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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6시 안산시 안산제일교회 앞에서 세월호 유가족과 세월호를 기억하는 사람들 ‘리멤버 0416’ 회원들이 안산시기독교연합회가 주최한 ‘제33차 안산시 복음화대성회’ 강사로 지난해 세월호 관련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서울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와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를 초청한 것과 관련해 항의 피케팅을 하고 있다.
▲ '세월호 미수습자 9명 중 7명이 기독교인' 24일 오후 6시 안산시 안산제일교회 앞에서 세월호 유가족과 세월호를 기억하는 사람들 ‘리멤버 0416’ 회원들이 안산시기독교연합회가 주최한 ‘제33차 안산시 복음화대성회’ 강사로 지난해 세월호 관련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서울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와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를 초청한 것과 관련해 항의 피케팅을 하고 있다.
ⓒ 박호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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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가족과 세월호를 기억하는 사람들 '리멤버 0416' 회원들이 지난 24일 오후 6시부터 안산제일교회 앞에서 항의 피켓시위를 벌였다.

이들이 항의 피켓 시위에 나선 이유는 안산시기독교연합회 주최로 23~25일까지 오후 7시 30분부터 안산제일교회에서 열리는 '제33차 안산시 복음화대성회' 강사로 지난해 세월호 관련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서울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와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를 초청했기 때문이다. 오 목사는 23일, 김 목사는 24일 설교했다.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오정현 목사는 지난해 4월 2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남가주 사랑의교회에서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열린 세미나에서 "여러분 아시지만 한국은요, 이번에 정몽준씨 아들이 (세월호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들을 향해) '미개하다'고 했잖아요, 사실 잘못된 말이긴 하지만 틀린 말이 아니거든요"라고 말했다(관련 기사 보기).

김삼환 목사는 같은 해 5월 11일 서울 명성교회에서 열린 '믿음의 3요소'란 제목의 주일예배 설교에서 "하나님이 공연히 이렇게 (세월호를) 침몰시킨 게 아니다, 나라를 침몰하려고 하니 하나님께서 대한민국 그래도 안 되니, 이 어린 학생들 이 꽃다운 애들을 침몰시키면서 국민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말해 물의를 일으켰다.

다른 유가족과 함께 '세월호의 진실 등 돌리고 하나님의 정의를 말할 수 없다'는 피켓을 든 단원고 '예은 엄마' 박은희씨로부터 이야기를 들어봤다. '예은 엄마'는 세월호 유가족 중에 독실한 기독교인들이 많은데, 가족들은 오늘 피케팅으로 지역 교계가 혹시 분열될까봐 많이 망설였다고 한다.

"목회자라면 고난에 처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하지 않나요? 특히 미수습자들이 다니는 교회에서는 아무도 유가족과 동행하지 않고…. 이런 와중에 세월호 관련해 구설수에 오른 목사님들이 부흥성회에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기가 막혔어요. 이 분들한테 면죄부를 주자는 건지…. 사실 상처를 받은 사람들과 화해하게끔 도와주는 게 안산기독교연합회와 안산지역 교회의 할 일 아닌가요?

더욱이 아픔을 당한 사람들이 내 교인이고, 안산시민이면 더 깊이 공감하고 교감을 나눠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런 움직임을 볼 수 없어 가슴이 아프고 화가 나요. 여전히 아파하는 이웃이 있고, 그리고 그 이웃을 함께 돌보기를 원하시는 게 하나님의 뜻이라는 걸 전하고 싶어서 용기를 내 피케 시위에 나섰어요."

안산제일교회에서는 단원고 학생 13명이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4·16 아픔 외면하는 안산시 기독교연합회 규탄"

24일 오후 6시 안산제일교회 앞에서 세월호를 기억하는 안산 그리스도인 모임 소속 목회자와 기독교인들이 ‘4·16 참사의 아픔을 외면하는 안산기독교연합 규탄 및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온전한 실종자 수습을 위한 활동으로 온 기독인 하나 됨을 촉구하는 기도회’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 '기독교는 세월호 초심으로 돌아가야' 24일 오후 6시 안산제일교회 앞에서 세월호를 기억하는 안산 그리스도인 모임 소속 목회자와 기독교인들이 ‘4·16 참사의 아픔을 외면하는 안산기독교연합 규탄 및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온전한 실종자 수습을 위한 활동으로 온 기독인 하나 됨을 촉구하는 기도회’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 박호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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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우(하늘품교회), 김은호(안산희망교회), 송정근(부곡제일교회) 목사 등 안산지역의 일부 목회자들도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안산 그리스도인 모임은 이날 오후 6시 50분 제일교회 앞에서 '4·16 참사의 아픔을 외면하는 안산기독교연합 규탄 및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온전한 실종자 수습을 위한 활동으로 온 기독인 하나 됨을 촉구하는 기도회'를 열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복음화대성회에 초청된 오정현 목사와 김삼환 목사를 보면서 개탄을 금할 수 없다"라면서 "이 두 분의 공통점은, 첫째는 한국에서 손가락 안에 드는 대형교회 목사라는 것이고, 둘째는 4·16 참사 후 세월호 망언으로 유명세를 치르신 분이라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오 목사와 김 목사가 자신의 발언 이후에 유가족을 비롯한 세월호 피해자들에게 어떤 사과의 과정이 있었고, 어떠한 참회와 반성의 시간이 있었는지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폭넓게 복음화 자리 마련하다 보니..." 해명

이날 복음화대성회의 주제는 '주여! 우리를 일으켜 주소서'다. 하지만 정작 일으켜 위로하고 치유해야 할 세월호 유가족은 초대받지 못했다.

이에 대해 세월호 안산 그리스도인 모임은 "4월 15일 세월호 1주기 추모 기도회를 이곳 안산제일교회에서 안산시기독교연합회 주관으로 열었다"라면서 "4·16 참사 이후 변한 게 없는데, 진실이 밝혀지지도 않았고, 실종자들이 다 수습되지도 않았고, 여전히 세월호 피해자들은 그렇게 아픈 가운데 안산시기독교연합회만 바뀌었나 보다"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우리는 하루속히 안산시기독교연합회가 참회해 예수 그리스도의 참 제자됨을 함께 배우며, 더불어 하나가 돼 이 지역사회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삶에서 실천해왔던 지난 4월 16일 이후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안산시기독교연합회 총무 김희석 목사(음파교회)는 안산 지역 인터넷신문 <그래스루티>와의 통화에서 "세월호 유가족을 공식적으로 초대하지 않은 것은 매우 조심스러워서였지 달리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며 "유가족들의 마음을 외면해서가 아니라 지난해보다 더 폭넓게 안산시민을 위한 복음화 자리를 마련하다 보니 이렇게 됐다"라고 양해를 구했다.

오정현 목사와 김삼환 목사를 초청한 것과 관련해 김 목사는 "이번 복음화대성회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치유와 회복보다는 순수한 기독교적인 복음화의 취지와 목적에 초점을 맞춰 준비했다"라면서 "또한 초교파적인 안산시기독교연합회의 교단 현실을 고려해 통합 측에서 김삼환 목사를, 합동 측에서 차세대 리더인 오정현 목사를, 순복음 교단에서 이영훈 목사를 초청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태그:#안산제일교회 , #안산시 복음화대성회, #안산시기독교연합회 , #세월호를 기억하는 안산 그리스도인 모임, #리멤버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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