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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에 다닐 때 아이에게 그림은 즐거운 놀이였다. 마음껏 상상력을 발휘해 코끼리에게 분홍색 옷을 입히고 기린에게 별, 마름모, 동그라미 등 원하는 대로 무늬를 넣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는 매일 아침 베껴 그리는 그림과 색칠하기를 몹시 힘들어 했다. 선생님은 '코끼리는 회색', '기린의 무늬는 별, 마름모, 동그라미가 아니다'라고 가르쳐 주셨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억제 당한 아이는 스스로 그림을 못 그린다고 생각하며 어린왕자의 비행사처럼 어린 나이에 미술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렸다. 만일 모든 교사들이 아이의 창의력과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예술교육이 무엇인지 예술의 진정한 힘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었다면 어땠을까.
아이의 창의력과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예술교육
▲ 예술의 힘 아이의 창의력과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예술교육
ⓒ 착한책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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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힘<착한책가게>은 지금까지 대부분의 어른들이 지녔을 예술에 대한 그릇된 개념과 사고방식을 깨트려준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예술의 기능적인 측면을 예술의 전부인 것처럼 착각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대부분 악기를 다루는 것, 그림을 그리는 것, 춤을 추는 것, 창작을 하는 것만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자는 모든 사람들은 예술적 감각을 지니고 있으며 일상 속에서 예술적 행위를 하고 있고 그 예술적 행위를 통해 충분한 즐거움을 누리고 있음을 깨닫게 만든다. 예술이 갤러리 안에, 오페라 하우스에 연국 무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속에 매일 밥상을 대하듯 녹아 있다고 말이다.

아기 엄마가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고 다양한 표정을 지으며 소통하고 느끼게 하는 것, '잼잼' '곤지곤지' 까꿍 놀이를 하는 것은 소리와 표정이 어우러진 종합 예술이다. 동화책을 읽어주거나 동화 주인공 놀이를 하면서 역할놀이를 하는 것 역시 예술이다. 아이와 낙서를 하고 만들기를 하고 이야기를 지어 들려주는 것은 창작 행위에 해당한다.

예술의 진정한 힘은 주저 안고 싶을 때 일어 설 힘을 주고 위로받고 싶을 때 위로와 기쁨을 주는 것이다. 예술가의 길을 걷기 위해 한 길을 걸어왔던 저자는 '예술은 능력 있는 예술가로 살아가는 것보다 행복한 인간으로 살아가는 데 더 도움을 주었다'고 고백한다.

어린이 예술교육을 고민하는 부모들을 위한 이 책은 언제 어디서든 누구든 예술을 집 밥처럼 자연스럽게 호흡하고 향유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아이가 흥미를 느끼도록 보고 듣고 느끼게 하는 모든 것이 예술적 행위다. 감상이 직접 작품을 만들고 악기를 연주하고 창작을 하는 것에 우선한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그림과 춤을 감상하고 음악을 듣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예술을 호흡하는 것이고 피아노를 배우고 스텝을 익히는 것은 예술 표현을 위한 기능을 익히는 과정이 되는 셈이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기능부터 가르치는 예술교육에 치중해 온 셈이다.

예술의 본질적인 목적은 예술가로 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예술을 통해 창의력과 정서적 회족탄력성을 높여 더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예술의 본질을 보여주는 예가 바로 1976년 베네수엘라에서 시작된 오케스트라 '엘 시스테마'다.

엘 시스테마는 사회경제적으로 가장 취약한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치고 오케스트라에 참여하게 하여 아이들의 삶과 환경을 극적으로 바꾼 강력한 문화예술(음악) 복지 프로젝트 입니다.

베네수엘라는 하루 30명이 총에 맞아 죽고, 사회적으로 폭력과 매춘, 마약 등이 심각한 도시였습니다. 더구나 아이들에게는 생명과 안전이 전혀 보장되지 못하는 정말 위험한 도시였습니다. 그런 도시의 아이들이 악기를 손에 들고 오케스트라 교육을 받게 되면서 아이들은 음악의 화음뿐만 아니라 삶에서의 화음까지도 맞춰나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마약이나 범죄에 빠지는 아이들이 눈에 띄게 줄었을 뿐만 아니라, 아이들은 책임감과 협동심, 그리고 삶에 대한 희망을 키워나갔습니다.

이 엘시스테마 프로그램은 전 세계로 퍼져나가 현재는 우리나라와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55개국에서 연간 30만 명 이상의 아이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수많은 아이들의 삶과 지역사회를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 책 

예술이 상류층의 교양을 갖추기 위한 장식용이 아니라 삶 속에서 인간의 자존감을 회복시키고 어렵고 힘든 환경을 극복해 나갈 힘과 용기를 주고 삶에 희망으로 자리할 때 진정한 예술적 가치가 발현되는 셈이다.

덧붙이는 글 | 행복한 인재로 키우는 예술의 힘 아이의 창의력과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예술교육 김태희 지음 | 착한책가게 |13,800원



행복한 인재로 키우는 예술의 힘 - 아이의 창의력과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예술교육

김태희 지음, 착한책가게(2015)


태그:#예술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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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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