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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막상 인양이 된다는 상상을 하면 심장이 두근거려요. 아홉 명을 다 찾을 수는 있을까. 그렇지 못할 수도 있는데. 찾는다고 해도 알아보기 힘든 상태일 텐데….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은 이들에 대한 최소한의 노력. 그리고 산 자들이 알아야 할 진실이 세월호 인양에 있기 때문에 지금도 우리는 전국을 다니며 호소하고 있는 거예요."

단원고 희생자 시연 엄마는 미수습자 엄마, 아빠들을 보면서 자신은 시신으로나마 아이를 찾았다는 것이 미안하다며 국회, 해양수산부, 홍익대 입구, 서울 종로구 청운동, 팽목항 등 전국 각지를 다니며 미수습자 가족과 함께 세월호의 조속하고 온전한 인양을 촉구하며 호소하고 있다.

청와대 분수대앞
▲ 다윤이와 은화의 엄마들 청와대 분수대앞
ⓒ 윤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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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500일이 훌쩍 넘은 현재 홍대 롤링홀과 열일곱 살의 버킷리스트 공연 기획진 측은 지난 6월 열린 '434일 동안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요'의 일환으로 '517일 동안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요'를 기획했다.

기획자 이혜린씨는 이번 공연에 미수습자 가족들이 오시는데 많은 분이 참여해 따뜻한 공감대가 형성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첫 공연 후 세 달 가까이 지나는 동안 세월호의 진실을 향한 걸음은 뒷걸음질만 치고 있었다는 사실을 보면 좌절이 많이 된다.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는 것은 대한민국 어른으로서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그 책임에는 지구력이 필요하다. '그만할 때 되지 않았나. 산 사람은 살아야지'와 같은 사건의 본질을 피해가기 위해 쓰는 고리타분한 방식의 말들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것이 우리를 그만 두게 할 수 없다."

영상을 담당하고 있는 유동혁씨는 공연에서 영상과 사진을 통해 우리가 찾아야 할 아홉 개의 이야기를 준비하느라 한창이다.

"저번 공연에 영상을 준비하면서 은화의 어릴 적 사진을 여러 장 보았다. 너무 생생하고 밝은 모습이었다. 한참 지난 어느 날 광화문에서 미수습자 전시에서 은화를 보았다. 은화가 미수습 상태라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은화의 영정 사진이 낯설었다. 마음 속에서 무엇이 충돌됐던 것인지 한참 멍하니 눈물만 흘리고 서 있었다.

미수습인 가족들과 청와대 분수대 앞에 갈 때면 경찰들이 막는다. 허락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렇게 실랑이가 있는 사이에 중국인 관광객은 자유롭게 왔다 갔다 한다. 국민이 아프다고 이야기하는데 국민의 아픔을 닦아주지 않는다. 이번 공연에 많은 시민이 오셔서 이 분들에게 혼자가 아니라고 토닥여 주면 좋겠다."

이번 공연 '517일 동안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요' 는 무료 공연이며 오는 14일 월요일 8시 홍대 롤링홀에서 있을 예정이다. 음악에 두 번째 달, 리아가 참여하고 시 낭송에 전영관 시인이 출연하며 미수습자 가족과의 대화가 있을 예정이다.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요
▲ 517일동안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요
ⓒ 윤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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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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