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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0년과 분단 70년을 하루 앞두고 안산시와 8·15안산추진위원회가 14일 오후 7시부터 안산문화광장에서 개최한 안산8·15기념문화제에서 안산시민 200명이 퍼포먼스 ‘춤추는 평화’에 이어 한반도 지도를 완성하자 객석의 시민들이 노란 종이비행기를 밤하늘을 향해 날리고 있다.
 광복 70년과 분단 70년을 하루 앞두고 안산시와 8·15안산추진위원회가 14일 오후 7시부터 안산문화광장에서 개최한 안산8·15기념문화제에서 안산시민 200명이 퍼포먼스 ‘춤추는 평화’에 이어 한반도 지도를 완성하자 객석의 시민들이 노란 종이비행기를 밤하늘을 향해 날리고 있다.
ⓒ 박호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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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언1. 우리는 안산시민으로서 한반도 평화통일의 미래를 만들어갈 주인공입니다! 선언2.우리는 전쟁 없는 세상,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우리 마을에서부터 통일맞이 준비를 적극적으로 해나갈 것입니다! 선언3. 우리는 안산시 평화통일조례가 만들어지기를 희망합니다!"
- '평화통일조례 제정을 희망하는 안산시민 8150인 선언'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시절이던 지난 2005년 광복 60주년에는 남북 축구경기를 포함한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8·15 민족대축전'이 나흘간 서울에서 열렸다. 하지만 광복 70주년을 맞은 2015년의 한반도는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남북의 공동기념행사는 전무한 채 광복 70년, 분단 70년을 맞았다.

그러나 '세월호 안산'은 달랐다. 안산시와 민족의 화해와 평화통일을 위한 8·15안산추진위원회가 14일 오후 7시부터 안산문화광장에서 개최한 안산8·15기념문화제 '새로운 70년 통일을 향해 걷다'는 '만나야 통일'이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당위로 뜨겁게 달궈졌다.

문화제 리허설이 진행되는 동안 본 무대 옆에서는 엄마의 노란손수건 회원 등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선체인양 및 탄저균 불법 반입·실험 훈련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대책을 촉구하는 범국민 서명을 받았다. 서명지는 항의서한과 함께 청와대와 미국 백악관에 전달할 예정이다.

8월 14일 오후 안산시와 8·15안산추진위원회가 안산문화광장에서 주최한 안산8·15기념문화제에 앞서 엄마의 노란손수건 회원 등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탄저균 불법 반입·실험 훈련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대책을 촉구하는 범국민 서명을 받고 있다.
 8월 14일 오후 안산시와 8·15안산추진위원회가 안산문화광장에서 주최한 안산8·15기념문화제에 앞서 엄마의 노란손수건 회원 등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탄저균 불법 반입·실험 훈련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대책을 촉구하는 범국민 서명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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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광장 한 켠에서는 특별전시 '안산의 힘! 새로운 70년을 준비하다'전이 열렸다. 전시회는 '안산의 독립운동사-선감학원에서 삼일로까지'(전시1), '광복70년 경향신문 특별기획-우리는 과연 해방되었는가'(전시2),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통일코리아를 상상하다'(전시3)로 나뉘어 시민들을 맞았다.

전시회와 연계한 '통일 게시판'도 눈길을 끌었다. '안산시민 상상참여마당-2045년 광복 100주년 우리는?'이라는 주제를 놓고 통일이 되었을 경우와 통일이 되지 않았을 경우로 나눠 시민들에게 한반도의 미래를 물었다. '내가 통일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이라는 질문에 대해 어느 학생은 "친구들과 함께 통일은 어렵지 않다는 것을 얘기하는 것부터 시작 할래요!"라고 적은 포스트잇을 단단히 붙여 놓았다.

"시민 여러분, 진정한 해방·평화·번영의 통일코리아를 상상합시다"

8월 14일 오후 7시 안산시와 8·15안산추진위원회가 안산문화광장에서 주최한 안산8·15기념문화제에서 8·15안산추진위의 상임공동대표들이 개회사를 낭독하고 있다.
 8월 14일 오후 7시 안산시와 8·15안산추진위원회가 안산문화광장에서 주최한 안산8·15기념문화제에서 8·15안산추진위의 상임공동대표들이 개회사를 낭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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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제는 제종길 시장과 성준모 안산시의회 의장, 새정치민주연합 부좌현·김현 국회의원, 안산시민 등 5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오후 7시 안산시립국악단의 여는 공연으로 1부 기념식의 막을 올렸다.

개회사는 8·15안산추진위 상임공동대표인 승현 안산불교연합회 회장, 정진각 안산지역사연구소 소장, 성준모 안산시의회 의장, 임득선 6·15안산본부 상임대표, 윤기종 안산통일포럼 대표가 공동으로 발표했다.

"우리는 오늘 식민의 아픔을 온전히 사라지게 만들 진정한 해방과 평화와 번영의 통일코리아를 시민여러분들과 함께 상상하고자 합니다. 시민들이 주인공이 되어 출연하고, 시민들이 준비한 안산8·15기념문화제. 그 아름다운 시작을 여기 모이신 시민여러분들의 커다란 박수와 환호, 힘찬 구호로 개회를 선포하도록 하겠습니다."

개회사 후 상임공동대표 다섯 명이 "새로운 70년~", "만나야~" 구호를 선창하자, 시민들은 "통일을 향해!", "통일이다!"라고 화답하며 문화제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 올렸다.

2부 토크콘서트에서는 안산 대부도 선감학원 생존자 김충근씨, 단원고 2학년 3반 '예은 엄마' 박은희씨, 단원구 선부동 뗏골 고려인 3세 김이골씨, 재일교포 3세 강애숙씨가 출연해 일제 잔재 및 분단, 세월호 참사 등 '위기의 대한민국'에 대해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다.

