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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 2학년 9반 소녀들의 이야기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 윤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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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답답한 것을 말하는 게 훨씬 쉬울 것 같은데요? 정부가 사태해결을 하겠다는 의지가 없다는 것. 그것 하나만큼은 확실하니까요. 그 외에 세월호에 대해서는 모든 것이 답답한 상황이죠."

세월호 참사 500일이 훌쩍 넘은 이 시점에 대해 록밴드 ABTB 보컬리스트 박근홍씨가 꺼낸 첫마디다. 오는 9월 20일 일요일 오후 4시 16분 홍대 롤링홀에서는 ABTB와 버스터리드, 로큰롤라디오, R4-19, 그리고 나티 등 국내 유수의 록밴드와 함께 '열일곱 살의 버킷리스트' 일곱 번째 무대가 열린다.

고하영, 권민경, 김민정, 김아라, 김초예, 김해화, 김혜선, 박예지, 배향매, 오경미, 이보미, 이수진, 이한솔, 임세희, 정다빈, 정다혜, 조은정, 진윤희, 최진아, 편다인 그리고 최혜정 선생님.

단원고등학교 2학년 9반 희생자들의 명단이다. 9반은 소녀들의 반이었는데 22명 정원 중에서 2명만 생존하고 나머지 20명 모두 지난해 4월 16일 세월호와 함께 바다 속에 꿈을 묻었다.

"불특정 다수가 많이 왔으면 좋겠다. 아프지만 선뜻 꺼내어 보지 못한 사람들. 그런 주위의 보통 사람들이 왔으면 좋겠다. 물론 아프다. 죄책감도 많이 들고. 아주 큰일이라는 것은 사실이지 않은가? 많은 어른들의 '나만 살고 보자'는 생각과 실수로 아이들이 죽었다. 어떤 일이나 행동을 해도 돌이킬 수는 없다는 것은 알고 있다. 아이들은 살아 돌아오지 않는다. 하지만 두 번 다시 이런 아픔을 반복해서는 안된다."

이번 공연에 참여하는 나티의 기타리스트 박주영씨는 아프더라도 최소한의 양심으로 기억하고 진실에 대해 다가갈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동혁이가 있는 2학년 4반에서부터 지금까지 거의 매달 참여하고 있다. 며칠 전 미수습자를 위한 공연 '517일 동안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요'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음악을 통해 세월호가 부담스럽고 아파서 돌아보지 못하는 사람들을 아우를 수 있다는 것이 의미가 있다. 특히 부모님의 인터뷰를 보면 아이 얼굴 앞에 엄마 아빠가 오버랩 되면서 가슴이 아프다. 내가 유가족인데도 몰랐던 아이들이 너무 많다."

2학년 4반 동혁엄마는 그 많은 아이들의 부모님들이 본인과 같이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을 볼 때마다, 같이 하던 것들을 혼자 할 때마다 눈물을 쏟고 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앞으로 12월까지 네 번의 공연이 남아있다. 매달 다른 반의 공연이기 때문에 유가족들은 혹시 본인 아이들 반 공연할 때 관객이 적을까 고민이다. 그것은 스무명 남짓한 자원봉사자로 이루어진 기획진도 매한가지이다. 각종 SNS를 통한 공유와 댓글도 많은 도움이 되지만 실은 공연 당일에 와서 함께 아직도 기억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세월호 유가족의 손을 한 번 잡아줄 수 있는 한 걸음이 필요한 시점이다.

7번째 열일곱 살의 버킷리스트
 7번째 열일곱 살의 버킷리스트
ⓒ 윤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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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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