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김영호 감사위원(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지난 14일 오후 감사원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영호 감사위원(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지난 14일 오후 감사원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내년 총선 출마설로 논란이 일고 있는 김영호 감사원 감사위원이 "반성하고 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김 위원은 18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그 부분(감사원 고위공직자로서 총선 출마를 준비한 것)은 반성하고 있다"라며 "공직자의 처신으로서 올바르다고, 잘했다고 할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이 사무총장과 감사위원으로 재직하면서 진주을 지역구 출마를 위해 지역행사에 참석하고, 주소지까지 이전한 사실 등이 <오마이뉴스>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정치적 중립성 위반 논란'이 일었다. 감사원법 제10조에 따르면, 감사위원은 '정당에 가입하거나 정치운동에 관여할 수 없다'.

"외부인사가 들어올까 봐 감사위원 고사 못했다"

김 위원은 이날 25분간 진행된 전화통화에서 먼저 "지역에서도 총선 출마 요구가 강했고, 서울 진주고 총동창회나 진주 출신 사회지도층 인사들도 출마를 권유하는 분위기였다"라며 "그래서 선거를 고민하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라고 전했다.

김 위원은 "내년 총선에 출마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자주 지역에 오다 보니 잘 곳도 필요해서 집을 구했다"라며 "(원래는) 후임 감사위원이 형성되는 11월 중순 이후에 (감사위원 사임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언론보도가 일찍 나오는 바람에 판단이 어렵게 됐다"라고 토로했다.

김 위원은 "집을 구해서 딸도 내려와 있는데 주민등록을 안 옮기면 어찌 되겠나?"라며 "총선 출마를 위해 그렇게 한 것이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몇 개월 해보고 인지도도 오르지 않으면 못하는 것인데 <오마이뉴스>가 공개해서 곤란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은 내년 총선 출마 여부를 다시 묻는 기자의 질문에 "모르겠다"라고 답하면서도 "총선에 출마하고 싶어도 (후임 감사위원) 후보가 없어서 옷을 벗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은 "나도 분명히 나가고 싶지만 감사위원을 던져 버리면 (내 후임 감사위원에) 외부인사가 들어갈 수도 있다"라며 "사무총장도 외부인사인데 감사위원까지 외부에서 오면 조직이 난리 난다"라고 우려했다.

특히 김 위원은 내년 총선 출마를 계획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감사위원 임명제청을 고사하지 않은 이유와 관련해서도 "나도 감사위원 임명제청을 고사하고 싶었다"라며 "감사위원을 안 하고 싶었는데 감사위원에 외부인사가 올까 봐 고사할 수 없었다"라고 해명했다.

자신은 감사위원 임명제청을 고사하고 싶었지만 자신이 고사할 경우 후임으로 올 만한 내부인사들이 제대로 형성돼 있지 않아 사무총장에 이어 감사위원마저 외부인사로 채워질 것을 우려했다는 주장이다.

"'총선에 관심없다'고 답변하면 그것이 위증"

김 위원은 지난 14일 감사원 국정감사에서 임내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내년 총선에 출마할 거냐?"라고 묻자 "고민중이다"라고 답변해 논란이 크게 일었다. 야당 의원들은 일제히 "총선에 출마하려면 사표 내고 하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은 "(<오마이뉴스> 보도를 통해) 집 옮긴 것 등이 다 나왔는데 거기서 '총선에 안 나간다', '총선에 관심없다'고 하면 그것이 위증 아니겠나?"라며 "그래서 '고민중이다'고 답변한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끝으로 김 위원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일단 인사권자(임명제청권자)인 감사원장과 의논해봐야 한다"라며 "인사권자가 '같이 일하자'고 할지 '당신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할지 몰라서 상황을 보고 판단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진주 시민도 생각하고 (감사원장, 대통령 등) 인사권자도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은 "언론보도로 엄청난 타격을 입었고, 흠도 많이 났다"라며 "하지만 (총선 출마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제가 감사위원의 지위를 남용한 적은 없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 위원이 옮겼다는 진주 해모로 아파트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아파트를 매매한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그는 "월세로 살고 있다"라고 간단하게 전했다. 펜트하우스(20층)로 알려진 이 아파트는 거제시에 거주하는 박아무개씨 등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다.

[총선 준비하는 감사위원]
방 구했다던 김영호 감사위원, 전입신고도 했다
'나 새누리당 사람이오' 감사위원의 커밍아웃
"김영호 위원, 총선 출마할 거면 사표 쓰고 나가라"
총선 출마설 김영호 감사위원, 8월에 진주로 이사
주말되면 진주로, 김영호 감사위원은 왜?


태그:#김영호, #감사원, #해모로아파트, #진주을
댓글1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