8월 14일 오후 7시 안산시와 8·15안산추진위원회가 안산문화광장에서 주최한 안산8·15기념문화제 2부 토크콘서트에서 단원고 2학년 3반 ‘예은 엄마’ 박은희씨가 안산시민들에게 당부의 말을 하고 있다.
 8월 14일 오후 7시 안산시와 8·15안산추진위원회가 안산문화광장에서 주최한 안산8·15기념문화제 2부 토크콘서트에서 단원고 2학년 3반 ‘예은 엄마’ 박은희씨가 안산시민들에게 당부의 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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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콘서트는 정진각 안산지역사연구소 소장, 신대광 민족문제연구소 안산시흥지부장, 윤기종 통일포럼 대표가 패널로 참석해 각 사안에 대해 상세한 보충설명을 했다. 또 콘서트 중간에 다양한 연령층의 주민들로 꾸린 노란물결합창단의 합창, 안산에서 활동하는 통일을 부르는 소리 휘파람의 노래 공연도 곁들였다.

"집 앞에서 아버지를 기다리며 놀다가 순사한테 잡혀가 선감학원에 수용됐습니다. 8살에 끌려가 서른 살에 나올 수 있었으니 22년을 노예처럼 살았습니다. 바람이 있다면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 줬으면 합니다."(김충근씨)

"이번 일을 겪으면서 일제 강점기의 잔재와 통일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그 어떤 옳은 말을 해도 세월호 가족도 종북 좌파로 몰릴 수 있는 거구나, 자식이 죽은 이유에 대해서도 물을 수 없는 사회구나를 뼈저리게 겪었어요… 우리가 과거로부터 배우지 못하는 민족이라는 비아냥거림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안산이 기억과 생명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봐요. 나중에 후세대가 안산을 역사책에 온 국민이 더 이상 바보같이 살지 않도록 만들어 준 귀한 도시로 기록될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들이 지혜를 모아주시기 바랍니다."(박은희씨)

"우리도 똑같은 민족으로 받아주고 잘 대해 주기를 바랍니다. 한국이나 북한이나 다 똑같은 민족인데 왜 이때까지 통일을 못하고 싸우고 있는지 이해가 안 가요. 한 나라인데 두 나라로 갈라진 게 정말 이해가 안 돼요. 우리가 다 힘을 모으면 통일은 돼요."(김이골씨)

안산시민 8150인 선언 "평화통일조례 제정을 희망합니다"

8월 14일 오후 7시 안산시와 8·15안산추진위원회가 안산문화광장에서 주최한 안산8·15기념문화제에서 안산시민 남녀노소 200명이 참여해 퍼포먼스 ‘춤추는 평화’ 군무를 추며 두 팔을 활짝 벌리고 있다.
 8월 14일 오후 7시 안산시와 8·15안산추진위원회가 안산문화광장에서 주최한 안산8·15기념문화제에서 안산시민 남녀노소 200명이 참여해 퍼포먼스 ‘춤추는 평화’ 군무를 추며 두 팔을 활짝 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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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4일 오후 7시 안산시와 8·15안산추진위원회가 안산문화광장에서 주최한 안산8·15기념문화제에서 남녀 어린이가 ‘평화통일조례 제정을 희망하는 안산시민 8150인 선언’을 낭독하고 있다.
 8월 14일 오후 7시 안산시와 8·15안산추진위원회가 안산문화광장에서 주최한 안산8·15기념문화제에서 남녀 어린이가 ‘평화통일조례 제정을 희망하는 안산시민 8150인 선언’을 낭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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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8·15문화제는 안산시민 200인 퍼포먼스 '춤추는 평화'와 안산시 평화통일조례 제정을 희망하는 '안산시민 8150인 선언'이 대미를 장식했다. 시민선언은 이날 현재 2천여 명이 서명에 동참했다. 서명은 조례가 제정될 때까지 계속된다.

'춤추는 평화'는 최연소 8살부터 62살의 어르신까지 남녀노소 안산시민 200명이 안산에서부터 평화의 기반을 닦고 통일의 초석을 놓기 위한 의지를 대중가요 '문을 열어', '가보고 싶어', '아리랑'에 맞춰 군무를 추면서 다졌다.

시민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할 정도로 흥겹고 신나던 춤사위는 마치 남과 북으로 갈라진 한반도를 가리키듯 대열의 절반을 갈랐고, 서로를 마주보며 한반도기를 흔들던 군무에서는 간고한 분단의 사슬을 끊고 평화와 통일을 소망하는 간절함이 뚝, 뚝 배어 나왔다.

이윽고 갈라진 대열 사이로 남남북녀를 상징하는 남녀 어린이 두 명이 걸어 나와 안산시 평화통일조례 제정을 희망하는 '안산시민 8150인 선언'을 낭독하면서 이날 문화제는 절정에 이르렀다.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안산시민 8150인 선언'을 낭독하던 두 어린이는 "만나야 통일이다"를 제창했고, 시민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서서 우레와 같은 박수로 환영했다.

두 어린이의 낭독이 끝난 후 '춤추는 평화'는 서서히 한반도 지도를 완성해 갔다. 한반도기가 휘날리는 한반도가 완성되자 객석의 시민들은 '만나야 통일'의 염원을 담은 노란 종이비행기를 광복 70년, 분단 70년의 안산 밤하늘 위로 날려 보냈다.

○ 편집ㅣ최은경 기자



태그:#광복 70년 , #안산8·15기념문화제, #통일조례제정 안산시민 8150인 선언, #안산의 힘! 새로운 70년을 준비하다, #8·15안산추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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