 산업은행 책임에 대해 질문 공세가 이어졌지만 홍 회장은 허술한 답변으로 일관했다. 이에 여야의원들은 홍 회장의 태도를 문제 삼으며 질타를 쏟아냈다.

21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국회 정무위원회 산업은행, 예금보험공사, 중소기업은행 국정감사가 열렸다. 이날 국감에서는 최근 3조 원의 손실을 낸 대우조선해양이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대우조선의 3조 원 넘는 손실이 드러나면서 4만 원 수준이었던 주가가 6000원대로 폭락했다"라면서 "이런 사태가 초래된 데 대해 산업은행은 책임을 느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홍 회장은 "송구스럽다"라면서 운을 뗐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 조선 3사에 대한 수주가 급격히 줄었다"라며 "대우조선해양에 향후 발생할 우발적 사태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 이런 사태를 초래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산업은행이 대주주로 있는 대우조선해양이 큰 손실을 본 데 대해 사전적 관리 차원에서 부족한 점이 있었다면 개선해야 한다"라면서 "대우조선해양이 경쟁력을 회복해서 일자리 창출을 유지하는 등 기업으로 계속 나가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홍 회장은 '분식회계로 결론이 날 경우 어떤 조처를 할 것인가'를 묻는 민 의원의 질문에는 "저희가 판단할 사안이 아니라 뭐라고 말씀드리기 힘들다"라면서 "향후 분식회계 판명이 날 경우 회계법인 등을 상대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에 고위 임원 파견하고도 대규모 부실 뒤늦게 인지"

박대동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해 3대 조선사 중 삼성과 현대 중공업은 손실을 봤지만, 경쟁사인 대우조선해양만 흑자를 봤다고 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산은은 대우조선해양의 부실을 충분히 의심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그런데 '재무 이상 분석 시스템'도 활용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홍 회장은 "우리도 대우조선해양에 수차례 이상 여부를 문의했지만 이미 1조2000억 원의 손실이 먼저 반영됐기 때문에 추가 손실 여부는 없을 것이라는 보고를 지속해서 받았다"라면서 "부실을 파악하기는 어려웠다"라고 답했다.

이어 "'재무 이상 분석 시스템'은 규정상 출자회사의 경우 활용하지 않는다"라면서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대우조선해양에 나가 있는데, 혼자서 복잡한 프로젝트를 알아내기는 실질적으로 어렵다"라고 답했다.

박병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대우조선에 대한 대규모 부실을 언제쯤 인지했나"라고 묻자 홍 회장은 "최초 손실은 6월쯤 알았다"라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대우조선은 5월 27일 산업은행에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보고했다"라면서 "그럼 한 달 사이에 수조 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은 허위보고인가, 새로운 사실의 발견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게다가 대우조선의 최대주주로서 CFO를 파견하고도 대규모 부실을 뒤늦게 인지했다"라고 비판했다.

준비한 종이 읽은 홍 회장... "사안 위중함 모르고 있다" 비판 쇄도

 지난 20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의 야드가 제작중인 배로 가득 들어차 있는 모습.
 지난 20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의 야드가 제작중인 배로 가득 들어차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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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우 새누리당 의원도 "2013년 국감에서 홍 회장은 대우조선해양은 비리 관련 수사를 받은 만큼 감독 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홍 회장이 "대우조선해양과 MOU(양해각서)를 맺어서 비리 감사 통제 방안을 강화한 것으로 안다"라고 답했다.

이에 신 의원은 "게다가 산은이 CFO를 대우조선해양에 2009년부터 파견했지만 6년 동안 대우조선의 부실을 전혀 몰랐고, 이를 파악할 능력도 없었다는 데 대해 걱정스럽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홍 회장이 거듭해서 "복잡한 조선산업에 대해 한 사람이 파악하기는 한계가 있다"라고 말하자 신 의원은 "파악할 능력이 없으면 산업은행은 손 떼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민적 걱정거리를 두고 회장은 몇 날 며칠을 고민하고 나와서 술술 얘기해도 모자랄 판에 쓰여 있는 종이를 보고 읽고 있다"라면서 "홍 회장은 사안의 위중함에 대해 깊이 인식하지 않고 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적자 1조4000억... 취임 전 생긴 것, 내 탓 아냐"

신학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홍 회장은 2013년 취임 당시 금융 쪽 경험이 거의 없고, 낙하산 인사라는 논란이 일었다"라면서 "이에 대해 홍 회장은 당시 '낙하산이지만 실력으로 보여주겠다'고 답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실력으로 보여주겠다더니 결과가 좋은 게 하나도 없다"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홍 회장은 "2013년 4월에 취임해 그 해 1조4000억 원 적자가 났다"라면서 "그러나 취임 전에 쌓인 것들이 터진 것이지 8개월간 내가 부실을 만든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재영 새누리당 의원은 "대우조선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산은 회장으로서 충분히 들여다보고 예측 가능한 위치에 있었기에 질의하는 것인데, 지금 '나는 책임이 없습니다'라는 대답을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취임 후 매의 눈으로 더 파헤쳐야 할 문제를 복잡해서 파악하지 못했다는 답은 회장님이 하실 말씀이 아니다"라며 "산업은행의 수장으로서 정말 창피한 대답"이라고 꼬집었다.

홍 회장은 "변명으로 들리셨다면 죄송하다" "구체적인 내용을 대답하다 보니 그런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저를 포함해 산업은행이 책임질 일이 있다면 책임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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